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ttered Pillars – Elizabeth Bear

shattered pillars 엘리자베스 베어의 소설 부서진 기둥 Shattered Pillars은 영원의 하늘 두번째 권이다.

역사소설이나 대체역사는 아니고, 몽고제국과 주변을 바탕으로 지형과 이름들을 가져다 바꾸고 자유롭게 만드는 이야기인데, 다양하고 복잡하여 개성이 있다. 조용한 테무르는 숙부의 반란으로 가족을 잃고 쫓기는 신세, 야망 없던 그는 자발적인 영웅이 아니다. 애정없는 정략결혼의 실패로 살기 위해 여성이 아니라 마법사의 길을 택한 사마르카 역시. 그들을 이어주는 것은 공동의 적.

전편의 혼돈이 이어진다. 라하진의 무명파 the Nameless의 수장 알-세퍼 al-Sepehr는 무크타르 아이-이도지.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이 강력한 서역의 마법사는 그들이 믿는 학자신 Scholar-God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계교를 편다. 라사 제국에는 역병이 번지고 수도 처레피스의 마법사들은 속수무책.

“학살은 이렇게 시작해. 이런 도시에는 오랜 원한이 너무 많고, 인종이 너무 다양해. 정치적인 불안정이나 치안대가 바쁜 틈을 타서 누군가 묵은 원한을 풀려는 생각을 하면, 어느새 폭도가 도시에서 숙적을 솎아내고 사람들은 목이 잘리거나 강간을 당하거나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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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Eternum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중편 영원까지 Ad Eternum는 뉴 암스테르담, 돈 세바스티앙 이야기다.

애비게일 아이린 개릿 Abigail Irene Garrett의 장례식을 치르고 뉴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흡혈귀는 잭 프라이어 Jack Prior라는 이름으로 비행기를 탄다. 비행선을 타던 시절보다 한결 수월해진 대륙간 여행.

존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되풀이되는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 이름을 만든다고 흡혈귀는 깨달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관심을 위해 짖는 개와 다르지 않다.

영원은 아니나 길고 오랜 시간에 지친 그의 귀환을 맞은 것은 시대의 변화 혹은 되풀이되는 인간사. 과거의 연과 현재의 만남을 이어주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보는 짧지만 흥미로운 인사.

Range of Ghosts – Elizabeth Bear

SF, 대체역사를 비롯해서 신화고전을 새롭게 엮어내는 솜씨를 보여준 엘리자베스 베어의 새 소설 유령산맥 Range of Ghosts은 칭기즈칸의 후예, 몽고 유목민 이야기다. 판타지 대하소설이랄까?

전설의 주인공 테무르 Temur가 활을 당기는 표지는 도나토 Donato Giancola의 작품이다.

몽고제국의 황제 몽케 칸(헌종)이 세상을 떠난 후 전쟁터에서 테무르는 눈을 뜬다. 역사에서는 성종이 될 주인공은 목에 칼을 맞고 죽다 살아나, 그 상처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형 쿨란은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테무르는 자책한다.

테무르는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일몰 후의 암흑은 그에게 암울하기 그지 없었으나, 마침내 은빛이 드러낸 것은 더 나빴다. 잔혹한 그림자가 한 시신에서 다음으로 미끄러지는 것 뿐 아니라, 그 빛의 근원이. Continue reading

Grail – Elizabeth Bear

야곱의 사다리 마지막 3권의 제목은 성배, 그레일 Grail. 신임 선장 퍼시발과 엔젤 노바가 이끄는 우주선이 쉴 수 있을 별을 찾았는데, 이미 정착한 이들이 있다. 거기다 외계인이 아니라 지구에서 온 인간이다.

“도둑정부 the Kleptocratic government와 그들이 당신 조상들에게 한 일이 마지막 추가 되었고, 여론이 정신정화 rightminding에 찬성했습니다. 처음에는 치유불가능한 이데올로그와 범죄자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었죠. 그리고 도둑정치가와 사상병자들. 자본주의와, 용서하세요 – 진화론 같은 파괴적인 신념체계의 사제들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당신들이 떠난 다음에 일어난 일이죠. 결국 정신정화를 거친 인구가 과반수가 되었고 의무적인 절차가 되었습니다. 지구의 마지막 대규모 전쟁이었죠. 이후로는 협상과 타협으로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콘 Conn 패밀리가 나노기술로 만든 심비온트 symbiont를 통해 개체의 생존을 꾀했다면, 배드 랜딩(정착민들은 그레일이라 부르지 않는다)의 사람들은 사회유지를 위해 정신을 교정했다. 서로 다른 이들이 타협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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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hite City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신간 화이트 시티 The White City는 뉴 암스테르담 이야기다. 전편 비밀의 7보다 이전, 20세기 초의 모스크바와 19세기 말이 겹쳐 전개된다. 뉴 암스테르담 전후인 셈이다. 등장인물이 조금 다른 두 시대의 모스크바를 이어주는 것은 세바스티앙 Sebastien de Ulloa과 잭 Jack Priest, 그리고 이리나 Irina.

비켜난 그를 지나 들어간 방의 첫 인상은 무척 붉다는 것이었다. 도시의 외관은 종종 삭막하고 회색, 코트, 바지와 드레스는 거리의 먼지를 빨아들이듯 잿빛이나 검정이지만, 러시아인들은 그 색상을 좋아했다. 특히 황금과 어울렸을 때. 그렇지만 잭은 그들은 뭐든지 에나멜을 입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집과 아파트는 에나멜, 선조 세공, 동판과 보석처럼 깎은 빨간 유리로 가득했다.
암흑과 황량한 추위를 싸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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