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식민지다 – 강준만

사회적 모순에 대한 근엄하지 않은 비판, 강준만의 글은 여전히 날카롭다. ‘서울이 만원’이라는 말이 나온지 40년도 넘었다. 그간 오른 물가와 화폐가치를 따지면 이젠 얼마나 할까?

超집중화 hyper-centralization란 정치적 권력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자원들이 지리적,공간적으로 서울이라는 단일 공간 내로 집중됨을 의미한다. .. 정치적 차원에서 집중화는 모든 정치권력이 정점으로 집중됨으로써 피라미드적인 위계적인 구조를 만들어내며, 중앙집중화의 인과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던 정치를 비롯하여,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의 중요 부문에서의 엘리트들이 서로 중첩됨으로써 동심원적 구조를 갖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선진화’, ‘경쟁력’, ‘선택과 집중’, ‘파이 키우기’ 등등 다양한 수사 속에 서울은 더 커졌고 복잡하다. 다 같은 삽질이더라도 행정수도가 그럴듯 해보였다. 뜬금없는 ‘관습헌법’이 나왔고, 운하가 나왔지만. ‘내부식민지’같은 말보다 현실이 더 와닿는다. 서울, 정치, 교육, 행정, 지방신문, 지방방송, 지방문화, 연고주의와 대안에 대한 물음을 짤막한 글들로 짚어본다.

각개약진은 한국적 삶의 기본 패턴이다. 공적 영역과 공인에 대한 불신이 워낙 강해 사회적 문제조차 혼자 또는 가족단위로 돌파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뜻이다.

엘리트의 개념조차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인 학벌 타파의 주장과 그 효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은 앞으로도 계속 추구해야할 이상이지만, 그 이상이 대안이 되지 않는다. 학벌 타파주의자들이 사교육 광풍을 악화하는 데에 일조하는 모순. 공리공론-거대담론은 실천을 방해하기도 한다.

서울 1극 체제, 그보다 더 심각한 언론 1극 체제. 지방에서 서울로 일방통행하는 각개약진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애정어린 고언. 짧은 글들에서 보이는 동어반복은 절박함의 증거다.

지금으로선 죽어라 하고 떠드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부디 알려주시라. 무릎 꿇고 경건한 자세로 경청하고 실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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