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박노자


다양한 ‘허브’와 동아시아 공영권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와 사회에서 오가기 시작한 것이 몇 년이 되었다. 머리말에서 박노자가 이야기하듯 ‘지역 문명’은 차별과 배제의 방편으로 이용된 역사가 부담스러운 말이다.

거리에서 조금 다른 이방인을 보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낯선 생각, 낯선 습관을 대하는데 서툴다. 남들과 다르다고 찍힐까봐 조심해 왔다. 그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 틀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전통 혹은 정체성이 모두 자연스럽게 생기고 굳은 것은 아니다. 박노자는 역사 속에서 그 틀에 대한 물음을 찾는다. 기존 가치, 권력에 대한 반란, 민중의 진실한 평화를 찾아 혁명을 꿈꾼 사람들, 일상 속에서의 반란한 소수자들.
권력에 절하지 않고 종교와 학문에서 이상을 추구한 사람들. 강자, 승자를 좇던 사람들의 약자에 대한 멸시와 착취. 알려진 인물들의 이중성. 잊혀진 인물들.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찾아본다.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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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열패의 신화 – 박노자

myth of social evolution 신화神話 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myth 라는 낱말은 근거없는 믿음, 낭설을 뜻한다. 아무래도 우리 말은 아닌게지.

優勝劣敗, 사회진화론은 여전히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는듯 하다.
그렇지만, 강자가 약자를 뜯어먹는 것이 진리라면 그 모든 진리가 다 무엇인가?
강자를 진리로, 정의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는데 익숙한 나라도 있지만 그것이 당신의 신념이 되어야 하나?

근대사 우물을 파온 저자는 인종주의 제국주의 근대에 핍박받고 뒤쳐진 아시아에서 사회진화론을 물게 된 배경을 추적한다.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영향과는 좀 달랐던 우리나라에서의 계몽 지식인들의 발자취를 쫓았다. 정신과 현실의 괴리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선택, 그 포부와 한계에서 아직 정리하지 못한 오늘날의 숙제를 되짚어 본다.

일련의 저작에서 다루었던 이야기들이 조금 매듭지어지는듯, 아직 기대가 더 남지만 추천하고 싶다.

보론에서 밝히는 역사관과 고민도 싱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