chasing the dragon – justina robson

chasing the dragon 저스티나 롭슨의 양자중력 Quantum Gravity 제4권, 용을 쫓아서. 오토피아 Otopia, 알프하임 Alfheim, 디모니아 Demonia, 페어리 Faery, 타나토피아 Thanatopia에 부재의 공간 허무연 Voidgulf. 릴라 블랙의 모험이 이어진다.

3권 바닥으로에서 돌아온 블랙을 맞은 것은 50년 후의 세상. 동생 맥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상관 사라실리엔은 자취를 감추었다. 동료 말라키만이 기다리고 있다.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편처럼 조금 더디게 시작한다.

잴은 생사를 알수 없고 티즐은 마담 디 루페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앤드로이드가 양산되고 알아들을 수 없는 기계의 신호가 그녀를 따라다닌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유령선이 출몰한다. 수수께끼 속에서 혼란스러운 블랙과 말라키, 추리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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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sunrise – charles stross

iron sunrise 강철의 일출 Iron Sunrise은 UN 비밀첩보원 레이첼과 에스커튼 일을 하는 마틴이 빠져든 두번째 사건. 스트로스의 유일점 2편은 어둡다.

산전수전 겪었다고 생각했던 레이첼, 전편의 고생을 하고 돌아오니 또 골치아픈 일이 기다린다. 메스꺼운 비상호출 다음에는 더 큰 일이 기다린다. 혼자 가지 않는 것이 다행일까.

超지성 에스커튼 Eschaton은 지구와 개척지에 3계명을 남겼다.

  1. 나는 에스커튼, 당신의 신이 아니다.
  2. 나는 당신에게서 유래했고 당신의 미래에 존재한다.
  3. 광원추 안에서 인과율을 거르지 말라. 그랬다가는 그냥.

인과율을 고집하여 시공을 넘나드는 유일성을 지키는 셈이다.

에스커튼은 지구가 넘칠세라 늘어난 인류를 멀리멀리, 시공을 넘어 개척지로 보냈다. 필요와 충분 사이, 자원과 기술을 짐짝에서 발견한 정착민들의 과제는 생존. 어떻게 살아남고 꾸려나가는가 하는 것은 각 집단의 몫이다. 느슨한 합의제가 될 수도 있고 경찰국가 병영감시체제가 될 수도 있다. 아, 삽질로 땅값 올려 부자되기는 쉽지 않겠다.

“수명 연장은 곧 망각의 연장이 아니던가요. 범죄자들이 정부에서 활동하면 범죄를 시인하는데 더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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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ularity sky – charles stross

singularity sky 스트로스의 첫 장편 소설 유일점 하늘 Singularity Sky는 유쾌하다.

싱귤래리티는 옮기기가 난감한 말이다. 특이점 혹은 유일점으로 옮겨지는 모양인데, 60년대 굳 Good이 주창한 지성의 청출어람을 90년대 빈지 Vinge가 블랙홀에서의 유일점/특이점에 비유한 말이다. 지성의 진보가 누적되어 기하급수적으로 솟구치는 현상이라고 할까. 21세기 들어 이런저런 사람들이 나름대로 가져다 쓰고 남용한 말이라고도 한다.

21세기 중반을 훨씬 지난 미래, 인류는 그런 유일점을 지났다. 변화와 진보에 반발한 집단이 반동적으로 군주제를 고집한 新공화국의 변방 식민지에 난데없이 전화 비가 내린다. “여보세요? 재미있게 해주세요.” 신문명을 거부하고 금지한 곳에 무차별로 닥친 정체불명의 집단 ‘페스티발’. 재미있게 해준다면 뭐든 들어준다.

체제와 질서에 심대한 위협이 닥친 공화국이 급파한 함대에는 지구출신 기술자 마틴 스프링필드 Martin Springfield와 그를 수상하게 여긴 공화국의 풋내기 꽉막힌 바보 공안원 바실리, U.N.의 외교관 레이첼 맨수르 Rachel Mansour가 끼어있다.

“하지만 정보는 공짜가 아니야. Continue reading

the gone-away world – nick harkaway

the gone away world 맛이 간 세상, 두 사내가 트럭을 타고 간다. 신무기 ‘보내버리는 폭탄 go away bomb’이 뒤집은 세상, 꿈과 현실이 뒤섞인 가운데 FOX라는 물건이 송유관같은 조그문드 관으로 세상을 감싸고 일상을 버티고 있다.

영원히 딕와시:p로 알려질 딕 와시번 Dick Washburn은 D형 약골(연필모가지 pencilneck)이다. 퇴화한 인류의 경리책임자가 되고싶은 건방진 놈. 고로 그는 B형 약골(테니스 프로급의 인정머리 없는 관료 기계)보다 훨씬 덜 사악하고 C형 약골(골프광에 脫인간 체제의 방정맞은 추종자)보다 조금 덜 악하다. 그러나 M형에서 E형까지(절망의 정도는 다르지만, 영혼을 잠식하는 직업인격을 벗어나고파 비명을 지르는 진짜 인간)의 약골들 보다 분명 더 사악하다. 자신의 치명적 사고를 보고하는 사람이 없듯, 내가 아는 누구도 A형 약골을 만난 적이 없다. A형 약골은 고용된 기계장치에 완전히 흡수된 사람, 개체로서의 존재가 아니다. 얼굴도 냄새도 없고 감지할 수 없는 그들은 야심도 자제도 없이, 인간적인 고려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의,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린다. A형 약골은 단지 임무라는, 논리적인 수순이라는 이유 만으로 고문을 결재하고 핵전쟁의 단추를 누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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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d of god – thomas m. disch

The Word of God: Or, Holy Writ Rewritten 2008년 생을 마감한 토마스 M.디쉬의 마지막 작품은 당돌하고도 슬프다.

2001년 9월 11일과 부시 시대, 그리고 2004년 성탄절 아시아 해일을 계기로 그는 聖書, 신의 말씀을 썼다. 자신의 神性과 작가, 지옥과 필립 K.딕, 토마스 만과 예수, 베드로, 탄생과 기적, 천국과 배신, 60년대와 약물. 수필이자 풍자, 소설과 시가 담긴 책이다.

불꽃에서 생명을 얻는 불사조, 죽음의 비행을 종교의 장점이라 쓴 그가 아쉽다. 목숨을 끊은 그 사람들에게 건배.

Ballade of the New God
By Thomas M. Disch

30 July 2001

나의 거룩함을 결정했노라.
칼리귤라와 네로는
비슷한 경건함을 알았지만
지나간 과거.
그들은 죽었으니, 죽은 신이 무얼 할꼬?
나는 지금 여기에 있도다. 다이나마이트일지라.
너희라면 나를 숭배하리.
오늘밤 새 종교가 시작된다!

술, 대마초, 섹스, 돼지 없음:
나 그 모두 금하노라.
내 말이 감로주요,
내 생각이 꿀물이 되리라.
다른 생각은 피하리라.
너희를 토마사이트라 부르고
목청높여 야후를 부르짖어 나를 찬양하라.
오늘밤 새 종교가 시작된다.

그러나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내가 신이면 너희 역시.
자신을 위한 사원을 지었을지라도,
나는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누가
내 신이 되기를 청했던가? 신성하고
참인 나는 신으로서 행한다.
이제 너희는 나의 행도에 합류하라:
오늘밤 새 종교가 시작된다.

내가 한 말 모두 진실이다.
나는 신이며 너희는 시종.
항복은 천상의 기쁨이라, 너희를 부러워 하노라.
오늘밤 새 종교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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