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in the air – jason reitman

제이슨 라이트먼 Jason Reitman의 새 영화 ‘공중에 Up In the Air‘는 말 그대로 공중에 떠 있다. 새나 공이 공중에 떠 있을때도 쓰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송년회 준비로 모였는데 부서가 날아가게 생겼다면 송년회는 공중에 떠버리는거다.

up in the air

작년부터 시작된 공황으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 제조업, 항공, 운송, 서비스 할 것 없이 어려움에 빠졌다. 구글 마저도 인원을 줄여야 했다. 제일 먼저 구인담당부터.

그런 상황에 오히려 일이 늘고 고객이 넘치는 일이 있었다. 해고를 알리는 악역. 다운사이징 컨설팅 혹은 outplacement, 말도 참. NYT 기사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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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ingle man – tom ford

상실에 깊숙히 잠긴 영문학 교수 조지 팰코너는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주인공이다. 디자이너 톰 포드 Tom Ford의 첫 영화.

a single man

잘 생긴 사람들, 멋들어진 옷차림에 인기를 얻은 매드멘 Mad Men의 제작디자이너가 참여했다. 파트너를 잃고 겉으로는 태연을 가장하는 팰코너의 색빠진 일상과 환기된 기억을 차별하는 탐미적인 화면이 눈길을 끈다. 태연한 외연으로 보는 세상은 빛바랜 저채도. 추억을 떠올릴때야 빛깔을 찾는다. 콜린 퍼스 Colin Firth의 연기가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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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lerando – charles stross

accelerando 유리집의 전편 쯤 되는 악셀레란도. 뉴로맨서는 너무 20세기 아닐까. 컴퓨터하는 사람을 아찔하게 하는 近미래. 친절한 설명으로 맨프레드를 설명한다. 넘치는 아이디어를 특허내어 자유로이 쓰도록 풀어주는 지적 방탕아, 방랑자.

지적 소유권 전문가들에게 맨프레드는 전설적인 존재다. 당신의 전자사업을 지적 소유권 규정이 허술한 곳으로 옮기고 허가에 따르는 귀찮음을 피하는 사업방식을 특허낸 사람이다. 그는 문제영역의 기본적인 기술에서 순열로 조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특허내는데 유전적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법을 특허낸 사람이다. 더 나은 쥐덫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더 나은 쥐덫의 집합. 그의 발명 가운데 대략 1/3이 합법적이고 1/3이 불법, 나머지는 합법이지만 공룡같은 입법기관이 깨어나 커피냄새를 맡고 경기를 하는 순간 불법이 될 것이다. 리노 Reno의 특허 법률가들은 맨프레드 맥스 Manfred Macx가 ‘캘커타를 먹어치운 유전적 알고리즘(지적 소유권의 세르다 아르직 Serdar Argic 혹은 보바키 Bourbaki 수학기계)’으로 무장한 익명 해커 테러분자들이라고 장담한다. 샌디에고와 레드먼드의 법률가들은 맥스가 자본주의의 기반을 해꼬지하려는 경제 파괴분자라고 강변하고, 프라하의 공산주의자들은 빌 게이츠와 교황의 사생아라고 생각한다.

세무서 직원에 지배狂인 前애인 파멜라가 그를 쫓고 러시아의 수퍼컴퓨터가 망명을 원한다.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지아니 Gianni는 시장의 조건인 희소성을 박멸하겠다는 이상을 갖고, 맨프레드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엔트로피 Entropy 아닌 엑스트로피 Extropy, 그리고 Agalmics. 꿈을 꾸자면 삽질에 제로섬보다 플러스섬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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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ity & the city – china mieville

the city & the city 영국작가 차이나 미에빌 China Miéville의 신작 이중도시 The City & the City.

박식한 작가가 펼치는 이중도시, 베시아 Beszél와 얼 코마 Ul Qoma는 기묘한 곳이다. 같은 시공간에 이쪽, 저쪽, 중간지대가 있고 주민들은 저쪽 사람들을 보면 안된다. 보여도 보면 안되는 세상, 우리에게는 아주 낯설지 않은 이야기 아닐까? 말도 복색도 다르고 경제적 문화적 격차도 있다. 언젠가 도시가 갈렸을텐데. 양쪽 모두에 ‘애국’ 우익 폭력 단체도 있고 통일을 갈망하는 세력도 있다.

베시아 강력범죄반 티야도르 볼루 Tyador Borlú 경사는 살인사건을 맡는다. 한적한 외지, 새벽에 발견된 젊은 여성의 시체. 인적사항부터 찾아나가야 할텐데.

독특한 상상력과 현실감있는 통찰력으로 빚어내는 역사와 전설은 묵직하다. 우화일까 싶은 면도 있지만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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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 john hillcoat

이 워낙 화제가 되었는데, 읽지 않은 채 영화를 봤다. 그래도 맥카시 원작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처럼 어려운 남부억양은 없어서 다행.

the road

세상의 종말, 길의 끝, 극한상황에서의 가치는 무엇일까.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