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y & the city – china mieville

the city & the city 영국작가 차이나 미에빌 China Miéville의 신작 이중도시 The City & the City.

박식한 작가가 펼치는 이중도시, 베시아 Beszél와 얼 코마 Ul Qoma는 기묘한 곳이다. 같은 시공간에 이쪽, 저쪽, 중간지대가 있고 주민들은 저쪽 사람들을 보면 안된다. 보여도 보면 안되는 세상, 우리에게는 아주 낯설지 않은 이야기 아닐까? 말도 복색도 다르고 경제적 문화적 격차도 있다. 언젠가 도시가 갈렸을텐데. 양쪽 모두에 ‘애국’ 우익 폭력 단체도 있고 통일을 갈망하는 세력도 있다.

베시아 강력범죄반 티야도르 볼루 Tyador Borlú 경사는 살인사건을 맡는다. 한적한 외지, 새벽에 발견된 젊은 여성의 시체. 인적사항부터 찾아나가야 할텐데.

독특한 상상력과 현실감있는 통찰력으로 빚어내는 역사와 전설은 묵직하다. 우화일까 싶은 면도 있지만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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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sing the dragon – justina robson

chasing the dragon 저스티나 롭슨의 양자중력 Quantum Gravity 제4권, 용을 쫓아서. 오토피아 Otopia, 알프하임 Alfheim, 디모니아 Demonia, 페어리 Faery, 타나토피아 Thanatopia에 부재의 공간 허무연 Voidgulf. 릴라 블랙의 모험이 이어진다.

3권 바닥으로에서 돌아온 블랙을 맞은 것은 50년 후의 세상. 동생 맥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상관 사라실리엔은 자취를 감추었다. 동료 말라키만이 기다리고 있다.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편처럼 조금 더디게 시작한다.

잴은 생사를 알수 없고 티즐은 마담 디 루페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앤드로이드가 양산되고 알아들을 수 없는 기계의 신호가 그녀를 따라다닌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유령선이 출몰한다. 수수께끼 속에서 혼란스러운 블랙과 말라키, 추리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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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박노자


다양한 ‘허브’와 동아시아 공영권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와 사회에서 오가기 시작한 것이 몇 년이 되었다. 머리말에서 박노자가 이야기하듯 ‘지역 문명’은 차별과 배제의 방편으로 이용된 역사가 부담스러운 말이다.

거리에서 조금 다른 이방인을 보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낯선 생각, 낯선 습관을 대하는데 서툴다. 남들과 다르다고 찍힐까봐 조심해 왔다. 그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 틀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전통 혹은 정체성이 모두 자연스럽게 생기고 굳은 것은 아니다. 박노자는 역사 속에서 그 틀에 대한 물음을 찾는다. 기존 가치, 권력에 대한 반란, 민중의 진실한 평화를 찾아 혁명을 꿈꾼 사람들, 일상 속에서의 반란한 소수자들.
권력에 절하지 않고 종교와 학문에서 이상을 추구한 사람들. 강자, 승자를 좇던 사람들의 약자에 대한 멸시와 착취. 알려진 인물들의 이중성. 잊혀진 인물들.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찾아본다.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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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sunrise – charles stross

iron sunrise 강철의 일출 Iron Sunrise은 UN 비밀첩보원 레이첼과 에스커튼 일을 하는 마틴이 빠져든 두번째 사건. 스트로스의 유일점 2편은 어둡다.

산전수전 겪었다고 생각했던 레이첼, 전편의 고생을 하고 돌아오니 또 골치아픈 일이 기다린다. 메스꺼운 비상호출 다음에는 더 큰 일이 기다린다. 혼자 가지 않는 것이 다행일까.

超지성 에스커튼 Eschaton은 지구와 개척지에 3계명을 남겼다.

  1. 나는 에스커튼, 당신의 신이 아니다.
  2. 나는 당신에게서 유래했고 당신의 미래에 존재한다.
  3. 광원추 안에서 인과율을 거르지 말라. 그랬다가는 그냥.

인과율을 고집하여 시공을 넘나드는 유일성을 지키는 셈이다.

에스커튼은 지구가 넘칠세라 늘어난 인류를 멀리멀리, 시공을 넘어 개척지로 보냈다. 필요와 충분 사이, 자원과 기술을 짐짝에서 발견한 정착민들의 과제는 생존. 어떻게 살아남고 꾸려나가는가 하는 것은 각 집단의 몫이다. 느슨한 합의제가 될 수도 있고 경찰국가 병영감시체제가 될 수도 있다. 아, 삽질로 땅값 올려 부자되기는 쉽지 않겠다.

“수명 연장은 곧 망각의 연장이 아니던가요. 범죄자들이 정부에서 활동하면 범죄를 시인하는데 더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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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김앤장 – 임종인 장화식

변호사를 악마의 대변자라고도 한다. 변호인에 동의하지 않아도 일을 한다는 얘기일게다. 어쩌면 동의하지 않는, 동의를 고려하지 않는 일도 잘 한다는 얘기가 될까.

10월 안산 재보선에 나선 임종인과 외환카드에서 아픔을 겪은 장화식의 책은 작년에 나왔다.

대한민국 최대의 ‘로펌’, 김앤장은 김영무 변호사와 장수길 변호사 그리고 이재후 변호사가 중심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형태가 묘하다. 로펌이라면 변호사법상의 법무법인이요 상법상 합명회사인데 그렇지 않다. 그렇게 법인 자체에 대한 가세나 채무를 피해간다. 법 밖의/위의 조직일까? 소송천국 미국의 거대 법률회사 스카덴 Skadden과 비교할 만 하다.

그 구성이 그렇듯 가려진 조직은 매출, 자본금 등의 운영내역도 수수께끼다. 국세청도 속수무책이다. 公私가 겹치고 유명무실한 공직자윤리법을 보면 돌고도는 회전문 너머 내부사회를 부인하기 어렵다. 사익에 봉사하는 고급관료에게 ‘민간근무 휴직제’는 달콤한 보너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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