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탄생 – 우석훈

괴물의 탄생 자신의 말처럼, 우석훈은 c급 경제학자일지 모른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그의 책에 참고서적의 정확한 목록이 달려있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가 경제학자로서의 그를 평가할 수 있을까. ‘쿨’하지 않은 그의 글에는 열정이 느껴지고 안타까움이 배어난다.

괴물 Leviathan에서 홉스가 이야기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은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요 사회계약을 논하기 위한 조건이다. 또한 분립되지 않은 권력의 전횡은 반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한 학기 강의를 염두에 둔 책은 12 장과 결론으로 짜여져 있다. 세계경제의 흐름과 변화, 한국경제와 괴물, 대안의 모색과 숙제 확인. 超토건국가 대한민국과 토호들에 대한 분석을 주목할 만 하다.

정말로 윤택하고 풍성한 지역경제란 ‘방문하거나 관광하고 싶은 곳’이 아니라 ‘살고 싶은 곳’을 뜻한다는 사실입니다. 관광자원이라는 미명 아래 관광요소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가 공부하는 경제학이 돌아봐야 할 가치입니다. … 자신이 태어난 곳, 자라난 곳,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곳과 여러분의 후손들이 살았으면 하는 ,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가슴으로 생각해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랜드마크가 아니라 ‘정주human settlement’의 의미에 대해서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최소한 여러분 개개인의 삶이라도 조금은 윤택해질 것입니다. … 도대체 지금까지 우리의 정권과 중앙의 신문들, 토호들이 얼마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왜곡하고 있었는지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삶에도, 정주定住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the caryatids – bruce sterling

the caryatids 브루스 스털링의 신작 카리아티드 the Caryatids. 300페이지가 채 안된다. 2060년의 지구, 환경은 망가지고 대부분의 국가는 무너졌다. LA를 중심으로 한 디스펜세이션 Dispensation은 엔터테인먼트와 자본주의가 하이테크 기술로 융합된 조직이다. 아키 Acquis는 신경기술로 연결된 환경 근본주의 단체다. 그리고 중국은 가차없는 인구절감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국가.

발칸의 전범, 광인 옐리사베타 미하일로비치 Yelisaveta Mihajlovic는 유비쿼터스|편재 기술로 무너진 세상을 재건할 자신의 분신을 만들 계획을 꾸몄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을 떠받드는 여신 모양의 기둥처럼, 일곱 소녀들 카리아티드는 세상을 모른체 훈련을 받으며 자랐다. 대지진과 민병대의 습격으로 비밀연구소는 파괴되고 살아남은 열 일곱 소녀 넷은 흩어져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아름답고 똑똑하고 강한 여자들, 망가진 세상의 망가진 신상들.

암울한 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소설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기후가 탈바꿈하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든 21세기에 와서 그 미래의 그늘은 현실적이다. 뭐 그렇다고 인간이 일상의 사소한 고민을 잊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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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without end – kay kenyon

city without end - kay kenyon 케이 케년 Kay Kenyon전체와 장미 the Entire and the Rose 제 3권, 끝없는 도시 City Without End.

야망에 찬 헬리스와 시드니가 만나고, 티터스 퀸은 안지와 인연을 맺는다. 타리그 군주들의 분열 속에서 헬리스는 장미/지구를 공물로 땅덩이를 흥정할 르네상스 계획을 추진한다.

표준시험 Standard Test으로 미리 고른 초절정 지성 Savvy들이 통치하는 미래. 범인에게도 부여되는 안락한 생활조건. 그러면 뭔가 사회적인 함의가 있을 법 하다. 다른 차원의 세계와 양자공학, 기계지성 machine sapient. 타리그라는 공동체 지성 철인들이 지배하는 전체는 다양한 지성체가 있다. 불타는 하늘 아래 물길로 연결된 끝없는 세상. 모험과 애증, 이별과 만남 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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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록 – 한동진

근간에 근대사 연구가 활발하다. 미시사 관련 책자들이 나오기도 하고 쟝르 문학도 질소냐, 세기말 오컬트나 환상무협을 넘어 추리소설은 어떨까.

설홍주와 왕도손은 당연히 홈즈와 와트슨(이 더 익숙하다)의 假借다. 400페이지 남짓 한 책에 다섯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일제시대 서울을 무대로 이런저런 인용과 함께 두 청년의 모험을 따라가는 것도 심심치 않다. 역사적 사실을 짜투리로 일경과 유한계급, 이방인들이 공존하는 경성은 괜찮은 무대가 아닌가.

변사처럼 구절구절 해설을 덧붙이는게 장황해서 아쉽지만 가볍게 읽는데 나쁘지 않다. 짬뽕 생각도 나게 하는데 :p

지방은 식민지다 – 강준만

사회적 모순에 대한 근엄하지 않은 비판, 강준만의 글은 여전히 날카롭다. ‘서울이 만원’이라는 말이 나온지 40년도 넘었다. 그간 오른 물가와 화폐가치를 따지면 이젠 얼마나 할까?

超집중화 hyper-centralization란 정치적 권력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자원들이 지리적,공간적으로 서울이라는 단일 공간 내로 집중됨을 의미한다. .. 정치적 차원에서 집중화는 모든 정치권력이 정점으로 집중됨으로써 피라미드적인 위계적인 구조를 만들어내며, 중앙집중화의 인과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던 정치를 비롯하여,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의 중요 부문에서의 엘리트들이 서로 중첩됨으로써 동심원적 구조를 갖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선진화’, ‘경쟁력’, ‘선택과 집중’, ‘파이 키우기’ 등등 다양한 수사 속에 서울은 더 커졌고 복잡하다. 다 같은 삽질이더라도 행정수도가 그럴듯 해보였다. 뜬금없는 ‘관습헌법’이 나왔고, 운하가 나왔지만. ‘내부식민지’같은 말보다 현실이 더 와닿는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