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praxia – Peter Watts

echopraxia 피터 와츠의 소설 에코프락시아 Echopraxia블라인드사이트 Blindsight와 어느 정도 이어진다.

생물학자인 와츠가 그리는 소설 속의 미래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너무 낯설다. 유전공학으로 개량된 뱀파이어는 보통 인간이 손댈 수도 없는 문제를 풀어내고 자의식을 차단한 좀비가 전투에 투입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사람들은 천국이라 부르는 도피처로 업로드를 떠났다. 전작에 등장한 외계인의 정체와 동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장 생물학자 대니얼 브뤽스는 오리건 사막에서 홀로 노숙하며 샘플을 채집하고 유전자 분류작업을 하다 사건에 휩쓸린다. 갑자기 쫓기게 된 그는 이원파 Bicamerals 수도원으로 몸을 피하고, 그들이 공격받게 되자 우주선 가시관 The Crown of Thorns에 타고 바쁘게 지구를 떠나게 된다. 태양계의 중심을 향해서.

그래 좋아. 나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강한 자에게 파괴되지 않아. 그들을 먹고 살지. 기생충은 목적을 위해 강한 자를 이용하지.

비통한 군인, 복수를 맹세한 범인이 한 배에 있음을 모르는 조종사, 자의식을 버리고 초월한 지성을 가진 신비로운 종교집단. 그리고 인간 이전 인간 이상의 살육자 뱀파이어. 누군지 모를 추적자를 피해 가는 우주선의 탑승자들은 그다지 우애와 평화에 관심이 없다. 개조되지 않은 평범한 인간 baseline human 브뤽스에게는 버거운 여행, 진화와 존재, 초월에 대한 구도의 여행.

이해의 정도를 넘은 기술이 마법처럼 보인다면, 그런 기술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면 종교처럼 들릴까? They know what they’re doing.

“만약 물리법칙이 보편적인 운영체제의 일부이고 신은, 그 정의에 따라 법칙을 파괴한다면… 기본적으로 네 이야기는…”
“오, 멈추지 말아 거의 다 왔어.”
“기본적으로 신은 바이러스라는 말이군.”

목차를 보면 서장 Prelude부터 이후 여섯 장의 제목이 다 ‘P’로 시작한다. 정신조작과 의식체계의 오류, 망상조작, 디지털 우주와 신 등등 흥미롭기 그지없는 주제를 다루는 후기의 인용목록은 학술논문에 버금가는데, 이 작가가 생각하고 구상하는 방식을 엿보는 기분이라 재미있기도 하다.

만약 저 평원 너머에 더 높은 봉우리가 있다면? 그 곳에 닿는 길은 오직 이를 물고 우리의 산을 내려가 강변을 걷고 걸어 오르막을 찾는 것이라면. 그제서야 당신은 깨달을 것이다. 이 산은 우리가 있던 언덕보다 훨씬 더 높다, 여기에서는 훨씬 더 잘 볼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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