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ne-away world – nick harkaway

the gone away world 맛이 간 세상, 두 사내가 트럭을 타고 간다. 신무기 ‘보내버리는 폭탄 go away bomb’이 뒤집은 세상, 꿈과 현실이 뒤섞인 가운데 FOX라는 물건이 송유관같은 조그문드 관으로 세상을 감싸고 일상을 버티고 있다.

영원히 딕와시:p로 알려질 딕 와시번 Dick Washburn은 D형 약골(연필모가지 pencilneck)이다. 퇴화한 인류의 경리책임자가 되고싶은 건방진 놈. 고로 그는 B형 약골(테니스 프로급의 인정머리 없는 관료 기계)보다 훨씬 덜 사악하고 C형 약골(골프광에 脫인간 체제의 방정맞은 추종자)보다 조금 덜 악하다. 그러나 M형에서 E형까지(절망의 정도는 다르지만, 영혼을 잠식하는 직업인격을 벗어나고파 비명을 지르는 진짜 인간)의 약골들 보다 분명 더 사악하다. 자신의 치명적 사고를 보고하는 사람이 없듯, 내가 아는 누구도 A형 약골을 만난 적이 없다. A형 약골은 고용된 기계장치에 완전히 흡수된 사람, 개체로서의 존재가 아니다. 얼굴도 냄새도 없고 감지할 수 없는 그들은 야심도 자제도 없이, 인간적인 고려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의,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린다. A형 약골은 단지 임무라는, 논리적인 수순이라는 이유 만으로 고문을 결재하고 핵전쟁의 단추를 누를 사람이다.

곤조 루비치 Gonzo Lubitsch와 나, 토비모리 트렌트, 새뮤엘 P, 짐 헵소바 그리고 사장 샐리 컬페퍼 등등 특수부대원, 위생병이 모인 엑스무어郡 방역 및 견인 해적회사에 와시번이 조그문드社의 일을 맡긴다. 새 트럭과 무기, 위험한 임무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간이 있다면, 인류는 뭐든지 적응할 수 있다. 경제이론을 논하다 플라즈마에 녹을 지 모르는 지경까지. 연습은 상상할 수 없이 위험하고 불편하며 무섭고 나쁜 일이다. 집중 혹은 의도적인 부정의 선물은 사내애들이 잘한다. 여자애들은 감정적으로 균형이 있고 제 정신이라, 공룡, 분류학, 우표수집, 지정학적 음모 따위 다른 일을 잊고 빠질 일은 좀 걱정스럽고 슬프다고 본다. 여자애들은 더 큰 그림을 파악하는(이 일로 세상을 파괴하는 건 좋지 않다) 반면, 사내애들은 세부적인(이 교활한 발상은 우리의 존재에 반하니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사회와 양립할 수 없다) 점을 이해한다. 대량살상무기는 여자애들에게 맡기는게 좋다는 것을 인지하시라.

포기와 희생을 정당화하는 선택과 집중은 기계의 논리일지도 모른다. 명령과 복종이라는 군사적 질서는 책임의 짐을 가리는 속임수다.
닉 하커웨이 Nick Harkaway는 사회학, 정치를 공부한 영국작가인데 존 르카레 John le Carré의 아들이란다. 소림사 무술을 연마하기도 했다는데, 묵룡파와 시계바늘파의 대결에서는 성룡의 영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엄마 루비치는 사랑의 산수를 이해한다. 사랑은 인정사정없다. 사랑은 비용보다 가치를 따진다.

21세기 묵시록, 전투와 자본주의 괴담, 쿵푸 성장기에 담은 사랑과 배신, 재생과 화해 이야기. 옆길로 새기도 하지만 기대와 반전이 있고 재치가 넘친다. 500페이지를 넘어가는 잡탕이지만, 멋들어진 첫 소설이다.

길을 벗어나면 당신은 돌아올지도 그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변할 것이다. 이상하고 끔찍하게 들리지만 사실 언제나 그렇지 않았나. 달리 생각한다면 당신은 손바닥 만한 안락지대를 벗어나 지식이 채 미치지 못하는 곳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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