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최근에 더 유명해진 경제학자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는 수식이나 이론에 치중하지 않는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믿어왔던 경제적 상식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서문에서 이야기하듯 단순한 해법은 없다.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 정책과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구절들이 재치있고 흥미롭다. 역사적인 사례와 다양한 관점이 읽기에 책읽는 재미를 더한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개발경제학을 연구하는 저자의 단골인데, 자유시장은 강대국의 자유가 되기도 한다. 기업의 이익이 경영자, 주주, 직원의 이익을 다 아우르기 어렵듯이 국가의 이익 역시 실질적인 문제에서 유권자, 정부 관리, 지도자 등의 이익을 다 포괄하기 어렵다. Continue reading

Among Others – Jo Walton

웨일즈 출신의 작가 조 월튼 Jo Walton의 자전적 소설 Among Others는 YA 성장물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하다.

남부 웨일즈에서 살던 모리 Morwenna는 마법을 쓸줄 알고 페어리를 볼줄 안다. 반쯤 미친 마녀가 된 어머니를 피해 달아난 모리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사는 잉글랜드에서 살게 된다. 기숙학교는 지긋지긋하고 외할아버지와 테그 이모가 그립다. 책이 위안이 되지만 외로운 모리는 카라스를 마법으로 찾으려 시도한다.

거의 언제나 우연의 연쇄로 마법을 부인할 수 있다. 마법은 책에서 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 우연의 연쇄를 만든다. 그것이 마법이다. 마치 당신이 손가락을 튕겨서 장미 한 송이를 만들냈지만, 비행기를 탄 사람이 바로 그 순간 손에 떨어지도록 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인 것과 같다. 진짜 장미와 진짜 사람, 진짜 비행기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안의 장미가 마법의 결과가 아닌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때 그것이 마법 탓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소설 속에서도 작은 문제가 된다. 아픈 다리와 죽은 쌍동이 동생의 추억, 어머니의 위협 속에서 책벌레 모리의 이야기가 일기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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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 Joe Wright

조 라이트 Joe Wright의 영화 한나 Hanna는 얼핏 액션 스릴러처럼 보인다. 키라 나이틀리가 나온 영화 두편,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로 알려진 감독의 영화가?

눈 덮인 외딴 숲에서 아빠와 홀로 사는 꼬마 한나의 일상은 무난하지 않다. 문명과 괴리된 수련의 삶을 통달한 그녀에게 자그마한 송신장치가 주어진다.

영원한 2등일지 모를 에릭 바나 Eric Bana가 연기하는 에릭 헬러 Erik Heller는 자애로운 아버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시어샤 로넌 Saoirse Ronan의 한나는 아빠를 다시 만나러 먼 길을 간다. Continue reading

Home Fires – Gene Wolfe

진 울프의 소설 홈 파이어스 Home Fires는 대동아 Greater Eastasia, EU와 미지의 우주인, 미래의 북미를 배경으로 한 SF다. 제목을 옮기기가 애매한데, 집의 불, 집안 문제이기도 하고 후방의 사건이기도 해서다.

“하든지 말든지 둘 중 하나야. 이 세상에서 겁먹은 사내 만큼 예측불가한 것은 없단다.” 바네사가 쉘에게 말했다.
선장이 킬킬 웃었다.
“정말이예요! 여자들은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싸우죠. 내가 아는 여자라면, 무얼 할지 정확하게 맞출수 있어요. 남자들은… 천가지 일에 달렸죠.”

성공한 변호사 스킵 그리슨 Skip Grison은 우주전선에서 돌아오는 계약녀 contracta (아내, 남편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쉘 Chelle Sea Blue을 마중하러 간다. 20대 상이군인과 40대 후반 중년, 우주여행의 효과다. Continue reading

Bill Cunningham New York – Richard Press

NYT의 거리사진으로 유명한 패션사진가 빌 커닝햄 Bill Cunningham에 관한 다큐멘터리, 빌 커닝햄 뉴욕 Bill Cunningham New York.

패션업계에서 잘 알려진 커닝햄은 뉴욕타임즈에서 거리사진 On the Street과 사교계사진 Evening Hours을 찍어왔지만 그의 사생활은 알려져 있지 않다. 사진작가보다 관찰자, 기록자를 자임하는 그의 스튜디오는 사진과 필름을 보관한 파일 캐비넷으로 가득하다. 유명잡지의 편집장, 전직 외교관, 모자쓴 멋쟁이, 동료와 친구, 그가 찍어온 사람들의 인터뷰는 옷과 사진에 열성적이고 피사체를 존중하는 커닝햄이라는 사람을 그려낸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