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사로잡은 그대, 뉴욕 크레이그 리스트 – nytimes

코레일 사영화와 강력한 경영진의 ‘선진화’를 보면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은데, 전철도 KTX도 아닌 완행열차로 통학하고 통근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날마다 왔다갔다 하다보면 모르는 남이지만 낯이 익고 눈이 맞는다던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크레이그 리스트 Craigslist에도 그런 것이 있다. 이름하여 놓친 인연 Missed Connections. 뉴욕타임즈 기사가 재미있다.

Poetic Connections – Craigslist Inspires Artists, Comics and Playwrights – NYTimes.com

“4호선의 개념녀에게” 같은 짤막한 개인광고가 인기라, 2000년 9월 처음 등장했을때 월 50개에서 요즘 뉴욕에서는 주 8000에 육박한다. 샌프란시스코와 LA가 근접하지만. 세세하면서 즉각적인 감성, 솔직하면서 통렬한 개성, 완벽한 詩감이다. 줄치고 절 나누면 끝이다, 표제어가 이미 제목이다.

뉴욕타임즈앨런 포이어氏만 눈치를 채었을까. 2005년 同紙에 크레이그 리스트 詩가 게재된 후 비슷한 영감을 얻은 이들이 없지 않다. 코미디언, 다큐멘터리 제작자, 극작가와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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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 none – tim lebbon

bar none 영국 작가 팀 레본 Tim Lebbon의 바 논 Bar None은 또 하나의 종말 이야기다. 제목은 無주점도 되고 아무것도 막지 않는다는 얘기도 된다. 맥주잔에 잠긴듯 한 사내 뒤로 폐허가 된 도시가 그려진 표지. 부제는 ‘오싹한 긴장감, 종말론적 美와 좋은 맥주’.

알수없는 역병으로 사람들이 죽고 살아남은 다섯 명은 시골저택에 살고 있다. 제시카, 제클린, 코델과 아일랜드 사내, 나. 뭔가가 하늘을 떠도는 도시, 냄새를 피해 집에 틀어박힌 세상의 끝. 모두 다 죽은 것인지, 왜 살아남았는지 알지 못한다.

지하에 들어찬 술이 위안이다. 술이 가져다 주는 기억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그러던 하루 오토바이를 탄 이방인 마이클이 찾아온다. 바 논을 찾는 여행이 시작된다. 과거의 일부를 지고 가는 현재, 저 구비 너머에는 없을지 모르는 미래.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뭔가 말하고 있었다. 경찰차 뒷자리에 갇히지 않고서도 더 효과적으로.
동지의식은 아찔하고 강력했다. 식당이나 화장실에 줄을 서는 동안도 조급함, 분노나 성내는 일은 없었다. 애쉴리와 나는 그날 오후 술집 바깥에 앉아 런던 프라이드를 마시고 있었다. 멀리 걸은 탓에 다리가 뻐근하고 발도 아팠다. 요크셔의 학교에서 온 아이들이 거리에서 즉석 곡예를 선보이는 동안 선생님들은 한잔 하며 쉬었다.
“얘들은 이 경험을 영원히 기억할거예요.” 한 선생님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빛나는 눈으로 말했다. Continue reading

saturn’s children – charles stross

saturn's children 재작년에 나왔던 찰스 스트로스의 ‘스페이스 오페라’, 토성아이들 Saturn’s Children을 이제야 읽었다. 사놓은 책은 서두르지 않게 된다. 어쩌면 아껴 읽으려던 마음이 있을지도.

인류 멸종 200년 후, 태양계를 누비는 것은 다양한 인공지성체, 로봇들이다. 인간(남성)을 위해 만들어진 레아 Rhea 형 로봇인 프레야 Freya는 가난과 불운에 빠졌다. 안타깝게도 프레야가 세상을 보았을때 인류는 이미 사라진 뒤. 금성을 급히 떠나야하는 그녀에게 면접기회가 생긴다. 정체불명의 지브스 주식회사 Jeeves Corporation가 그녀에게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노예제 사회-노예제를 승인할 뿐 아니라, 그에 기반한 문화를 지닌-는 정적인 경향이 있다. 노예를 소유한 엘리트는 피지배층을 두려워하고 변화의 위협을 거부하는 데 힘을 더 기울인다. 혁신은 피지배층에게 금지되고 그들은 개인적인 영달 밖의 일을 개선하는데 관심을 잃는다.

