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의 인문공부 – 슈테판 클라인

슈테판 클라인의 책 하나 더, 다 빈치의 인문공부. 독일어 제목은 Da Vincis Vermächtnis oder Wie Leonardo die Welt neu erfand, 다 빈치가 재발명한 세상 혹은 그의 유산 쯤 되려나.

다 빈치의 사후, 프랑스까지 스승을 따랐던 제자 프란체스코 멜치가 지켰던 유산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지만 그 공책 조각도 범상치는 않다. 좌우를 뒤집어 쓴 글씨와 세밀한 스케치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미술관을 찾으면 사람들이 줄을 서곤 한다.
박학다식한 사람을 일컫는 르네상스적 인간의 대표라고 할 다 빈치는 왜 특별할까?

원본을 보기는 쉽지 않지만 사람들이 널리 아는 모나리자를 통해 그의 그림과 화폭의 이해를 추적하는 1장, ‘시선’이 흥미롭다. 흩어진 사료와 이야기의 맥락을 쉽게 풀어주는 것이 클라인의 재능이다. 전능한 천재도 단순한 환쟁이도 아닌 다 빈치를 찾아서, 전 7장의 다양한 주제로 접근한다.

레오나르도가 이런 윤리적 표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워해야 할 것이다. 그가 오늘날의 표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는 데 놀라워하지 말고 말이다.

그가 남긴 작품과 구상은 그 자체로 놀랍지만, 출신과 시대의 한계를 감안하면 대단하다. 일반적인 화가보다 오래 그릴 여유를 가질수 있도록 엔지니어로서의 재능을 계발하고 후원자를 찾았다. 수학자나 과학자가 아닌 예술인, 공예인으로서의 한계를 공간적인 사고와 시각지능으로 다 넘지는 못하더라도 꽤 우회한 셈이다. 그러니, 그의 한계보다 통찰에 감탄하고, 그 바탕이 된 정신적 자세에 고무되는 것이 아닐까.

자유롭게 개발하기 위해 쓸모있는 프로젝트를 선전하여 투자자를 찾아 경제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시간의 제약없이 뜻을 펼친다..는 IT업계나 다른 분야로 응용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목표에 제약되지 않는 정진은 결실이 불확실하더라도 아름답다. 써먹고 말고를 떠나 배움의 의미도 좋고, 다 빈치의 천재를 다각도로 읽는 일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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