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ing it real – justina robson

keeping it real

저스티나 롭슨 Justina Robson의 양자중력 제1권 진실의 문제 Keeping it real.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하고 자질구레한 일자리를 거쳐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2015년 텍사스 양자폭발사건 6년 후, 여섯 세상 가운데 오토피아 Otopia가 무대다. 원소의 세상 주메논 Zoomenon, 엘프의 앨프하임 Alfheim, 악마의 디모니아 Demonia, 사후세계 타나토피아 Thanatopia가 나머지 다섯이다. Demon을 악마라고 해놓지만 이것 참 어정쩡하다, 어울리는 말은 무얼까? 사신?

과거도 육신(일부)도 잃어버린 전직 외교관 비서 릴라 블랙 Lila Black, 주인공의 개성이 강렬하다. 무쇠팔 무쇠다리, 온갖 무기와 센서로 무장한 수십억불의 여인. 특수요원 블랙의 첫 임무는 인기밴드 노쇼 The No Shows의 엘프 리더 잴 Zal을 암살 위협에서 지키는 것. 위협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수수께끼 속에서 블랙과 잴은 화끈한 모험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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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strangecraft – charles stross

스트로스가 조금 오랜만에 글을 올렸다.

Dr Strangecraft, I presume?

존재론적 호러로 시작하는 글을 대충대충 옮겨보자.

H.P.러브크래프트가 호러를 창시한 것은 아니지만 오픈소스 호러 신화의 시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에 쥐가 날 만큼 고대의 방대한 우주(비샵 어셔가 아니라 에드윈 허블의 천체학 덕에)에 정신없을 지성체들이 가득한데 우리는 그들 발치의 먼지에 불과하다. 이 종말론 속에서 러브크래프트는 서늘한 묵시록의 결말을 만들었다. 어느날 별들이 늘어서고 죽지 않고 잠들었던 존재가 깨어나 지상으로 돌아오리가, 형용할 수 없는 악몽이 산 자들에게 닥치리라. 뭐 그런거다.

예를 들자면.

생각하면 러브크래프트식 신화 속 고대의 귀환은 서구 신화의 진부한 예와 공통된 점이 있다. 내 세대의 성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핵전쟁의 공포와 아마게돈, 묵시록, 과학소설로 비틀면 유일점. (까닭없이 똘똘이들의 휴거일까)

물론 차이점이 있다. 유일점에 관한 한, 별들이 온 다음은 생각할 수 없다. 인류는 주위의 우주를 체록할 지성계 먹이사슬의 우생종이 아니다. 사실은 그들 발 밑의 먼지니까. 기독교 종말론은 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들의 천국, 나머지는 불신지옥) 열핵 아마게돈은 소설에서 정당한 징벌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무시무시하게 묘사된다. (영화 스레드나 소설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그러나 좋은 농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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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colony – john scalzi

마지막 식민지 스캘지의 글솜씨는 여전하다. 1,2편에서 지구를 떠나 회춘과 모험을 겪은 주인공 페리는 식민지 행성 허클베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를 다시 끌어내는 매끄럽다. 애매하지 않고 명료한게 스캘지의 장점이다. 세력다툼의 정치는 미국에서는 흔한 일. 찌르고 피하는게 기술이자 묘미다. 신 개척지 로어노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후발국에서 온 개척자들은 우리같은 이점을 지니지 못했소”, 트루히요가 말했다.
옆에 앉은 사비트리가 긴장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식민연합 CU이 개척사업을 전담하기 전 서방국가들에서 비롯된 구개척지들의 거만함은 언제나 그녀를 경악케 했다.
“어떤 이점 말인가요? 존과 나는 ‘그 개척자들’과 후손들과 함께 7년을 살았습니다. 여기 있는 사비트리 처럼. 이 자리에 앉은 여러분에게서 특이할 만한 이점은 느끼지 못하겠는걸요.” 제인이 말했다.
“어쩌면 내 표현이 부족던 것 같소.” 트루히요는 유화적으로 칼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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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tross @borders – 07/29/2008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보더스 책방찰스 스트로스 Charles Stross가 왔다. 신작 스페이스 오페라 토성의 아이들 Saturn’s Children 홍보차 낭독과 사인을 위해서.

처음에는 스무 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조금 늦게 온 사람들까지 하면 서른 명은 넘었던 것 같다. 최근 사진 그대로, 까까머리에 수염, 볼록한 배 :p 처음부터 조금씩 건너뛰면서 책을 읽었다.

이 쯤 하면 아시겠지만, 주인공 프레야 Freya는 사람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에, 진짜요? :p

Q&A 가운데 기억나는대로 옮긴다.

  • 유일점 Singularity에 대해 더 쓸 생각은 없는가?
    Singularity Sky에서 쓸 만큼 썼다고 생각한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쓰겠지만 지금으로서는.
  • 세탁소 연작물(밥 하워드)에 대한 계획은?
    다음에 나올 단편집 다음에 하나 나올거다. 세탁소 이야기는 앞으로도 쉬엄쉬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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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tor.com 새 단장 外

출판사 토르 Tor.com가 새 단장을 했다. 스캘지, 윌슨, 터틀도브 등등 소설을 골라 통째로 올리고 표지도 고해상도 이미지로 인심까지 썼다. 모르면 후회한다. 😉


찰스 스트로스가 순회공연 길에 올랐다. 다음주 29일에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온단다. 토성애들 Saturn’s Children을 사서 서명을 받을 기회다. :p


10월에는 캐롤이 온다고 한다. 최근 블로그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옮긴다. 어색한 번역이 원문의 맛을 아주 잃지는 않았으면.

우리는 각자의 진짜 커다란 희망이었고 운좋게도 재빨리 이를 알아차렸다. 행운이 당신 앞에 갑자기 나타나면, 의심을 갖게된다. 뛰어들까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외로움의 시간을 충분히 보낸터라 같이 있으며 만족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해서, 너무 뜸들이지 마시라.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릴케는 카푸스의 시를 베껴 답했다. ‘이제 내가 이 사본을 보내는 이유는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의 필적으로 재발견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으로 충만한,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를 당신이 처음 보듯 읽는다면, 얼마나 당신 자신의 것인지 당신의 영혼에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위인이 팬의 시를 손으로 베낀다는 생각은 언제나 나를 깊이 감동시킨다. 그 너그러움! 누가 그런 생각을 할까?
그리고 나는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나의 존재와 믿음을 많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도장을 찍어 내가 처음 보는 것 처럼 내게 되돌려 주었다. 타인이 그들 자신의 시각으로 고쳐 당신을 당신 자신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욕구, 어쩌면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