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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goes back but time goes on and farewell should be forever // alfred bester

thank you for smoking – jason reitman

예고편으로 영화를 볼 필요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고, 예고편이 효과적이서 지나치기 어려운 영화가 있다. 이 경우는 그 효과가 좋았다고 해야겠는데, 잘 만든 오프닝이 (아마도)새 담배갑을 뜯는 것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smoking

닉 네일러는 연초연구소의 대변인, 즉 담배회사들의 입인 로비스트다. 폐암환자의 소송이나 환경보호론자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비행기나 왠만한 건물은 금연. 이런 곤경(?)을 담배회사들은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조던이 농구하고 맨슨이 사람을 죽이듯 자신은 입으로 먹고 산다는 닉은 청산유수, 거기에 필수적인 도덕적 유연성(moral flexibility)을 갖추고 있다. 이런, 아들에게 일찍부터 가르칠 교훈은 아니잖아. 금발 미남 aaron eckhart 은 좀 낯선데, 에린 브로코비치에도 나왔다고 한다.

빠른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재치있는 영화다. 옳고그름 보다 논쟁과 협상, 말재주와 기만으로 움직이는 사회를 풍자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그저 웃고만 말수 없는 까닭은, 영화가 그리는 모순이 현실에 그대로 있고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과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는 현실에서는 담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원작은 이 책이라고.

영화는 딱딱한 금연 캠페인이 아니어서, 죽음의 상인 3인조(m.o.d. – merchants of death)란 착상 재미있고 아들 조이와의 얘기들은 닉을 친근하게 만든다. 할리웃 에이전트 제프로 나오는 rob lowe 의 모습도 😀

세련된 외양에 날카로운 말재주로 승승장구하던 닉은 위기에 처하고, 일도 건강도 모두 잃은 것 같지만 또 살길을 찾는다. 뭐, 먹고 산다는게(paying the mortgate).. 말재주 글재주는 업그레이드나 재교육이 필요없는 평생 밑천이라니까. (-ㅅ-)

영화를 열고 닫는 노래를 고른 솜씨도 뛰어나다.

sea and cup

예전에, 수 년 전에는 아침을 해먹었답니다.
매일 아침 한 공기 밥을 해서 먹고 문을 나섰죠. 멀건 국도 끓였던 것 같군요.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출근하기도 했고 몇 정거장 걸어서 출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부터는 커피 한 잔으로 바뀌었습니다.
크림은 말고, 우유를 약간 탄 따듯한 커피 한 잔. 일하는 건물 말고 주차장을 나서 지나는 건물 카페에서 늘 들고 문을 나섭니다. 한적한 아침 하늘을 보며 한 모금 들이키고 걸음을 재촉하죠.

재미있는 것이, 커피 맛이 아침 기분을 좌우합니다. 원두 가루가 섞이거나 미지근하거나 하면 미간을 찌푸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괜히 커피 맛이 탐탁치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건 간밤이건 꿈이건 출근길이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어디를 가건 안심을 하게 하는 한결같은 상호와 간판의 장점도 있고, 그쪽을 선호하거나 신봉하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그와는 사뭇 다른 취향이나,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커피란게 없으면 못사는 음식은 분명 아니지만, 그런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적당하게 한가하고 지나치게 분주하지 않은 가게에, 어느 정도 퉁명스럽고 약간은 친절한 점원이 맞아주는 것도 다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거겠죠.

a small cup of
호사스런 커피는 평일에는 잘 마시지 않습니다.

a piece of

다른 사람 카메라, 자동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 적이야 있습니다만 처음으로 찍어본 필름, 인화지가 손에 느껴지는 느낌이 낯선 자극을 줍니다.

the brief history of the dead – kevin brockmeier

the brief history of the dead 살아있는 자와 그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자, 그리고 기억하는 이 없이 죽은 자. 그렇게 세 가지로 나누는 방법을 인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james loewen – lies my teacher told me)

6장에서 풍선남(風船男 / baloon man :p) 이야기를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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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etenders @the warfield – 03/30/2006

한물 간 밴드 프리텐더즈, 라디오에서 쉽게 듣게 되는 음악 가운데 왠지 끌리는 데가 있는 밴드. 해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 무대인 the warfield 지만 (1층 바닥 표가 아니었다면) 예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니 미리 알았으면 생각을 달리 했을 밴드 the czars 가 오프닝이지만 noise pop 의 일환으로 sea and cake 의 sam prekop 과 archer prewitt 의 공연에 같이 서는게 아닙니까. pedro the lion 의 dave bazan 도 함께.

예매한 표를 어떻게 처분하고 마음을 달리할까도 생각했지만,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놀 것처럼 그랬다가 혼자 숙제해가는 기분은 좀.. 자기 공연도 아니고 오프닝인걸요. 뭐 좀 아쉽긴 하지만.

카메라도 맡기고 들어가야 하는 공연이라 처음부터 좀 씁쓸했는데, 풋풋한 네 청년 밴드의 오프닝이 이미 시작했더군요. 그래도 무대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고 섰습니다. 관객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데 공헌하는 기분은 오랜 만이라 묘하기도 했지 뭡니까.

70년대 말부터면 까마득하죠. 꾸준하게 지속해 온 것은 크리시 하인드 뿐입니다. 1951년 생이니 부모님 연배에 가깝지만, 꽤 여전한 모양에 다듬지 않은 머리칼도 마찬가지더군요. 작은 하모니카를 물고 무대로 올라왔고, 어린 시절 그 음악을 즐겼을 아저씨 아줌마들이 담배 아닌 뭔가에 불을 붙이곤 했습니다. (네, 샌프란시스코죠)

나쁘지 않았습니다, 거기 위에 늙은이노땅들(old timers) 여전하냐고. 우리 이렇게 이게 무슨 꼴이냐고 농담을 해가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람들이 또 좋아하더군요.

좋게 싫게 비집고 앞으로 옆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 중에 한 사내가 있었습니다. 길게 자란 곱슬머리를 묶고 모자를 눌러쓴 이 남자, 어딘가 좀 이상해 보이지 뭡니까. 옆에 바짝 서더니 살짝 비켜주니 앞으로 들어가는데, 앙상한 팔을 쳐들고 손을 가볍게 흔듭니다. 내가 왔으니 제발 봐달라는듯이 한 마디 없이 조용하게.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가끔 팔을 쳐들고 손가락을 그리더군요. 왠지 애처롭고 처연하달까, 뭔가 사연이 있었는지도. 같이 나이를 먹을 팬이, 밴드가 있다는 것이 어떻게 그렇지 않을까요.

밴드가 무대를 내려갔다 올라오고, 언저리 한 아저씨의 용기에 덩달아 전화기 카메라를 꺼내 보았다가 무대 곳곳을 지키던 한 친구과 잠시 얘기를 나눠야 했습니다. 보통 가는 곳들은 어설픈 디지탈 카메라 정도는 묵인해 줍니다. 공연 중에 플래시를 터뜨리는 것은 삼가해야죠. 몇 년 만이라 워필드 기준이 달라진 건지, 그래도 꽤 유명한 프리텐더즈라 삼엄했는지 모르겠군요. 미련이 있던 것도 아니고, 얌전히 지우고 돌아갔지요. :p

나오니 비가 내렸습니다. 맑은 날이 얼마 되지 않아 비내리기로는 기록을 갱신할 거라는 소문이 들리는 3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