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서점 북스미스에서 캐롤의 낭독 및 서명 행사가 있었다. 주차하고 조금 걸어 서점 앞에 당도하자 키가 큰 아저씨가 뿔테 안경에 검은 양복을 입고 들어간다. 캐롤이다! 캐롤과 책방 주인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그 옆 계산대에서 새 책 ‘유령의 사랑 Ghost in Love’을 샀다.
캐롤은 점잖고 부드러운 사람 같았다. 그의 글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사람을 보고 나서 글을 보고 드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낭독과 서명을 위해 온 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새 책을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키 큰 랜디스, 유령, 개 파일럿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 – 복잡한 이야기를 짧은 영화로 옮기는 것을 보면 놀랍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C – 모르겠다. 정말로. 두 가지 유형의 작가가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쓸지 알고 쓰는 사람과 쓰면서 알게 되는 사람. 나는 후자다. 첫 장을 쓰고 그 책에 자연스러운 안에서 이야기를 쓴다. 첫 소설 ‘웃음의 나라’에서 개가 말을 하는 구절이 그 예가 되겠다. 쓰면서 ‘아하!’ 하고 그게 말이 된다고 깨달았다고 할까.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럴듯 하게 들리는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비슷한 질문에) 결말을 미리 알지 못하지만 쓰다보면 끝이 가까와지는구나 하게 된다. 결말로 불평도 듣곤 하지만 인생이 뭐 황혼의 바다 장면으로 끝나나.
(6부작의 무대가 엮이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했다.) 따로 따로 이야기이지만 저기도 요기도 나오는 인물들. 이야기 속의 인물 후일담이 궁금해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하나하나 독립된 이야기면서 연결이 되는 책을 예로 들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 – 이번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있나.
C – 예전 헐리웃에서 일했을 때 부터 스크루볼 연애담을 쓰고 싶었다. 그 공식이 삼각관계다. 내 취향으로 쓰자니 남자, 여자, 유령 이렇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