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ffinities – Robert Charles Wilson

2015년 출간된 로버트 찰스 윌슨의 The Affinities.
인류학자 테렌스 디컨의 책 불완전한 자연: 물질에서 정신으로 Incomplete Nature: How Mind Emerged from Matter에 나오는 용어 teleodynamics를 차용했다.

가까운 미래, 인터알리아라는 회사가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성격테스트를 내놓고 친화성 정도에 따라 당신과 맞는 친화단체를 추천한다. 페니키아 알파벳 22자로 분류되는 친화단체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혈연이나 학연이 아닌 성격이나 특성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친목, 이해를 다질수 있다. 개인의 성격이나 개성과 무관한 집단이 아니라 나와 잘 맞고 서로 이해하기 쉬운 사람들. 나를 받아주고 지지해줄 사람들. 종교색 없는 친화단체 affinities.

주인공 애덤 피스트 Adam Fisk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학비를 지원하던 할머니의 죽음으로 보수적인 아버지가 있는 미 동부 시골집으로 돌아갈 형편에 처한다. 얼마전 응한 친화성테스트의 결과는 타우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참석한 타우 모임에서 집과 직장을 해결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는 빠른 속도로 적응한다.

제니 너처럼 나는 세상에 나를 위한 자리가 하나 있을거라고 늘 생각했어. 무슨 말인지 알지. 너무 추워서 눈덮인 보도에 발자욱 소리가 유리를 곱게 가는듯 한 겨울밤 거리를 걷다가 모르는 집의 창에서 새어나오는 노란 불빛에 아주 평범한 순간이 보여. 아이가 식탁을 준비하고, 여자가 설거지를 하고, 남자가 신문을 넘기는. 그 집 문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그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고 맞아주면 거기가 언제나 알아왔고 정말로 떠난 적이 없는 곳이라고 깨닫게 되는거야. 언젠가 버치 가에서 했던 이야기 생각나? 눈보라가 몰아친 밤 밴드 연습 후 집으로 걸어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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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comstock – robert charles wilson

로버트 찰스 윌슨의 근작 줄리언 컴스톡 Julian Comstock: A Story of 22nd-Century America은 22세기 미국 이야기다.

줄 베르느가 칼 마르크스를 읽고나서 로마제국 흥망사를 썼다면?

석유가 바닥나고 문명이 퇴보한 22세기의 미국은 왕이나 다름없는 대통령이 지배하는 신봉건사회다. 백부 데크란 컴스톡을 피해 서부 촌구석에 숨어있던 줄리언 컴스톡의 여행과 모험, 성쇠를 그의 절친, 순진하고 어리숙한 평민 아담 해저드 Adam Hazzard가 전한다.

“주권교회 the Dominion가 잘못알고 거짓된 환난 False Tribulation이라고 뻔뻔하게 부르는 재난은 한가지 사건이 아니야. 석유의 종말, 정확하게는 싸게 얻는 석유의 종말은 고대인들의 가분수 경제체제를 망가뜨렸다. Continue reading

spin – robert charles wilson

spin 윌슨의 2005년작 스핀 spin.

누구나 떨어지는 법, 우리 모두는 어딘가 닿게 된다.
everybody falls, and we all land somewhere.

타일러 tyler는 인도네시아 파당 padang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세 살 어느 밤 지구의 모두를 바꾸어 놓은 일, ‘스핀’. 밤하늘의 별들이 사라지고 지구는 고립된다. 인공위성도 보이지 않고, 통신망이 끊기자 세상이 발칵 뒤집힌다. 누가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제이슨 jason과 다이앤 diane의 아버지 로튼 e.d. lawton은 인공위성을 대신할 성층권 관측기구를 개발하여 우주항공계의 거물이 된다. 조금씩 밝혀지는 사실로는 해답에 ‘ㅎ’도 그릴 수 없지만 천재 제이슨의 집념은 흥미롭고 대담한 계획을 낳는다.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 태양도 지구도 인류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그 기준에 따라 주어진 시간은 길기도 짧기도 하다. 별을 잃은 세대와 별을 모르는 세대. 믿어오던 미래가 알 수 없이 불확실해졌을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단순명쾌한 진리와 종교적인 구원을 찾기도 하고, 이해와 앎에 모든 것을 걸기도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듯 부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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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seids and other stories – robert charles wilson

the perseids and other stories 윌슨은 일상의 고독과 감성을 경이감과 한 데 엮어낸다. 상실과 고독의 경험은 보이지 않던 우주와 존재를 지각할 준비가 된다고 할까.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과학 소설이면서 이별의 이야기가 되고, 환상은 도시의 거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체스와 헌책방, 밤하늘과 밤의 거리. 1950년대 허블과 헉슬리가 등장하는 관찰자 the observer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약물과 고양이(:p), 골동품 거울과 삼류작가. divided by infinity는 가장 scifi다운 소품이다. 다 읽고 난 기분은 과학소설이라기 보다는 도시기담 같기도 하지만 책머리의 인용구는 멋지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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