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rk knight – christopher nolan

크리스토퍼 놀란두번째 배트맨은 길고 어둡다. 고댐의 암흑가를 삼키려는 홍콩의 라우 Lau는 야심만만하게 시작한다. 갱들을 농락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中國産. 그러나 시작에 불과하다.

黑騎士

이상과 투지에 찬 신임 검찰청장 하비 덴트 Harvey Dent가 부닥친 벽은 끈적끈적하다. 브루스 웨인, 레이첼, 경찰청장 고든과 덴트는 그 속에 빠져드는 곤경에 처한다. 누구나 갖고 어디나 있는 통신망과 007이 부러워할 위험한 장난감들. 보기에도 얼얼한 주먹질 발길질. 허공을 날고 뛰고 거리를 찢어발기는 추격전이 짧지 않다.


기술의 발전은 만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샌디에고에서 해마다 열리는 만화전람회 코믹콘 Comic Con은 유래없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소설에서나 그려지던 기술이 일상에 들어차면서 젊은 세대들은 SF, 환상 문학에 훨씬 익숙하다. Continue reading

thank you for smoking – jason reitman

예고편으로 영화를 볼 필요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고, 예고편이 효과적이서 지나치기 어려운 영화가 있다. 이 경우는 그 효과가 좋았다고 해야겠는데, 잘 만든 오프닝이 (아마도)새 담배갑을 뜯는 것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smoking

닉 네일러는 연초연구소의 대변인, 즉 담배회사들의 입인 로비스트다. 폐암환자의 소송이나 환경보호론자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비행기나 왠만한 건물은 금연. 이런 곤경(?)을 담배회사들은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조던이 농구하고 맨슨이 사람을 죽이듯 자신은 입으로 먹고 산다는 닉은 청산유수, 거기에 필수적인 도덕적 유연성(moral flexibility)을 갖추고 있다. 이런, 아들에게 일찍부터 가르칠 교훈은 아니잖아. 금발 미남 aaron eckhart 은 좀 낯선데, 에린 브로코비치에도 나왔다고 한다.

빠른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재치있는 영화다. 옳고그름 보다 논쟁과 협상, 말재주와 기만으로 움직이는 사회를 풍자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그저 웃고만 말수 없는 까닭은, 영화가 그리는 모순이 현실에 그대로 있고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과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는 현실에서는 담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원작은 이 책이라고.

영화는 딱딱한 금연 캠페인이 아니어서, 죽음의 상인 3인조(m.o.d. – merchants of death)란 착상 재미있고 아들 조이와의 얘기들은 닉을 친근하게 만든다. 할리웃 에이전트 제프로 나오는 rob lowe 의 모습도 😀

세련된 외양에 날카로운 말재주로 승승장구하던 닉은 위기에 처하고, 일도 건강도 모두 잃은 것 같지만 또 살길을 찾는다. 뭐, 먹고 산다는게(paying the mortgate).. 말재주 글재주는 업그레이드나 재교육이 필요없는 평생 밑천이라니까. (-ㅅ-)

영화를 열고 닫는 노래를 고른 솜씨도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