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on sunrise – charles stross

iron sunrise 강철의 일출 Iron Sunrise은 UN 비밀첩보원 레이첼과 에스커튼 일을 하는 마틴이 빠져든 두번째 사건. 스트로스의 유일점 2편은 어둡다.

산전수전 겪었다고 생각했던 레이첼, 전편의 고생을 하고 돌아오니 또 골치아픈 일이 기다린다. 메스꺼운 비상호출 다음에는 더 큰 일이 기다린다. 혼자 가지 않는 것이 다행일까.

超지성 에스커튼 Eschaton은 지구와 개척지에 3계명을 남겼다.

  1. 나는 에스커튼, 당신의 신이 아니다.
  2. 나는 당신에게서 유래했고 당신의 미래에 존재한다.
  3. 광원추 안에서 인과율을 거르지 말라. 그랬다가는 그냥.

인과율을 고집하여 시공을 넘나드는 유일성을 지키는 셈이다.

에스커튼은 지구가 넘칠세라 늘어난 인류를 멀리멀리, 시공을 넘어 개척지로 보냈다. 필요와 충분 사이, 자원과 기술을 짐짝에서 발견한 정착민들의 과제는 생존. 어떻게 살아남고 꾸려나가는가 하는 것은 각 집단의 몫이다. 느슨한 합의제가 될 수도 있고 경찰국가 병영감시체제가 될 수도 있다. 아, 삽질로 땅값 올려 부자되기는 쉽지 않겠다.

“수명 연장은 곧 망각의 연장이 아니던가요. 범죄자들이 정부에서 활동하면 범죄를 시인하는데 더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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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ularity sky – charles stross

singularity sky 스트로스의 첫 장편 소설 유일점 하늘 Singularity Sky는 유쾌하다.

싱귤래리티는 옮기기가 난감한 말이다. 특이점 혹은 유일점으로 옮겨지는 모양인데, 60년대 굳 Good이 주창한 지성의 청출어람을 90년대 빈지 Vinge가 블랙홀에서의 유일점/특이점에 비유한 말이다. 지성의 진보가 누적되어 기하급수적으로 솟구치는 현상이라고 할까. 21세기 들어 이런저런 사람들이 나름대로 가져다 쓰고 남용한 말이라고도 한다.

21세기 중반을 훨씬 지난 미래, 인류는 그런 유일점을 지났다. 변화와 진보에 반발한 집단이 반동적으로 군주제를 고집한 新공화국의 변방 식민지에 난데없이 전화 비가 내린다. “여보세요? 재미있게 해주세요.” 신문명을 거부하고 금지한 곳에 무차별로 닥친 정체불명의 집단 ‘페스티발’. 재미있게 해준다면 뭐든 들어준다.

체제와 질서에 심대한 위협이 닥친 공화국이 급파한 함대에는 지구출신 기술자 마틴 스프링필드 Martin Springfield와 그를 수상하게 여긴 공화국의 풋내기 꽉막힌 바보 공안원 바실리, U.N.의 외교관 레이첼 맨수르 Rachel Mansour가 끼어있다.

“하지만 정보는 공짜가 아니야. Continue reading

the revolution business – charles stross

the revolution business 상업왕족 제 5권. 브릴과 신세대, 미리암을 놀래키는 빠른 전개. 다른 역사라는건 결국 시간과 가능성의 갈래다. 미리암은 방계혈족 리 가문의 도움으로 왕위를 찬탈한 이건을 피하고 新영국에서는 위기를 넘긴 에라스무스가 혁명의 성사를 목도한다. 미국에서 FTO는 마티아스가 반환한 휴대핵탄두로 ‘메시지를 보낸다’. 전편에서 부상한 플레밍은 상사 스미스 대령과 제임스 박사, 묘한 정보 업무를 통해 믿기힘든 일들을 알게된다.

“거리두기. 우리는 그루인막트에서 우월한 기술을 통해 부를 축적했어. 전갈을 빨리 보내고, 시장을 만드는 그런 일. 그리고 이쪽에서는” – 그녀는 창너머 버려진 공터를 보았다.”밀수를 했지. 그러나 그들이 정말로 하고 있던 것은 개발 불균형을 이용하는 거야. 우월한 기술을 독점해서 돈을 번거지. 가문의 재능이라 해도 좋고, 선택적으로 양육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네가 옳고 기술이라면, 더 이상 독점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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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1st century: faq – charles stross

21세기가 된지도 벌써 꽤 되었다. 전 지구가 이토록 밀접해질줄 몰랐다. 미래4년 고난이라니. 스트로스의 21세기 FAQ를 옮겨본다. 댓글도 흥미롭다.

