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night Riot – Ben Aaronovitch

영국 작가 벤 애로노비치 Ben Aaronovitch의 한밤의 폭동 Midnight Riot을 읽었다. 작가 조 월튼이 독서목록에서 시리즈를 얘기하면서 처음부터 읽으라고 충고를 하기에 관심이 생겨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더니 언젠가 할인할때 사놓은 전자책이 킨들에 있다. 영국판의 제목은 런던의 강들 Rivers of London. 말 그대로 런던의 강들이 인격화된 존재로 나온다.

한밤의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살인사건 현장을 지키던 견습경찰 피터 그랜트 Peter Grant는 사건의 목격자와 얘기를 나눈다. 그 목격자가 유령이라는 것이 특별한 점. 수습기간이 끝나고 원하지 않는 서류작업을 도맡는 부서로 갈 처지였던 피터는 유령 목격자를 찾다가 지팡이를 짚은 신사를 만난다. 그 신사, 토머스 나이팅게일 Thomas Nightingale이 경위 Detective Chief Inspector에 마법사였고 피터의 상관이 된다. 

그는 냅킨을 내려놓고 찻잔을 집어들었다.
“유령은 있다네.” 그가 한모금 마셨다.
나는 그를 빤히 보았다. 나는 신, 요정, 유령을 믿지 않았고 며칠 동안 마술쇼를 보는 사람같았다. 커튼 뒤편에서 마술사가 걸어나와 카드 한장, 아무거나 집어보라고 할 것 같았다. 유령을 믿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실증적인 경험이란게 그렇지 않나: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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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Country – Max Gladstone

맥스 글래드스턴 Max Gladstone의 신작 죽은 나라 Dead Country는 마술전쟁 The Craft Wars의 시작이다. 평이 워낙 좋기에 책을 펴고 보니 글래드스턴의 Craft Sequence연작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다. 그것을 읽고 보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무리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읽어나갔다.

주인공 타라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떠났던 고향을 찾아간다. 같은 길을 걸으니 예전에 마술학교 Hidden Schools에서 쫓겨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힘에 대한 암시와 달콤한 희망에 취해 떠날때 그는 의욕적이고 화난 어린 마녀였다. 숙달하기를 희망했던 마술의 세계와 선생들에게 배신당하고 돌아왔을때 그는 마술사요 껍질이었다. 그들이 써먹고 버렸으나 그는 죽기를 거부했다.

마술 Craft과 세계관에 대한 설명은 이전 소설에 잘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과거에 대한 기억이나 회상의 언급으로 짐작하며 읽었다. 타라는 에지몬트 Edgemont로 가는 길에 과거의 자신과 닮은, 강하지만 연약하고 혼자 길을 잃은 소녀 던 Dawn을 만난다. 신의 전쟁 God Wars가 남긴 잔재로 인해 뒤틀어진 약탈자 Raiders는 원래 인간이었지만 사람을 공격하고 마을을 습격한다. Continue reading

Stars and Bones – Gareth L. Powell

영국 작가 개러스 L.파월 Gareth L. Powell의 소설 별과 뼈 Stars and Bones를 읽었다.

지구에 태어나 문명을 이루고 성장했지만 환경을 지키지 않고 개발과 파괴를 일삼은 끝에 핵무기로 공멸하려던 찰나, 한 천재과학자의 연구가 소행성대에서 지구와 인류를 지켜보던 우주생명체 박애의 천사 the Benevolence의 관심을 끌어 멸망하는 대신 지구를 떠나 우주를 떠돌게 되었다는 것이 거대한 방주들로 구성된 존속함대 Continuance의 배경이다. 말 그대로 지구를 떠난 후 이야기.

75년 전, 세상은 종말을 맞았다. 나는 그때 온실에서 비서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핵탄두를 발사했다고 하네요.” 우리는 정치와 세계기후의 악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이제 줄리엣의 직업적인 태도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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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 Surrenders – Ada Palmer

에이더 파머의 소설 일곱가지 항복 Seven Surrenders은 미지의 땅 4부작의 두번째. 브리져의 도피가 플롯 하나, 그리고 전편에서 드러나던 비밀과 음모의 전모가 밝혀지는 플롯이 하나. .

<blockquote>의상 소통 운동 The Clothing as Communication Movement은 2170년대에, 칼라일 의장이 다수의 종말 Death of Majority을 선언했던 전후 재생시대에 시작했다. 유토피아 하이브가 화성으로 테라포 선을 처음 쏘아올리고, 카르테시안 집합 Cartesian set-sets이 지구의 지배권을 잡았을때. 초성장시대 Exponential Age를 지나고, 의상 소통 운동 지도자들은 새로운 근대시대를 ‘정직한’시대라 불렀다. 옷으로 하이브, 직업, 취미, 서약을 선언하여 타인을 특별하게 만드는데 한번의 눈길이면 족하도록.</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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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Like the Lightning – Ada Palmer

에이더 파머 Ada Palmer의 첫소설 번개처럼 Too Like the Lightning은 미지의 땅 Terra Ignota연작의 시작이다. 2424년의 지구는 아주 다른 세계. 교회전쟁 Church War이라는 큰 전쟁 이후 국가, 종교 등 이전의 집단은 사라지고 하이브 Hive가 어느 정도 대신하는 미래는 먹고사는 걱정없이 풍요롭고 살기좋아 보인다. 디드로 Diderot, 볼테르 Voltaire 등 계몽시대 거물들의 철학에서 청사진을 빌린 세상은 당시의 말투나 문화가 낯설지 않다.
수퍼우버 같은 공중택시망으로 먼곳까지 금방 이동하는 인프라가 있는 세상에 사람들은 주요한 하이브에 소속되곤 하지만 다른 하이브로 옮길수도, 하이브 없이 살수도 있다. 역사와 철학, 경제와 사회학, 미학이 녹아든 설정은 다시 읽을만 하다. 성별이나 편견이 제거된 미래는 그래서 더 정치적인데..

사람들이 서비서 제복을 보면 생각하는 것은 이득을 위한 살인, 사유재산의 권리를 법적으로 상실한 죄수가 되풀이할 이유가 없는 범죄다. 상상력이 많은 사람들은 거창한 기업절도, 복수 살인, 법이 미치지 않는 곳의 거대한 악에 대한 복수, 적수의 품에 안긴 연인을 본 광기에 저지른 살인을 생각하리라. 15세기 초엽에 聖 토머스 무어 경은 가상이지만 인간적인 페르시아 법체계를 묘사했는데, 거기에서는 죄수가 역병이 가득한 암흑에 사슬에 묶이는 대신 국가의 노예가 되어 집이나 재산은 없지만 노동력이 필요한 시민에게 봉사하며 돌아다닌다. 이들이 죄수임을 아는 시민은 하루의 노동없이는 양식이나 쉴곳을 주지 않으며, 더 이상 얻을것도 잃을것도 없는 죄수들은 여생을 평화롭고 야심없이, 공동체에 봉사한다. 22세기 선조들이 서비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유인들 사이를 걸어도 될 만큼 해가 없다고 판단하는 범죄자들에게 평생의 공동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존재한 적 없는 700년전 시스템을 구현한 그들은 진보적이었을까요, 퇴보적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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