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boy junkies @gamh – 04/13/2007

감기는 익숙해진 육신을 낯설게 만든다. 침을 삼키기도 따가운 목은 뭔가 걸린 것 같고, 첫눈에 반하는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열이 오르고 어질어질해진다. 가슴에 손수건도 달지 않고 콧물을 훌쩍이게 되고, 구구단에 눈물흘리던 것처럼 머리가 지끈지끈해진다. 생경해지기야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겠지만, 감기라는 불청객은 성가실 뿐 치명적이지는 않다.

한번 들면 휘젓고 가는 나름의 수순에 따라 문파를 나누기도 하고, 겪은 사람마다 얘기가 다르기도 하다. 주먹이 쌀가마만 하다던가,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았다던가 뭐 그런. :p

예매한 표는 어쩌지 못해 gamh을 다시 찾았다. 무대를 연 finlayson/maize는 토론토 루트락 밴드 skydiggers 멤버 조쉬 josh와 앤디 andy의 듀엣 프로젝트.

finlayson/maize #1 finlayson/maize #2 finlayson/maiz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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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seids and other stories – robert charles wilson

the perseids and other stories 윌슨은 일상의 고독과 감성을 경이감과 한 데 엮어낸다. 상실과 고독의 경험은 보이지 않던 우주와 존재를 지각할 준비가 된다고 할까.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과학 소설이면서 이별의 이야기가 되고, 환상은 도시의 거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체스와 헌책방, 밤하늘과 밤의 거리. 1950년대 허블과 헉슬리가 등장하는 관찰자 the observer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약물과 고양이(:p), 골동품 거울과 삼류작가. divided by infinity는 가장 scifi다운 소품이다. 다 읽고 난 기분은 과학소설이라기 보다는 도시기담 같기도 하지만 책머리의 인용구는 멋지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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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w @the fillmore – 04/06/2007

필모어 the fillmore는 꽤 오래된 공연장인데, 까다롭지는 않지만 사진기를 대놓고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맡기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줄을 잘 서야하는 법이라니까.

oh no! oh my!는 텍사스 어스틴에서 온 팝밴드. 그렉 바클리 greg barkley, 대니얼 혹스마이어 daniel hoxmeier, 조엘 캘빈 joel calvin 3인조에 윌 맥도널드 will mcdonald, antennashoes의 팀 리건 tim regan이 함께 했다. 단단한 비트에 쾌활하고 흥겨운 팝을 실어. 팀 리건의 곰(?)춤도 볼만 했다.

mew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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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ola – steven brust

issola - steven brust | 스티븐 브루스트의 이솔라 무례하지만 주의력 깊고, 거칠지만 냉정하지 않은 주인공 블라드. 브루스트는 독백을 지루하지 않게 쓸줄 안다. 젤라즈니도 즐겨쓰던 1인칭 시점에 입담과 재치. 의식으로 이어진 짝패 로요쉬의 존재도 거기에 도움이 된다.

자객생활을 청산하고 황야에 몸을 숨긴 블라드를 찾은 것은 예의의 화신 텔드라. 모롤란과 알리에라의 증발로 미지의 모험이 시작된다. 드라기에라 세계의 시초와 앙숙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싸움. 고래싸움에 끼어든 블라드는 친구들을 구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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