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Shelter – Jeff Nichols

제프 니콜스의 영화 대피 Take Shelter는 인디 재난영화다. 천재지변을 다루지만 초능력 영웅이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는다.

커티스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아내와 어린 딸이 있다. 딸이 말을 못해서 특별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별 아쉬운 것 없는 인생이다. 이상한 꿈을 꾸기 전 까지는.

남들이 듣지 못하는 천둥소리를 듣고, 밀려오는 폭풍을 두려워하는 커티스는 변하는 자신이 두렵다. 남편의 변화에 당황하고 걱정하면서도 가정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아내 사만사를 제시카 체스테인이 근사하게 연기한다. 커티스 역의 마이클 섀넌의 우직한 연기가 좋고, 딸 한나 역의 토바 스튜어트가 무척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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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ll & the Cross – Lech Majewski

폴란드 감독 레흐 마예브스키 Lech Majewski의 영화 풍차와 십자가 The Mill & the Cross는 시각을 매료한다.


피터르 브뤼헐 Pieter Bruegel the Elder의 그림 골고다를 향한 행진 The Way to Calvary. 이야기는 마이클 프랜시스 깁슨 Michael Francis Gibson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예수의 수난과 16세기 플랑드르의 시골풍경을 브뤼헐의 그림 속에서 재현한 영화는 무척 흥미롭다.

룻거 하우어가 연기하는 브뤼헐은 친구이자 후원자 용헬링크와 그림을 이야기한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나오는 그림은 많은 이야기를 한다. Continue reading

Contagion – Steven Soderbergh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몇배로 늘어났다. 전설의 명의 화타가 아니어도 충수염같은 병으로 죽는 일은 꽤 드물어졌고 내시경을 통한 수술은 위험을 줄이면서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그러나 새로운 질병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물자와 사람의 끊임없는 이동으로 병원인자가 옮겨가기 쉬워졌고, 그 경로를 추적하는 일은 더 어렵다. SARS를 비롯한 바이러스에 공항에서 마스크한 사람들과 살균제를 보던 기억은 아직 선명하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컨테이젼 Contagion은 그런 공포를 이야기한다. 출장에서 돌아온 아내가 쓰러지고 어린 아들이 숨을 거둔다. 정체불명의 질병이 무섭게 퍼진다. 감염된 사람들은 지독한 두통과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다 발작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사망자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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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uard – John Michael McDonagh

감독 존 마이클 맥도너의 첫 영화 더 가드 The Guard. 배나온 중년 경찰관 제리 보일은 독특한 주인공이다. 무심한듯 삐딱하고 무례하게 직설적이다. 병든 노모를 찾고 가끔 일탈하는 지루한 그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으니, 새 파트너와 살인사건이다.


거기에 통큰 마약밀수사건이 더해지고 FBI 수사관이 등장하지만, 보일은 별로 관심이 없다. 계획했던 휴가가 더 중요한 간큰 경찰. 反PC 캐릭터. 영화도 보일도 대의명분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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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s’appelait Sarah – Gilles Paquet-Brenner

한동안 극장에 가볼 영화가 별로 없었는데 예고편이 기억나는 영화, 사라의 열쇠 Sarah’s Key가 개봉했다. 타티아나 드 로네 Tatiana de Rosnay 사라의 열쇠를 감독 질 파케-브레네 Gilles Paquet-Brenner가 영화로 만들었다. 전쟁과 유대인 학살에 대한 영화는 많다. 희생된 조부를 둔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는 잊혀진다.” 그뿐만 아니라 숨겨지고 지워진다. 좋았던 부분만 갖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욕심일지 모른다. 원칙이나 도덕 같이 남들에게 강요하는 잣대도 비틀지 않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연기하는 줄리아 자몬드는 중년의 언론인, 성공한 건축가 남편과 10대 딸을 둔 중산층이다. 전쟁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그가 취재 그리고 아파트를 통해 70여 년 전의 이야기를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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