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in the air – jason reitman

제이슨 라이트먼 Jason Reitman의 새 영화 ‘공중에 Up In the Air‘는 말 그대로 공중에 떠 있다. 새나 공이 공중에 떠 있을때도 쓰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송년회 준비로 모였는데 부서가 날아가게 생겼다면 송년회는 공중에 떠버리는거다.

up in the air

작년부터 시작된 공황으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 제조업, 항공, 운송, 서비스 할 것 없이 어려움에 빠졌다. 구글 마저도 인원을 줄여야 했다. 제일 먼저 구인담당부터.

그런 상황에 오히려 일이 늘고 고객이 넘치는 일이 있었다. 해고를 알리는 악역. 다운사이징 컨설팅 혹은 outplacement, 말도 참. NYT 기사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In 2009, Layoffs Is the Business to Be In – NYTimes.com

미국이 노동유연성이나 정리해고의 천국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소송의 천국이기도 하고, 총기소유의 천국이기도 하다. 절차를 무시한 파면이나 인격을 무시하는 처사는 소송이나 사고로 이어진다. 소송을 제대로 걸면 뭐, 일자리 잃은게 대수랴.

월터 컨 Walter Kirn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에는 그런 회사의 해고전문가 라이언 빙엄 Ryan Bingham이 나온다. 집에 머무르는 날이 두달이 안되는 출장생활. 길, 아니 공중의 인생. 천만 마일에 육박하는 초특급 항공객인 라이언은 회원카드들과 숙련된 여행기법으로 지리한 기다림 없이 도시에서 도시를 넘나든다. 블랙베리, 노트북 컴퓨터, 기내수하물로 짐꾸리기.

해고의 통보가 주는 스트레스는 가족의 죽음에 버금간다고 영화 속의 한 해고자는 말한다. 배신감, 허탈함, 분노, 부양과 현실 앞에서의 공황. 극적인 상황에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면서 다독이는 라이언에 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는 적격이다. 침착하고 사려깊으면서도 선을 지키는 쿨한 사내.

세상은 돌고 도는 법. 그 회사에도 몸집줄이기가 닥친다. 신참 나탈리의 제안은 비싼 출장 말고 컴퓨터로 통보하고 상담하자는 것. 민감한 일과 정신적인 충격을 컴퓨터를 통해 대신할 수 없다고 라이언은 반박하지만, 그건 직장을 잃을 위협에 대항하는 변명은 아닐까. 그리하여 베테랑 라이언과 일류학교를 갓 졸업한 풋내기 나탈리가 해고투어에 오른다. 증명된 사업방식과 혁신적인 제안, 구세대와 신세대, 독신주의자와 결혼을 꿈꾸는 이의 대결이다.

한편으로 라이언은 가족과 거리를 두고 결혼/정착을 거부한다. ‘접속’없는 단절, 인간증발이라는 나탈리의 독설에 움찔한다. 만나면 헤어지고, 취직하면 퇴직한다. 재치있고 명민한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해고의 소식을 듣는 사람들의 표정과 반응을 담는다. 고용주가 손대고 싶어하지 않는 소식을 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바람은 지나지만 연애담이 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일거다. 로맨틱 코미디가 되기에 가볍지 않은 직업이기도 하고, 축복일지 저주일지 말이다.


근사한 항공사진들로 시작하는 타이틀은 감독의 전작 ‘흡연에 감사 Thank you for smoking‘에도 참여했던 섀도우플레이 스튜디오 Shadowplay Studio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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