Q: 예측할 수 있는 것은?
A: 매주 신과학자 New Scientist에서 읽는 것들.
기후변화
인구과잉이 낳은 경작과잉으로 인한 사沙폭풍 dust bowl
알려지지 않았지만 긴요한 분야에서의 자원고갈 (석유는 제외; 쉽게 채굴할 인산염은 60년 어치 뿐이다, 이게 없으면 비료는 없다)
개발도상국가들이 선진국처럼 인구증가를 조절하면서 일어날 우습지만 행복한 부대효과 – 디플레이션, 집값폭락,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첨단연구의 침체
영장류의 밀집으로 인한 일반적인 말싸움

아, 알려지지 않은 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the unknown unknown

Q: 알려지지 않은 미지? 럼스펠드 말씀인가?
A: 아니, 전례없고 예측하지 못한 일() 얘기가 아니다. (중략)
21세기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현상을 볼 것이 분명하다. 생명공학, 나노공학, 인공지능, 기후변화 그리고 컨테이너, 바코드, RFID 칩을 능가할 공급/보급 혁명, 정치 등에서 존재적 경이가 나오지 않을까. 그 외 짐작도 할 수 없는 괴이하고 이상한 일들이 나올 것이다.

Q: 흠, 큰 그림을 본다면?
A: 2005년 무렵 처음으로, 인류가 현저하게 도회적인 동물이 되었다. 이전까지 대다수는 시골에서 농업에 종사해 왔다. 그 이후 50%를 조금 넘는 이들이 도시에 살고, 도회화는 가속적이다. 추세가 이어진다면 2100후 인구분포는 영국과 비슷할 것이다. 대략 99%가 도시나 부도심에 사는.
이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역학, 부의 창출, 농경(수직농장 같은 고밀도 식량 생산, 버려진 시골이 야생과 자연으로 돌아가는 현상이라면 고무적이다). 동력, 이동수단, 정보 그리드 등의 설계와 배치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인구분포(이촌향도, 농경사회보다 낮은 출산율).
65억의 인구가 창조적 도시에 사는 2109년과 도시에 33억 화경에 32억이 나뉜 2109년의 차이는 거대하다.

Q: 우주개척?
A: 꿈깨시라.
체제붕괴를 모면한다고 가정하면, 아마 월면기지는 생길 것이다. 누가 되었건 99.999%의 인류는 지구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화성탐험까지는 가능하겠지. 의료상의 근본적인 변혁이나 물리법칙을 갖고놀 물리/공학적 전기가 없는 한, 원숭이통조림으로는 우주개척은 고사하고 목성까지도 가기 힘들다. (퉁명스러운 시각은 토성아이들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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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strangecraft – charles stross

스트로스가 조금 오랜만에 글을 올렸다.

Dr Strangecraft, I presume?

존재론적 호러로 시작하는 글을 대충대충 옮겨보자.

H.P.러브크래프트가 호러를 창시한 것은 아니지만 오픈소스 호러 신화의 시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에 쥐가 날 만큼 고대의 방대한 우주(비샵 어셔가 아니라 에드윈 허블의 천체학 덕에)에 정신없을 지성체들이 가득한데 우리는 그들 발치의 먼지에 불과하다. 이 종말론 속에서 러브크래프트는 서늘한 묵시록의 결말을 만들었다. 어느날 별들이 늘어서고 죽지 않고 잠들었던 존재가 깨어나 지상으로 돌아오리가, 형용할 수 없는 악몽이 산 자들에게 닥치리라. 뭐 그런거다.

예를 들자면.

생각하면 러브크래프트식 신화 속 고대의 귀환은 서구 신화의 진부한 예와 공통된 점이 있다. 내 세대의 성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핵전쟁의 공포와 아마게돈, 묵시록, 과학소설로 비틀면 유일점. (까닭없이 똘똘이들의 휴거일까)

물론 차이점이 있다. 유일점에 관한 한, 별들이 온 다음은 생각할 수 없다. 인류는 주위의 우주를 체록할 지성계 먹이사슬의 우생종이 아니다. 사실은 그들 발 밑의 먼지니까. 기독교 종말론은 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들의 천국, 나머지는 불신지옥) 열핵 아마게돈은 소설에서 정당한 징벌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무시무시하게 묘사된다. (영화 스레드나 소설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그러나 좋은 농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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