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k and steel – elizabeth bear

프로도, 빌보 배긴스와 같은 생일을 가진 엘리자베스 베어프로메테우스 시대 연작. 스트랫포드 맨 상권. 엘리자베스 여왕의 영국과 요정계의 여왕 메이브. 이중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It lies not in our power to love, or hate,
For will in us is over-rul’d by fate.

– Christophoper Marlowe, Hero and Leander

시인/극작가/배우 키트 말로는 한쪽 눈을 잃고, 다른 세상에서 눈을 뜬다. 특별한 친구 윌 셰익스피어가 대신해야할 그의 역할은 16세기 영국에서 만큼 요정계에서도 중요하다. 귀족 간의 알력과 천주교, 개신교, 첩보와 극단, 프로메테우스 클럽. 막과 장을 시작하는 것은 말로우, 셰익스피어 등 시와 희극의 구절들인데 적절하기도 하고 재미있다.

1막 눈에 칼을 맞은 키트, 요정계에서 깨어난다.
2막 배신자를 찾아, 윌과 키트가 주고 받는 편지.
3막 윌과 키트 요정계로, 그리고 지옥으로.

온 세상이 무대가 아닌가. Totus mundus agit histrion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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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good day of the year, 2008

11월 같지 않게 따사로운 며칠이었다. 지난 달 찍었던 필름을 맡기고 찾았다. 여름 내내 차에 갖고 다녀 조리개가 염려되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지난번에 필름을 너무 오래 묵혀두었거나 들어있던 필름에는 어두운 곳에서 부실하게 찍은 탓인가. 어쨌거나 캐롤 아저씨 사진은 양호하니 다행.

금문공원에 있는 드영 미술관에서는 이브셍로랑 전시 말고도 동양계미국인 현대전, 마야 린 전시가 진행 중 이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홀의 나무 풍경은 인상적이다. 플리커에 그 설치 과정이 올라와 있다. 새로 연 과학원 밖에도 그녀의 독특한 조각이 걸려있다.

비도 오고 좀 쌀쌀하기도 하여 감기 든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계절이 가기 전 허락된 온기에 쿠스토 노래가 떠올랐다. 2001년 Slim’s에서 본 Cousteau의 첫 인기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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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host in love – jonathan carroll

샌프란시스코 서점 북스미스에서 캐롤의 낭독 및 서명 행사가 있었다. 주차하고 조금 걸어 서점 앞에 당도하자 키가 큰 아저씨가 뿔테 안경에 검은 양복을 입고 들어간다. 캐롤이다! 캐롤과 책방 주인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그 옆 계산대에서 새 책 ‘유령의 사랑 Ghost in Love’을 샀다.

캐롤은 점잖고 부드러운 사람 같았다. 그의 글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사람을 보고 나서 글을 보고 드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낭독과 서명을 위해 온 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새 책을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키 큰 랜디스, 유령, 개 파일럿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JC at Booksmith, SF JC at Booksmith, SF

? – 복잡한 이야기를 짧은 영화로 옮기는 것을 보면 놀랍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C – 모르겠다. 정말로. 두 가지 유형의 작가가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쓸지 알고 쓰는 사람과 쓰면서 알게 되는 사람. 나는 후자다. 첫 장을 쓰고 그 책에 자연스러운 안에서 이야기를 쓴다. 첫 소설 ‘웃음의 나라’에서 개가 말을 하는 구절이 그 예가 되겠다. 쓰면서 ‘아하!’ 하고 그게 말이 된다고 깨달았다고 할까.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럴듯 하게 들리는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비슷한 질문에) 결말을 미리 알지 못하지만 쓰다보면 끝이 가까와지는구나 하게 된다. 결말로 불평도 듣곤 하지만 인생이 뭐 황혼의 바다 장면으로 끝나나.
(6부작의 무대가 엮이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했다.) 따로 따로 이야기이지만 저기도 요기도 나오는 인물들. 이야기 속의 인물 후일담이 궁금해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하나하나 독립된 이야기면서 연결이 되는 책을 예로 들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 – 이번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있나.
C – 예전 헐리웃에서 일했을 때 부터 스크루볼 연애담을 쓰고 싶었다. 그 공식이 삼각관계다. 내 취향으로 쓰자니 남자, 여자, 유령 이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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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at the end of time – greg bear

그렉 베어의 신간, 시간의 끝에 선 도시. 슬라이드 쇼가 영화 같다. :p

잠 못 이루는 시애틀, 머나먼 미래의 도시를 꿈꾸는 잭과 지니. 어둡고 암울한 칼파에서 고대인류를 되살리려 만들어 낸 구인류 제브러시 Jebrassy, 티아드바 Tiadba와 꿈을 나눈다. 대니얼은 꿈을 꾸지 않는다. 아니, 공허한 암흑을 꿈꾼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상한 돌멩이 섬-러너 sum-runner. 그 보석을 가진 운명 바꿈이들을 쫓는 운의 도박사들이 있다. “시간의 끝에 선 도시가 꿈에 나옵니까? Do you dream of a City at the end of Time?” 라는 광고로 돌을 가진 자들을 꼬인다.

현실을 피해 다른 상황으로 옮겨갈 수 있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선택을 거듭해 온 지니는 낡은 창고에서 책을 모으는 노인 비드웰의 조수로 일하게 된다. 책 속의 이상을 찾는 묘한 일. 아무도 보지 않고 읽지 않는 동안 뜻이 바뀐 책들.

Language is as fundamental as energy. To be observed, the universe must be reduced – encoded. An unobserved universe is a messy place. Laguage becomes the DNA of the cosmos.

늙은 노숙인 그레인저의 몸으로 옮긴 자신을 발견한 대니얼. 산 쥐로 저글링을 하는 잭. 잭을 쫓는 글로커스. 칼파에서는 구인류 탐험대가 혼돈 속으로 잃어버린 도시 나타라자를 찾아 떠난다. 소리없는 자들과 탐험대들의 메아리, 위험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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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왕국의 게릴라들 – 프레시안 특별취재팀, 손문상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해방 이후 적산재산 불하, 차관과 관치경제를 통해 형성된 재벌. ‘민주화’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정부의 통제는 약해졌으나 자본에 대한 규제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관계에 광범위한 로비를 이어온 재벌들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처럼.

치밀하고 교묘한 無노조 경영. 경영권/지배권의 승계를 위한 편법과 기묘한 지배구조.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와 어마어마한 미술품 수집. 국세청사법부의 관대한 처분은 계속된다.

우리는 지는 데 익숙하다. 외로운 데도 익숙하다. 아무리 소리치고 머리 깎고 굶어도 사회는 꿈쩍도 안 한다. 우리는 열매를 보고 하는 게 아니다. 봄이 됐으니 씨 뿌리고 밭을 가는 것이다.

달걀로 바위를 때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