소행성대를 기준으로 내행성계와 외행성계로 나누었다. 프레야는 자매들과 메일 비슷한 네트웍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Continue reading

laura marling @swedish american hall – 02/06/2010

모자를 쓴 피트 로 Pete Roe의 이야기는 신비롭다. 대학 1년 지난 여름 스위스로 재즈축제를 보러갔다가 싫증나 인터라켄으로 갔다. 호스텔이 다 만원인데, 방이 있는 곳을 찾았다. 오기로 약속부터 하라기에 했더니 열차에 전차를 몇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피곤에 지쳐 곯아떨어졌다. 아침에 보니 창밖의 경치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외딴 산장에 피아노가 있지 뭔가. 그날밤 거기 묵고 있는 다른 음악인들을 만나 밤이 늦도록 노래를 즐겼다. 다음날 돈을 좀 찾으러 가까운 마을로 갔는데, 돈이 없다.

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전날밤처럼 바가 잘된 적이 없다며 밤에 피아노를 연주하면 머물러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낮에는 산을 타고 밤에는 음악을 했다. 나쁜 노래, 예쁘지 않은 노래가 태반이었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맥주를 사고 밥을 사고, 돌봐주는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러던 어느 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스위스 산 중턱에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음악을 하게 된거다.

Pete Roe #1Pete Roe #2Pete Roe #3

마이스페이스 페이지에도 있는 악마 나이트 The Devil’s Dancefloor 좋다.

휠 The Wheel은 덴버 밴드. 목청좋고 욕심있는 나다니엘 레이틀리프가 중심이다. 데이트로터에 노래가 몇 곡 있다.

The Wheel #1 - Nathaniel RateliffThe Wheel #2The Wheel #3

1990년생! 로라 말링 Laura Marling나와 매닉:p My Manic & I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21세기 영국 포크의 신예로 작년에 떴다.

Laura Marling #1Laura Marling #2Laura Marling #3 - band entertaining the crowd while she's 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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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ndup girl – paolo bacigalupi

the windup girl

주목받는 신인 파올로 바치갈루피 Paolo Bacigalupi의 첫 장편 태엽 소녀 | 와인드업 걸. 라파엘 라코스테의 표지에는 마천루와 비행선, 거대수 메고돈트가 있다.

미제국의 소멸, 파편화된 유럽과 분열한 중국. 원유가 고갈되어 제트기 대신 범선과 비행선이 무역을 맡는 미래. 팽창 Expansion과 수축 Contraction이라는 말로 소개되는 파국 이후의 경제. 우리가 아는 고양이 Felis Domesticus는 유전자조작으로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변하는 체셔고양이로 대체되었다.

오 Ngaw. 수포녹병과 시비스코시스를 견디고 일본 유전조작 바구미, 잎말이병에도 내성을 가진 완벽한 농산물. 애그리젠 AgriGen과 다른 칼로리 회사들이 모르는 유전자 물질의 창구.
이 나라 어딘가에 종자은행이 숨어있다. 수천, 수십만의 종자가 보존되어 있다. 생물학적 다양성의 보고. 제각기 잠재력을 가진 DNA의 무한한 연쇄. 태국인들은 이 노다지에서 생존의 난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태국 종자은행을 갖는다면 디모인 Des Moines은 유전암호를 파먹고 역병의 돌연변이를 몇 세대 동안 저지할 수 있다. 생존을 연장할 수 있다.

수포녹병, Cibiscosis 등 사람이 초래한 역병에 대한 공포와 다국적 기업의 독점특허 농산물의 폭리. 태국의 권력은 어린 여왕의 섭정 아래 무역성과 환경성으로 나뉘어져 있다. 쇄국 對 개방, 존경받지만 부재하는 왕권과 강력한 당파. 공무원의 부패와 정치적 알력, 외세와의 야합. 슬럼이 된 고층건물과 합성목재 판자촌, 인력거와 자전거는 개발과 팽창의 흔적. 폭염과 빈곤, 게으른 노동자들과 거대한 코끼리 메고돈트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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