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영국

4월에 갑작스럽게 회사 일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영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유럽은 처음이었는데, 하긴 미국 처음 온 것도 출장이었으니까.



브리스틀 Bristol은 영국 남서부 항구도시다. 유서깊은 무역항에 중세부터 산업이 발전했던 곳인데, 실은 포티셰드 등 브리스틀 사운드로 나는 기억한다. 대서양을 횡단하던 범선이 다니던 곳이기도 하다.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당한 것도 그런 이유가 있는데, 에이번 강 근처에도 그렇게 파괴된 성당들이 있다. 자동차가 길 왼쪽으로 다니는 영국이라서 길을 건널때 오른쪽을 먼저 보아야 한다. 익숙하지는 않아도 며칠 지나면 조심하게 된다.

열차로 한시간 반 떨어진 런던. 성 바오로 성당 근처에 머무른 것은 코니 윌리스의 소설 탓이기도 하다. 수백 계단을 올라 런던을 둘러 보기도 했는데, 그 날은 흐리고 바람도 좀 불었다.






가까이 현대 미술관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이 있는데, 아이 웨이웨이의 해바라기 씨앗은 이미 철거되었지만 미술관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시와 꿈 Poetry and Dream이라는 이름의 전시에서는 데 키리코의 그림도 몇 점 보고 피카소도 여럿 보았다. 다른 전시관에서 본 서도호의 계단3도 좋았다. 영국 박물관은 좀 답답했다. 제국의 유산이랄까, 슬퍼보이는 소장품이 많았다.






원조 지하철은 내려가는 길이 가팔랐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채롭고 재미있었다. 많이 걸어 돌아다녔다.

바스 Bath는 브리스틀에서 가까운 소도시인데 로마시대 온천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포화를 피한 곳이라 중세부터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바스 성당을 비롯하여 수백 년 된 건물들이 많은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집은 사설 박물관이 되어있다.





걸어서 출퇴근을 하기도 했지만 걷기에 좋은 동네이기도 했다. 공권력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 Banksy의 그림도 볼수 있었고, 스톡스 크로프트 Stokes Croft는 헤이트 애쉬베리 Haight Ashbury와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타벅스가 대여섯 시면 문을 닫는 곳이지만 금요일 저녁부터는 사람들이 작정하고 노는 분위기. 평일과 휴일이 구별된다.



소문과는 달리 5월의 영국 날씨는 좋았다. 제대로 비가 내렸던 적은 없고, 구름이 좀 끼기는 했지만 맑은 날이 태반. 바람이 조금 쌀쌀하기는 했지만. 물가는 비쌌지만 음식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숙소와 사무실 사이 聖니콜라스 시장의 샌드위치 가게를 점심때 자주 찾곤 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