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illary Justice – Ann Leckie

ancillary justice 앤 레키 Ann Leckie의 첫 소설 Ancillary Justice는 3부작 스페이스오페라의 시작이다. 2013년 나와서 네뷸라, 아서 C.클라크 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수천 년 미래의 우주. 라드차이 Radchaai 제국은 곳곳에 점령군을 주둔시키고 편입시킨다. 우주선은 인공지능, 보조품 ancillary으로 불리는 인간신체를 조종하기도 한다. 침략지에서, 주둔지에서 벌로 획득한 보조품 육체가 수백 수천 이상 냉동보관되어 있다. 성별없이 모두를 여성 대명사로 부르는 제국에서는 때가 되면 적성검사를 받아야만 제국군이나 고위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검사에 대한 믿음과 귀족 가문의 우수성, 일종의 숙명론이 지배적이다.

“열등한 가문은 우리 가문의 영광스러운 운명을 위해 존재하고, 자신이 정상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알고 자라면 그런 것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돼. 다른 누군가가 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하고 태어난거지. 세상이 그런거다. 점령중에 일어나는 일들은 다른 종류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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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man – Nick Harkaway

tigerman 닉 하커웨이의 소설 타이거맨 Tigerman은 일종의 성장소설 같다.

다국적 화학회사가 지하에 매장한 폐기물이 지진과 함께 분출하기를 세번. 난리를 겪은 갈매기 모양의 섬 맨크루 Mancreu. 과거 영국 식민지였으나 이제 법적인 사각지대라 근해에는 사람들이 검은함대라고 부르는 수상쩍은 배들이 머물러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언제 다시 위기가 도래할지 모르는 이곳에 명예 영사로 혼자 공관에 거주하는 하사관 레스터 페리스. 근해에 있는 흑색함대를 비롯해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시간을 보내는 그는 관심이 없다. 일종의 경찰인 그가 하는 일은 한바퀴 섬을 돌고 사라진 개를 찾는 등 사소한 사건을 맡는 것.

독신에 애인도 없는 그에게 친구가 있다면 소년인데, 페리스는 이 아이를 좋아해서 양아들로 삼고 싶은 마음까지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놓고 제의하거나 캐묻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딜레마. 조심스럽고 자상하지만 무심하지 않은 주인공의 고민은 총격전으로 잠시 중단된다.

영국인을 상대하는 일은 까다롭다는 것을 커쇼는 오래 전에 깨달았다. 영국인이 하는 말은 잘 들어야 한다. 아마 그는 XYZ는 멋진 생각이며 잘되기를 바란다고 할텐데, 동시에 당신은 좀 꺼림칙한 느낌에 주의해야 한다. Continue reading

Lock In – John Scalzi

lock in 가상의 전염병이 퍼진 미래. 독감처럼 고열과 두통을 겪는 환자 중 1%는 정신은 깨어있으나 몸을 쓰지 못하는 이른바 ‘감금상태 lock in‘에 빠진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는 헤이든 신드롬.

신참 FBI 크리스 셰인은 고참 레슬리 밴과 한 조가 되어 업무를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셰인은 헤이든 환자로서 움직이지 못하는 육신 대신 기계 스립 threep을 쓴다는 것이 한가지, NBA스타였던 아버지를 둔 흑인이라는 것이 두가지 특이점이 되겠다.

헤이든병 환자 1%는 회복할 뿐 아니라 감금상태의 환자에게 자신의 몸을 쓰게 해주는 인터그레이터 integrator가 될 수 있다. 인터그레이터 벨과 정체불명의 시체가 있는 밀실. 벨의 몸을 누군가 쓰고 있었다면 범인을 밝히기는 더 어려워진다.

“커피 가져왔소” 밴이 커피를 밀면서 벨에게 말했다. “당신에 대해 알지 못해서 크림과 설탕을 원할지 모른다고 짐작했는데, 잘못 짚었다면 미안해요.” Continue reading

Blacksad – Juan Díaz Canales , Juanjo Guarnido

blacksad 스페인 만화 블랙새드는 후안 디아즈 카날리스가 작가, 후안호 구아니도가 화가로 앨범 형태를 선택했다. 프랑스 독자를 염두에 두고 계획했다는데,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니 성공적이었나 보다. 한글판은 아직 없는듯.

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누아르. 그러나 주인공인 탐정 존 블랙새드를 비롯한 등장인물은 모두 동물이다. 사람에게서 어떤 동물을 연상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해당 인물에 걸맞는 동물을 골라 캐스팅한 셈. 인물의 개성을 보여주는 동물의 모양이라면 그게 누아르에 맞나 싶은데, 생각해보면 안될 이유도 없다.

근대사 및 인간사회의 악과 부조리도 다루지만, 순수하게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본 만화 카우보이 비밥도 떠오른다. 세밀하고 미려한 수채기법의 그림이 멋지다.

Curiosity may have killed some cats, but not this one.

Echopraxia – Peter Watts

echopraxia 피터 와츠의 소설 에코프락시아 Echopraxia블라인드사이트 Blindsight와 어느 정도 이어진다.

생물학자인 와츠가 그리는 소설 속의 미래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너무 낯설다. 유전공학으로 개량된 뱀파이어는 보통 인간이 손댈 수도 없는 문제를 풀어내고 자의식을 차단한 좀비가 전투에 투입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사람들은 천국이라 부르는 도피처로 업로드를 떠났다. 전작에 등장한 외계인의 정체와 동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장 생물학자 대니얼 브뤽스는 오리건 사막에서 홀로 노숙하며 샘플을 채집하고 유전자 분류작업을 하다 사건에 휩쓸린다. 갑자기 쫓기게 된 그는 이원파 Bicamerals 수도원으로 몸을 피하고, 그들이 공격받게 되자 우주선 가시관 The Crown of Thorns에 타고 바쁘게 지구를 떠나게 된다. 태양계의 중심을 향해서.

그래 좋아. 나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강한 자에게 파괴되지 않아. 그들을 먹고 살지. 기생충은 목적을 위해 강한 자를 이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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