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a Thy Mistress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고난의 에다 3부작 Edda of Burdens의 마지막 편, 그대의 여왕은 바다 The Sea Thy Mistress. 첫편의 이야기를 다시 잇는다.

뮤레의 입맞춤으로 천사가 된 코헤어 Cathoair는 뮤레의 희생으로 되살아난 세상에서 목표를 잃었다. 해변에 밀려온 아기, 아들 캐스마 Cathmar의 존재가 지지가 될까.

종말을 기대하고 돌아온 헤이테 Heythe는 끝나지 않은 세상에 치를 떤다. 코헤어의 죄책감과 캐스마의 미숙함 사이에서 줄을 타는 헤이테, 마돌 Mardoll, 걸베이그 Gullveig 등 여러가지 이름을 쓰는 계교의 여신을 누가 막을까.

아. 이모겐 Imogen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무슨 까닭에 나를 용서하시나이까?
용서받지 못할 무슨 일을 했던가? Continue reading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최근에 더 유명해진 경제학자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는 수식이나 이론에 치중하지 않는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믿어왔던 경제적 상식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서문에서 이야기하듯 단순한 해법은 없다.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 정책과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구절들이 재치있고 흥미롭다. 역사적인 사례와 다양한 관점이 읽기에 책읽는 재미를 더한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개발경제학을 연구하는 저자의 단골인데, 자유시장은 강대국의 자유가 되기도 한다. 기업의 이익이 경영자, 주주, 직원의 이익을 다 아우르기 어렵듯이 국가의 이익 역시 실질적인 문제에서 유권자, 정부 관리, 지도자 등의 이익을 다 포괄하기 어렵다. Continue reading

Among Others – Jo Walton

웨일즈 출신의 작가 조 월튼 Jo Walton의 자전적 소설 Among Others는 YA 성장물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하다.

남부 웨일즈에서 살던 모리 Morwenna는 마법을 쓸줄 알고 페어리를 볼줄 안다. 반쯤 미친 마녀가 된 어머니를 피해 달아난 모리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사는 잉글랜드에서 살게 된다. 기숙학교는 지긋지긋하고 외할아버지와 테그 이모가 그립다. 책이 위안이 되지만 외로운 모리는 카라스를 마법으로 찾으려 시도한다.

거의 언제나 우연의 연쇄로 마법을 부인할 수 있다. 마법은 책에서 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 우연의 연쇄를 만든다. 그것이 마법이다. 마치 당신이 손가락을 튕겨서 장미 한 송이를 만들냈지만, 비행기를 탄 사람이 바로 그 순간 손에 떨어지도록 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인 것과 같다. 진짜 장미와 진짜 사람, 진짜 비행기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안의 장미가 마법의 결과가 아닌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때 그것이 마법 탓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소설 속에서도 작은 문제가 된다. 아픈 다리와 죽은 쌍동이 동생의 추억, 어머니의 위협 속에서 책벌레 모리의 이야기가 일기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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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Fires – Gene Wolfe

진 울프의 소설 홈 파이어스 Home Fires는 대동아 Greater Eastasia, EU와 미지의 우주인, 미래의 북미를 배경으로 한 SF다. 제목을 옮기기가 애매한데, 집의 불, 집안 문제이기도 하고 후방의 사건이기도 해서다.

“하든지 말든지 둘 중 하나야. 이 세상에서 겁먹은 사내 만큼 예측불가한 것은 없단다.” 바네사가 쉘에게 말했다.
선장이 킬킬 웃었다.
“정말이예요! 여자들은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싸우죠. 내가 아는 여자라면, 무얼 할지 정확하게 맞출수 있어요. 남자들은… 천가지 일에 달렸죠.”

성공한 변호사 스킵 그리슨 Skip Grison은 우주전선에서 돌아오는 계약녀 contracta (아내, 남편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쉘 Chelle Sea Blue을 마중하러 간다. 20대 상이군인과 40대 후반 중년, 우주여행의 효과다. Continue reading

Kraken – China Miéville

작년에 나온 차이나 미에빌 China Miéville의 소설 크라켄 Kraken.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 다윈 센터 Darwin Center에 변고가 생긴다. 오징어박사 빌리 해로우 Billy Harrow가 맞닥뜨린 왕오징어 아치 Architeuthis 실종사건.

심해에서 올라오는 미지의 생물, 그 권능을 믿는 종교가 있는데 과연 오징어 납치범은 누구인가. 세상의 종말이 그렇게 가능한걸까.

런던 같은 도시에서…
정지: 도움이 안되는 생각인데, 런던 같은 도시는 없으니까. 그것이 요점이다.
런던은 죽은 믿음이 출현하는 묘지다. 도시와 풍경. 봉건주의 위에 놓인 시장. 채집과 수렵 그리고 약간의 타자성, 그렇지만 빌리가 사는 세상은 영향력의 구역, 신정 공국, 영지를 놓고 영주와 조폭이 노려본다. 누가 누구를 알고, 무엇을 허락하며, 어디로 어떻게 갈지 기름칠을 하는가 하는 문제다.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에 수수께끼가 이어지고 위협과 공포, 말도 안되는 살육에 도망가는 학예사의 오컬트 2.0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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