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ar obsession – paul nicklen

polar obsession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폴 니클렌 Paul Nicklen의 사진집 Polar Obsession. 극지에 꽂히다, 극지에 사로잡힌 남자 쯤 될까.

북극과 남극에 빠져 사진기를 들고 얼음과 눈밭을 누빈지 20년이 넘은 이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는 캐나다 북부 지방에서 전화, TV, 라디오, 컴퓨터 게임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영하 25도에서 30도를 오가는 겨울. 그는 광활한 공간과 인위가 없는 자연에 매료되었다. 그 곳을 떠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수의사가 되면 진료실에서 하루를 보낼 것이고, 야생물학자는 괜찮지만 정부의 관료체제에 갇힐 것이다.

그래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졸업 시험을 앞두고 결심한 그는 백지에 계획을 그렸다. 사진에 담고 싶은 극지의 생물들, 그를 통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들. 시험에 통과하고 졸업한 그는 생물학자로 일을 하면서 원정에 참여하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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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ade of queens – charles stross

the trade of queens 상업왕족 제6권. 경제지의 기자였던 미리암 벡스타인의 위험한 특종으로 시작한 경제학 SF가 일단락된다. 알고보면 SF팬, 크루그먼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다.

특정한 시각적 자극을 통해 다른 버전의 지구로 넘나드는 패밀리, 혈족이 그루인막트 Gruinmarkt라는 중세시대에 존재한다. 이들은 열성유전되는 특질을 이용해 현대와 중세를 오가며 밀무역과 배송업, 마약을 거래한다. 중세 마피아랄까, 사람이 자원이라 관리하는 클랜은 지리적 위치가 동일한 안가를 두어 상대편 세계로부터의 잠입을 막고 운송망을 확보한다.

첫번째로 위기. 경제적인 위기가 보통이지만 군사적인 경우도 있지. 舊정부는 신뢰를 잃고 이해의 연합이 들어서 내쫓아. 연립정부의 통치는 곧 사태를 악화시키지. 정권교체 만으로 해결되는 위기란 정통성의 위기 뿐이니까.

그건 새 정부는 가장 약하고 바꾸기 쉬운 조건에서만 위기상황을 고치려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혁명정부는 내부의 급진강경파가 뒤엎어. 사상이 가장 편협한 그들이야말로 위기해결을 가로막는 누구든 살해할 준비가 잘 되어있으니까.

중세편에서는 왕과 귀족 사이에서 보수파와 진보파가 힘을 겨루고, 현대편에서는 마약반이 수사를 벌인다. 출생의 비밀을 몰랐던 미리암은 우연히 능력을 발견하고, 좌충우돌 음모와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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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host in love – jonathan carroll

아껴두었던 책, 사랑에 빠진 유령 The Ghost in Love을 읽었다.

같은 주제의 변주일지 모르지만 그의 시선은 늘 새롭고 신선하며, 그 인물들은 헐리웃 영화의 선남선녀들 보다 더 사랑스럽다. 일상과 공상의 모호한 단상을 잡아내는 글솜씨는 여전하고 그 속에서 미소짓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

살면서 우리는 몇안되는 사람들을 선택하고 가슴에 간직한다. 연인, 가족, 친구.. 세월이 흐르면서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 한 동안 머무르는 사람도 있고, 떠나라 하여도 꾸물거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 손, 운이 좋다면 두 손으로 꼽을 사람들만 언제나 환영이다. 스필키 선생님은 저먼에게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요리 잘하는 유령 링 Ling과 품절 아닌 반품犬 파일럿 Pilot, 산 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과 짖기만 하는 개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 비밀이다. 요리를 사랑하지만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웨이터가 된 벤 굴드 Ben Gould와 키 크고 열정적인 미술교사 저먼 랜디스 German Landis의 사랑과 실연에는 삶과 죽음의 비밀이 있는데, 캐롤의 글솜씨로 신비롭고 묘한 이야기가 풀려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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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rich – steven brust

iorich 스티븐 브루스트의 탈토스가 돌아왔다. 법과 정의를 담당하는 요릭 Iorich. 17獸 사이클의 실루엣은 코뿔소를 닮은 파충류같지만 스티븐 힉맨 Stephen Hickman의 표지는 개코원숭이와 늑대를 섞은 모양이다.

블라드 탈토스는 여전히 쫓기는 몸, 조직을 배신한 자객이다. 친구 알리에라가 갇혀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수도로 잠입한다. 古마법을 금하는 사문화된 법으로 그녀를 잡은 것도 이상하고 황제 제리카에게는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 수년 간 알려졌던 사실을 왜 지금에 와서? 티르마에서의 학살과 소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민원과 집회. 자존심이 높은 알리에라는 면회를 승낙하지 않아 블라드는 변호인을 구한다.

법은 사회를 반영하고, 정의는 그 사회의 이상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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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 – elizabeth bear

Dust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2007년작 더스트 Dust.

날개를 잘린 사형수를 돌보던 리엔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비슷한 또래의 그녀, 퍼시발이 배다른 자매라는 것을. 인질인줄 모르고 상민으로 자란 그녀는 퍼시발과 함께 도망하고 예기치 않았던 모험을 시작한다. 상민 Mean과 靑血귀족 이그졸트 Exalt, 그리고 천사들.

이곳은 난파우주선 야곱의 사다리. 조난한 원정선의 인공지능 이즈라펠 Israfel은 손상된 시스템에 전체를 잃지 않으려 분열했다. 그의 불완전한 일부가 천사들. 기억의 천사 더스트, 죽음의 천사 사마엘 Samael, 칼날의 천사 아스라필 Asrafil..

수리와 복구를 위해 머문 항성이 종말에 가까왔고, 선장의 후손들은 싸우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파국 앞에서 리엔과 퍼시발은 여행을 한다. 곳곳이 부서진 배는 정글과 폐허가 뒤섞인 미로다. 살아남은 천사들은 제각기 승자가 되어 나머지를 흡수하려 선장의 계승자를 찾고, 선택을 종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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