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praxia – Peter Watts

echopraxia 피터 와츠의 소설 에코프락시아 Echopraxia블라인드사이트 Blindsight와 어느 정도 이어진다.

생물학자인 와츠가 그리는 소설 속의 미래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너무 낯설다. 유전공학으로 개량된 뱀파이어는 보통 인간이 손댈 수도 없는 문제를 풀어내고 자의식을 차단한 좀비가 전투에 투입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사람들은 천국이라 부르는 도피처로 업로드를 떠났다. 전작에 등장한 외계인의 정체와 동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장 생물학자 대니얼 브뤽스는 오리건 사막에서 홀로 노숙하며 샘플을 채집하고 유전자 분류작업을 하다 사건에 휩쓸린다. 갑자기 쫓기게 된 그는 이원파 Bicamerals 수도원으로 몸을 피하고, 그들이 공격받게 되자 우주선 가시관 The Crown of Thorns에 타고 바쁘게 지구를 떠나게 된다. 태양계의 중심을 향해서.

그래 좋아. 나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강한 자에게 파괴되지 않아. 그들을 먹고 살지. 기생충은 목적을 위해 강한 자를 이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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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hesus Chart – Charles Stross

the rhesus chart 찰스 스트로스의 세탁소 근간 리서스 차트 The Rhesus Chart, 혈액형 사건 보고서라고 할까.

세탁소는 영국 정부의 비밀 기관으로 초자연적 현상을 담당한다. X-파일 같지만 여기서는 마법사 말고도 주인공 밥 하워드 같은 계산악령학 전문가가 있다. 멀티버스, 다중우주에서 마법이란 응용수학의 한 종류다. 어떤 정의를 풀다보면 다른 우주의 존재가 그 메아리를 듣는다는 것이 소환이라나.

어느덧 중견이 된 하워드, 이번에는 신참들과 구여친 그리고 흡혈귀를 만나는데. 한동안 유행한 애자일, 스크럼 같은 용어들이 난무한다. 개발 및 컨설팅에 관련된 독자는 나름 익숙할 현실감은 소규모 조직의 역학관계로도 이어진다.

자, 흡혈귀: Continue reading

William Gibson –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에세이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는 200페이지 좀 넘는 가벼운 하드커버다. 뉴로맨서로 잘 알려져 있고, 트위터 계정 @GreatDismal이 활발한 그의 이름은 정치인 안철수를 통해 많이 알려졌다.

기술신봉자가 아니라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술과 유행, 그 이면을 지켜보는 관찰자인 그는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소설을 쓰는 근육과 다른 글을 쓰는 근육이 다르다는 얘기가 서문인 이 책에는 이런 저런 곳에 기고했던 글들이 실려있다.

좋은 번역의 품질에는 원전이 결코 담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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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es of the Sky – Elizabeth Bear

steles of the sky 엘리자베스 베어의 SF 팬터지 3부작 영원의 하늘, 마지막 권 하늘의 기둥들 Steles of the Sky.

고난은 사람을 변하게도 하고 진면목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믿는 이야기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과, 그들이 우리에게 반응하는 태도를 형성하지요.” 그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당신은 고대의 천적에 대항하는 고귀한 약자로 보이고 싶습니까, 불가피하게 짓밟힐 희생자로 보이고 싶습니까?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지 못할 순진한 거부자? 그 소문들 중에는 나의 동료 사마르카-라와 당신의 동서 페이마-차가 함께 도주한 커스닉이 그의 환생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테무르라는 사람이 마법사-왕자의 부활이며 천재지변이 따를거라고 합니다. 혈령, 악마, 전쟁, 화재…”

알-세퍼에게서 훔친 반지로 에렘의 여왕이 된 에덴은 굴림을 부리는 힘을 갖고 테무르에게 돌아가지만, 반지의 위력이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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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endental – James Gunn

transcendental작가 제임스 건 James Gunn은 1940년대 말부터 소설을 써온 미국 SF계의 원로. 노작가가 신간 초월자 Transcendental를 내놓았다.

다양한 외계인이 존재하는 미래의 우주, 기존의 질서와 규율에 무지한 인류가 살아 남은 것은 생존력이지만 우주간 도약좌표를 구해낸 운이기도 하다. 전쟁과 싸움에 길든 라일리는 정체불명의 집단의 의뢰로 우주의 화제가 되고 있는 신흥종교 초월주의 순례자 일행에 끼어든다.

라일리는 대기실과 대기자들에 관심을 돌려 누가 순례자이고 누가 다른 용무로 와 있는지 맞추려 했다. 이런 종류의 놀이는 세밀한 관찰력을 필요로 한다. 그에게 피디아 pedia를 이식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는 초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생존자였고, 여태 생존해 온 것은 주의력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개체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개체들은 기대보다 일찍 죽었다.

우주선 제프리 Geoffrey호의 선장은 라일리와 안면이 있는 전우 햄. 그는 전장에서 잃은 자신을 온전히 되찾고 싶어 순례선 제의를 받아들였으나 누가 다음 좌표를 보내주는지 알지 못한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