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 박해천

아파트가 빼곡한 도시 풍경은 전세계적인 현상은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는 대안이 부족하다.

유토피아를 꿈꾼 이상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현실. 디자인 연구교수인 저자가 쓴 책은 마포아파트에서 강남 곳곳을 이르는 변화를 의인화한 픽션과 자료를 바탕으로 아파트 생활 안팎의 변화를 서술한 팩트로 나누어져 있다.

서문에서 인정했듯이 두 부분이 어색하게 책장을 나누고 있다. 결론은 아니더라도 맺어주는 장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국가기록원의 항공사진도 그렇고 60년대에서 21세기에 이르는 콘크리트 상자 안팎의 생활을 담은 도판들이 흥미롭다. 아파트의 자서전, 강남 1세대, 2세대의 회고 등을 통해 이질적이었던 구조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었고, 부동산 투기의 물결 속에서 사회가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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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권력과 인문정신 – 이명원

최고은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자신인가, 사회인가? – 프레시안

[문화와 세상]그는 ‘굶어죽은 작가’가 아니다 | 경향닷컴

[여적]문인과 가난 | 경향닷컴

‘밥으로부터의 자유’와 ‘자유로운 글쓰기’ – 프레시안

문화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이라면 예술은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해결된 후의 호사, 아니면 ‘잉여’일게다. 먹고 살 만한 나라, 사람들의 문제가 틀리지는 않아도 호사스럽게 느껴질 수 있고, 그런 경우가 예전에는 잦았다. 남의 일이 아니어도, 시대라는 말을 쓰기에는 가까운 과거가 그런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새예술정책’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힘](2004)과 ’21세기 새로운 문화의 비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창의한국](2004)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문화강국c-korea 2010](2005)이라는 제목의 정책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한 정책 보고서들은 공히 우리가 직면하게 될 21세기가 지식 기반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는 전제 아래, 상상력과 창의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미래의 성장 동력임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시각 속에서 예술 정책과 문화 정책의 비전을 도출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문화산업의 성장 기조는 극대화시키면서도, 기초예술의 국가적 중요성을 환기시키면서 현장 예술계에 드리운 침체와 위기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정책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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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 최규석

창작은 어렵다. 글을 쓰는 것도 어렵고, 곡을 쓰는 것도 어렵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어렵다.

백지를 만나는 일은 부담이 된다. 기교나 지식은 시간을 들이고 수고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무엇을 그리고 쓸지는 마음에서 나오지 않을까. 아니면 영감을 전하는 뮤즈가 있을까.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어디서 오는지는 모른다. 안다면 살짝 귀뜸해주시라, 그걸로 내 사업을 펼쳐 널리 김치를 먹이리라! :p

최규석은 어른이 채 되기 전의 경험과 마음의 짐을 이 책으로 낸 것 같다.

잘나고 화려한 청춘 말고, 유년기의 공상의 아늑함도 아닌 현실의 찌질함을 살아있는 그림으로 보여준다. 훈육에 다 무뎌지지 않고 일상에 다 꺾이기 전의 서글픈 애매함을 수채로 담았다.

뉴라이트 사용후기 – 한윤형

상식인을 위한 역사전쟁 관전기. 관전기라는 말은 그 싸움에서 한발짝 비켜 거리를 두고 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뉴라이트민족주의자 양쪽을 다 비판할 생각이라고 한윤형은 머리말에서 밝힌다.

뉴라이트라는 세력의 등장과 ‘대안 교과서’ 자체가 정치적인 사건이고 정권과도 관련이 있다. ‘자학사관’을 고치고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겠다는 사람들 아닌가.

대안교과서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읽어보면 맞는 이야기도 있고, 논리적인 모순도 발견된다는 얘기다. 그러면 가치있는 교과서인가? 그리고 이와 함께 기존 교과서에 대한 검열과 수정요구 등 정치적인 논란은 어떻게 볼 것인가.

과거사진상규명이나 친일파의 정의에 대한 비판은 좋다. 그 의의는 부당하게 묻히고 잊혀진 현대사의 희생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닐까? 참여정부의 활동을 중단하고 되돌리려는 주장오히려 왜 그런 일이 필요했나를 생각해보게 한다.

뉴라이트, ‘이승만, 박정희 옹호 + 김대중, 노무현 부정’에 논리적, 학술적 기반을 만드려는 시도 이상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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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컷 – 정희준

정희준의 ‘어퍼컷‘이 책으로 나왔다. “신성 불가침의 한국 스포츠에 날리는 한 방“이라는 부제는 아슬아슬하지만, 이미 찍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태환, 김연아, 박지성에서 추성훈, 박찬호, 김일.. 경기종목도 많고 스포츠신문에 케이블채널, 외국의 야구, 축구, 골프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박식한 팬들도 많고 해외선수들도 낯설지 않다. 스포츠 천국일까.

힘들고 어려울때 정신으로 버티고 싸운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성폭력폭력을 방조하고 숨겨서는 안된다. 구단, 협회, 기자들의 무마로 넘어가면 곤란하다. 가해자 보호하고 피해자 바보 만드는 일은 그만하자.

스포츠정신은 어디로 갔을까.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