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host in love – jonathan carroll

샌프란시스코 서점 북스미스에서 캐롤의 낭독 및 서명 행사가 있었다. 주차하고 조금 걸어 서점 앞에 당도하자 키가 큰 아저씨가 뿔테 안경에 검은 양복을 입고 들어간다. 캐롤이다! 캐롤과 책방 주인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그 옆 계산대에서 새 책 ‘유령의 사랑 Ghost in Love’을 샀다.

캐롤은 점잖고 부드러운 사람 같았다. 그의 글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사람을 보고 나서 글을 보고 드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낭독과 서명을 위해 온 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새 책을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키 큰 랜디스, 유령, 개 파일럿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JC at Booksmith, SF JC at Booksmith, SF

? – 복잡한 이야기를 짧은 영화로 옮기는 것을 보면 놀랍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C – 모르겠다. 정말로. 두 가지 유형의 작가가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쓸지 알고 쓰는 사람과 쓰면서 알게 되는 사람. 나는 후자다. 첫 장을 쓰고 그 책에 자연스러운 안에서 이야기를 쓴다. 첫 소설 ‘웃음의 나라’에서 개가 말을 하는 구절이 그 예가 되겠다. 쓰면서 ‘아하!’ 하고 그게 말이 된다고 깨달았다고 할까.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럴듯 하게 들리는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비슷한 질문에) 결말을 미리 알지 못하지만 쓰다보면 끝이 가까와지는구나 하게 된다. 결말로 불평도 듣곤 하지만 인생이 뭐 황혼의 바다 장면으로 끝나나.
(6부작의 무대가 엮이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했다.) 따로 따로 이야기이지만 저기도 요기도 나오는 인물들. 이야기 속의 인물 후일담이 궁금해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하나하나 독립된 이야기면서 연결이 되는 책을 예로 들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 – 이번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있나.
C – 예전 헐리웃에서 일했을 때 부터 스크루볼 연애담을 쓰고 싶었다. 그 공식이 삼각관계다. 내 취향으로 쓰자니 남자, 여자, 유령 이렇게 되었다.

? – 소설을 쓸때 염두에 두는 독자가 있나. 미국인, 유럽인 등등.
C – 없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쓴다. 사실 내 소설은 미국 보다 유럽이나 다른 곳에서 더 환영받는다.
? – 어느 진열대에 두는가도 문제 아닌가, 불평하는 친구도 있다.
? – 좋아하는 소설이지만 친구에게 설명하자면 애매하다.
C – 종종 듣는 얘기다. 개가 말을 하니 환상소설인가 하면 연애담이 있으니 곤란하고, SF로 보려니 로켓이 없고 :p 규정하기 어려우니 미국의 서점에서 자리를 못찾곤 한다.

? –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소설은 어떤 것인가?
C – 단편집이 다음이 될 것이다. 좀 쓰다 놓아 둔 소설이 있다. 100 페이지 쯤 까지 썼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 – 글 쓰기에 대한 답에 이어서, 개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경우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C – 왜 집으로 가야 하나. 산책을 갈 때는 익숙하거나 좋아하는 동네와 친구들이 있다. 이곳저곳 즐겁게 돌아보지 않겠는가.

? – 친구의 소개로 당신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게이먼의 블로그도 좋지만 당신의 블로그는 재미있고 독특하다.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C – 솔직하게 말하면 대부분의 블로그는 재미없다. (suck) 가게에 가서 빨간 치솔 파란 치솔 고민하는게 뭔가. 나는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거나 알리고 싶은 책, 흥미로운 것이 있을 때만 쓴다. 몇 년 전인가 시작해서, 그렇게 많이 썼다는데 놀랐다.

? – 당신의 소설에는 사후세계나 환생이 등장한다. 윤회를 믿는가?
C – 나는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고, 신의 존재를 믿는다. (그녀는) 별난 유머감각을 지녔다. 그러나 나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다. 과거나 전생보다 내가 살아 있는 지금을 어떻게 충만하게 사는가가 중요하다. (전생에서 못이은 인연.. 처럼 다른 삶의 도구로 현재를 가벼이 여기는데 대한 반대가 아닐까 싶었다.)

C – 책이 나오고 나면 작가는 더 이상 책에 대한 권위를 갖지 않는다. 나 역시 한 사람의 독자일 뿐이다. “~는 어떻게 되었나요?”, “~는 무슨 뜻인가?” 등의 물음에 답을 하더라도 그 것이 정답은 아니다. 당신의 해석과 나의 해석이 동등하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닌데, 기억력이 부실해서.. 그외 아침 일찍, 밤 늦게 글을 쓴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글을 쓸때 책을 읽고 조사하기 보다 옛날 영화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30,40년대 영화를 좋아하니 캐롤 롬바드 Carole Lombard가 이번 책에 등장한다. 재치있는 대사를 찾기 힘든 요즘 영화보다 예전 영화의 흐름이나 깊이랄까.. 어떤 글을 매일 어떻게 얼마나 쓰겠다는 등의 제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슬럼프는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안써지면 그냥 두고 써지면 쓴다는 설명이 따르기는 했다.

캐롤은 한 동안 헐리웃에서 대본을 쓰기도 했다. 소설과 다른 글쓰기는 자신을 집중하게 했고, 날카롭고 명료하게 글을 써야 했다. 시간도 짧아서 소설 한권에 1년이라면 대본작업은 2주. 그렇게 많이 웃은 적이 없었다며 재미있는 사람, 섹시한 사람, 재치가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생활을 잠시 회상했다. 아이디어를 들어야 한다고 발리로 불려가고,(이게 꼭 발리라나) 연락을 주겠다고 하지만 무소식. “서두름과 무소식 hurry up and wait”. 운이 좋아 영화로 만들어지더라도 처음의 대본과는 같지 않다. 생산과정에서 작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기에 결과에 대한 보람도 다르다. 근사한 음식, 멋진 저택으로의 초대 다 즐겁고 좋지만 그러다 진지한 일을 해놓은게 없더란다.

북스피어에서 나온 ‘웃음의 나라 The Land of Laughs‘를 같이 들고 갔더니 신기해했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오른쪽으로 넘기는 것으로 알았던 모양.

회사에서 가깝기도 해서 “M”하면 미스터리 “M” is for Mystery에 또 갔다. 점심 때 열 명 남짓 대부분 나이 많은 독서광들이 왔다. 만 권이 넘는 책을 집에 둔 사람들 사이에서 유령의 사랑 이야기를 한 번 더 들었다.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글, 글쓰기를 이야기하는 그가 자신의 글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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