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수 년 전에는 아침을 해먹었답니다.
매일 아침 한 공기 밥을 해서 먹고 문을 나섰죠. 멀건 국도 끓였던 것 같군요.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출근하기도 했고 몇 정거장 걸어서 출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부터는 커피 한 잔으로 바뀌었습니다.
크림은 말고, 우유를 약간 탄 따듯한 커피 한 잔. 일하는 건물 말고 주차장을 나서 지나는 건물 카페에서 늘 들고 문을 나섭니다. 한적한 아침 하늘을 보며 한 모금 들이키고 걸음을 재촉하죠.
재미있는 것이, 커피 맛이 아침 기분을 좌우합니다. 원두 가루가 섞이거나 미지근하거나 하면 미간을 찌푸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괜히 커피 맛이 탐탁치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건 간밤이건 꿈이건 출근길이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어디를 가건 안심을 하게 하는 한결같은 상호와 간판의 장점도 있고, 그쪽을 선호하거나 신봉하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그와는 사뭇 다른 취향이나,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커피란게 없으면 못사는 음식은 분명 아니지만, 그런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적당하게 한가하고 지나치게 분주하지 않은 가게에, 어느 정도 퉁명스럽고 약간은 친절한 점원이 맞아주는 것도 다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거겠죠.
다른 사람 카메라, 자동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 적이야 있습니다만 처음으로 찍어본 필름, 인화지가 손에 느껴지는 느낌이 낯선 자극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