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ack heart procession @the indepedent – 11/15/2009

뉴욕에서 온 중년밴드 벨리니 Bellini는 꽤 소리가 컸다. 오프닝으로 귀를 마비시키면 곤란하다. 귀마개를 만들어야 했다. 배 나온 아저씨 기타리스트 틸로타의 표정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거칠고 무겁지만 정교한 락, 이태리 맛. 내 취향은 아니다.

Bellini #1 - Alexis FleisigBellini #2 - Giovanna CacciolaBellini #3 - Agostino Tilotta

밤이 짧은 계절에 걸맞는 밴드, 블랙 하트 프로세션이 여섯번째 앨범 Six를 내고 공연을 왔다. 공연의 마지막이 샌프란시스코.

The Black Heart Procession #1 - Tobias NathanielThe Black Heart Procession #2The Black Heart Procession #3 - Pall Jenkins

심장에 털이 난다는 말, 빨간 심장 丹心은 들었어도 검은 심장은 낯설다고? 글쎄, 새카맣게 타버린 가슴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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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박노자


다양한 ‘허브’와 동아시아 공영권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와 사회에서 오가기 시작한 것이 몇 년이 되었다. 머리말에서 박노자가 이야기하듯 ‘지역 문명’은 차별과 배제의 방편으로 이용된 역사가 부담스러운 말이다.

거리에서 조금 다른 이방인을 보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낯선 생각, 낯선 습관을 대하는데 서툴다. 남들과 다르다고 찍힐까봐 조심해 왔다. 그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 틀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전통 혹은 정체성이 모두 자연스럽게 생기고 굳은 것은 아니다. 박노자는 역사 속에서 그 틀에 대한 물음을 찾는다. 기존 가치, 권력에 대한 반란, 민중의 진실한 평화를 찾아 혁명을 꿈꾼 사람들, 일상 속에서의 반란한 소수자들.
권력에 절하지 않고 종교와 학문에서 이상을 추구한 사람들. 강자, 승자를 좇던 사람들의 약자에 대한 멸시와 착취. 알려진 인물들의 이중성. 잊혀진 인물들.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찾아본다.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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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dragon @the independent – 11/04/2009

시작은 L.A.밴드 나이트 쥬얼 Nite Jewel, 밤의 보석 쯤?
건반 둘에 베이스 하나, 복고 순정로파이(쌈마이?) 전자음악 트리오.

Nite Jewel #1Nite Jewel #2Nite Jewel #3

스웨덴 4인조 리틀 드래곤 Little Dragon이 새 앨범 기계의 꿈 Machine Dreams를 갖고 돌아왔다. 유키미 나가노外 베이스, 드럼, 신디사이저 셋 모두 그대로.

Little Dragon #1 - Yukumi NaganoLittle Dragon #2Little Dragon #3

KCRW미는 스웨덴 전자팝의 풍미는 여전하다. 감상할 수도 있고 들썩들썩 흥을 낼 수도 있는 맛깔스러움. 약간 삐딱선을 타는 기분이랄까. Continue reading

iron sunrise – charles stross

iron sunrise 강철의 일출 Iron Sunrise은 UN 비밀첩보원 레이첼과 에스커튼 일을 하는 마틴이 빠져든 두번째 사건. 스트로스의 유일점 2편은 어둡다.

산전수전 겪었다고 생각했던 레이첼, 전편의 고생을 하고 돌아오니 또 골치아픈 일이 기다린다. 메스꺼운 비상호출 다음에는 더 큰 일이 기다린다. 혼자 가지 않는 것이 다행일까.

超지성 에스커튼 Eschaton은 지구와 개척지에 3계명을 남겼다.

  1. 나는 에스커튼, 당신의 신이 아니다.
  2. 나는 당신에게서 유래했고 당신의 미래에 존재한다.
  3. 광원추 안에서 인과율을 거르지 말라. 그랬다가는 그냥.

인과율을 고집하여 시공을 넘나드는 유일성을 지키는 셈이다.

에스커튼은 지구가 넘칠세라 늘어난 인류를 멀리멀리, 시공을 넘어 개척지로 보냈다. 필요와 충분 사이, 자원과 기술을 짐짝에서 발견한 정착민들의 과제는 생존. 어떻게 살아남고 꾸려나가는가 하는 것은 각 집단의 몫이다. 느슨한 합의제가 될 수도 있고 경찰국가 병영감시체제가 될 수도 있다. 아, 삽질로 땅값 올려 부자되기는 쉽지 않겠다.

“수명 연장은 곧 망각의 연장이 아니던가요. 범죄자들이 정부에서 활동하면 범죄를 시인하는데 더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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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ism: a love story – michael moore

마이클 무어의 영화 ‘자본주의와 사랑 Capitalism: A Love Story‘은 로마와 미국, 제국이 멸망한 징조를 비교하면서 시작한다.

capitalism

미국 경제의 몰락과 일반대중의 곤경. 자본주의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구호에 목을 매는 사람들이 아끼는 미국의 헌법에도 ‘시장’과 ‘자본’은 빠져있다.

주택대출과 금융부실, 남의 불운에 날아드는 사냥꾼들로 그려지는 자본주의의 현장. 목사, 신부, 주교.. 무어가 찾는 사람들은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신봉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전도하는 예수는 무시무시하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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