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gion – Steven Soderbergh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몇배로 늘어났다. 전설의 명의 화타가 아니어도 충수염같은 병으로 죽는 일은 꽤 드물어졌고 내시경을 통한 수술은 위험을 줄이면서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그러나 새로운 질병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물자와 사람의 끊임없는 이동으로 병원인자가 옮겨가기 쉬워졌고, 그 경로를 추적하는 일은 더 어렵다. SARS를 비롯한 바이러스에 공항에서 마스크한 사람들과 살균제를 보던 기억은 아직 선명하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컨테이젼 Contagion은 그런 공포를 이야기한다. 출장에서 돌아온 아내가 쓰러지고 어린 아들이 숨을 거둔다. 정체불명의 질병이 무섭게 퍼진다. 감염된 사람들은 지독한 두통과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다 발작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사망자가 늘어난다.

아무 연관도 없어보이는 사건들 앞에서 현대 과학과 조직은 무력해보인다. 세계보건기구, 미국 질병관리센터 등 검역당국은 각국 지방정부의 비협조와 배신에 부닥친다. 결국은 사람,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도 사람이고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것도 사람이다.


다국적 기업, 정부의 음모설이 인터넷에 나돌고 공포는 접촉 없이도 바이러스보다 빨리 퍼지고 그 변종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사소한 사건이 눈덩이가 되고 예기치 못한 파국을 몰고올수 있다.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고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현실의 위험과 잠재된 요소들이 음모를 낳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풀고 다룰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블럭버스터는 아닌데, 많은 얘기를 하는 영화는 생각보다 차분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어둡지 않은 것은 희망일까. 지도 위에 발병지역이 표시되는데, 일본과 중국 사이 묘하게 한반도는 점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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