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to Eat by – Ina Lipkowitz

이나 립코위츠 Ina Lipkowitz일용할 낱말들 Words To Eat By를 읽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도서관의 신간 서가에서 만만한 책을 찾다가 고른 까닭 가운데 하나는 300 페이지가 안되는 부담없는 길이였으니까.

얼핏 보면 미국인의 시각으로 본 음식과 영어 단어 얘기다. 미국 사람들이 은근 유럽 이름 식당이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데, 하겐다즈 Häagen-Dazs나 파네라 Panera, 오봉팽 Au Bon Pain도 그 예다. 살 fresh이 아니라 고기 meat를 먹고, 돼지 pig를 길러 돼지고기 pork를 먹는다. 먹는 일은 중요하지만 먹을 것들을 부르는 일은 왜 간단하지 않을까? 문화적인 이중성, 기후와 토양, 역사와 종교를 뒤져가며 찾아보는 이야기다.

대체로 우유에 대한 로마인들의 태도가 역사를 통해 기록되어 왔다. 분명히 신약성경에서 우유 마시는 일을 영적인 미성숙의 징조로 보는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처음에 말했듯이 그러한 연관은 불가피한 것이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것이다. Continue reading

은닉 – 배명훈

배명훈의 소설 ‘은닉’의 표지에는 체스 말이 연막에 둘러싸여 있다. 뒤쪽은 체스판 같은 격자무늬.

주인공 ‘나’는 기술자다. 애매한 연방의 조직에서 죽음을 다루는 현장 기술자인 나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받은 휴가를 추운 겨울의 체코에서 보내고 있다. 컨설턴트에서의 조직체계가 연상되는 설정은 근미래 정도의 기술수준에 냉전 첩보물의 향기를 풍긴다. 냉정하고 치밀해야 할 나는 의외의 비공식적 의뢰에 흔들리고 안개 속의 체스판에서 깨어난다.

“왜?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어서? 평소 하던 대로 안 움직이면 되지.”
“그러고 싶겠지만 사실 그것도 쉽지는 않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전화랑 인터넷에서만 자료를 긁어모으는 게 아니니까. 뭐, 그래도 그건 네 말대로 훈련을 좀 하면 개선될 여지가 있는데, 문제는 취향이야. 그건 절대 숨길 수가 없거든.”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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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History – William Gibson

윌리엄 깁슨블루 앤트 3부작 마무리. 제로 히스토리 Zero History를 읽었다. 유령 국가 스푸크 컨트리에 나왔던 통금 밴드 커퓨의 홀리스 헨리와 약물중독이던 통역 밀그림이 2톱 주인공이다.

그들이 입은 모든 것이 “아이콘”의 가치가 있었지만 우아하게 길들여질 능력으로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파티네이션 patination에 심취해 있었다. 품질은 닳는 것이 아니라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 반해 디스트레싱 distressing은 파티네이션의 아류여서 품질이 없음을 감추는 방법이었다. 베이전드의 의류 디자인에 관여하기 전 까지, 그는 옷에 대하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홀리스는 베이전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언더그라운드 브랜드 ‘가브리엘 하운드’의 출처를 찾는다. 밀그림은 베이전드에게 재활치료의 빚을 지고 있는 탓에 그를 돕는다.

“왜냐면,” 베이전드가 말했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고, 내 호기심을 충족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지. Continue reading

Pattern Recognition – William Gibson

윌리엄 깁슨의 패턴 인식 Pattern Recognition이 나온지도 12년이 다 되었다. 블루 앤트/베이전드 3부작의 첫번째 소설인데, 9/11 다음 해 2002년의 런던, 동경, 모스크바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케이스(케이시) 폴라드 Cayce Pollard는 일명 쿨 헌터, 유행이 될 추세를 미리 잡아내는 전문가다. 왜냐고 설명은 못하더라도 로고 디자인을 보면 예스/노 판단을 하는 직관을 가졌다.

CPU. 케이스 폴라드 유닛 Cayce Pollard Units. 데미언은 그가 입는 옷을 그렇게 불렀다. CPU는 흑백 아니면 회색이고 인간의 개입 없이 세상에 나온 것 처럼 보이는게 이상적이다.
사람들이 멈추지 않는 미니멀리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패션의 노심에 지나치게 노출된 부작용이다. 그리하여 그가 입을 수 있고 입을 것은 사정없이 줄어들었다. 문자 그대로 패션에 알러지가 있다. 1945년에서 2000년 사이 아무때나 대체로 아무 말 듣지 않고 입을 수 있는 것들만 견딜 수 있다. 디자인 없는 지대. 그 엄격함이 종종 추종자를 낳을까 두려운 1人 반대파.

후베르투스 베이전드 Hubertus Bigend는 덴마크 출신의 백만장자. 자신 만만하고 호기심 많은 그의 회사 블루 앤트가 일로 폴라드를 런던으로 부르고 이야기는 런던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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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urance – Jay Lake

제이 레이크의 소설 인듀런스 Endurance. 운명을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주인공 그린 이야기 두번째 권이다.

전편의 모험으로 지친 그린은 코퍼다운스 외곽의 산악지대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일로나와 딸 코린셔 아나스타시아와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그린을 찾는 사람들이 조용한 마을을 찾기 시작하니 도시로 가볼 수 밖에 없다.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과거에 관해 아무도 이해 못하는 것 같은 사실인데, 거기 살았던 사람들도 지금 사람처럼 쩨쩨하고 생각없고 잘못 알고 있었다. 세월의 베일이 죽은 자들을 고귀하고 현명하게 보이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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