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에 근대사 연구가 활발하다. 미시사 관련 책자들이 나오기도 하고 쟝르 문학도 질소냐, 세기말 오컬트나 환상무협을 넘어 추리소설은 어떨까.
설홍주와 왕도손은 당연히 홈즈와 와트슨(이 더 익숙하다)의 假借다. 400페이지 남짓 한 책에 다섯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일제시대 서울을 무대로 이런저런 인용과 함께 두 청년의 모험을 따라가는 것도 심심치 않다. 역사적 사실을 짜투리로 일경과 유한계급, 이방인들이 공존하는 경성은 괜찮은 무대가 아닌가.
변사처럼 구절구절 해설을 덧붙이는게 장황해서 아쉽지만 가볍게 읽는데 나쁘지 않다. 짬뽕 생각도 나게 하는데 :p
사회적 모순에 대한 근엄하지 않은 비판, 강준만의 글은 여전히 날카롭다. ‘서울이 만원’이라는 말이 나온지 40년도 넘었다. 그간 오른 물가와 화폐가치를 따지면 이젠 얼마나 할까?
超집중화 hyper-centralization란 정치적 권력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자원들이 지리적,공간적으로 서울이라는 단일 공간 내로 집중됨을 의미한다. .. 정치적 차원에서 집중화는 모든 정치권력이 정점으로 집중됨으로써 피라미드적인 위계적인 구조를 만들어내며, 중앙집중화의 인과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던 정치를 비롯하여,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의 중요 부문에서의 엘리트들이 서로 중첩됨으로써 동심원적 구조를 갖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선진화’, ‘경쟁력’, ‘선택과 집중’, ‘파이 키우기’ 등등 다양한 수사 속에 서울은 더 커졌고 복잡하다. 다 같은 삽질이더라도 행정수도가 그럴듯 해보였다. 뜬금없는 ‘관습헌법’이 나왔고, 운하가 나왔지만. ‘내부식민지’같은 말보다 현실이 더 와닿는다. Continue reading →
플리트 폭시즈 Fleet Foxes는 시애틀 밴드. 작년에 나온 첫 정규 앨범은 여기저기서 꼽아주었는데, 동감이다. 고교친구 로빈 페크놀드 Robin Pecknold와 스카일러 스켈셋 Skyler Skjelset이 만나고 부모들도 60년대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나. 이들 역시 마이스페이스와 입소문으로 성장한 밴드 되겠다. 거기에 텍사스 축제 SXSW.
필모어가 보통 그렇지만, 사진기를 못가져가서 흐리멍덩한 전화기 사진이 전부다. 무대 앞에 섰던 자리는 기타 모니터 앞이라 소리가 너무 쨍쨍거렸다. 나중에 뒤쪽이나마 가운데로 가니 소리가 제대로 들리더라.
이 동네로 이사올까 농담을 꺼내던 페크놀드, 베건 식당에 반했다나. 덩컨 브라운의 내 외아들 My Only Son을 중간에 혼자서 불렀다.
스켈셋의 기타는 가까이에서 너무 잘 들었다. :p 스켈셋 말고는 다 함께 노래도 불러서 하모니. 조시 틸먼의 묵직한 드럼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따나 블로고떼끄 비디오라도.
온두라스에서 미국까지, 중미의 지리는 낯설고 주머니에서 꺼낸 지도 속 미국은 저 경계 너머의 나라다. 미국에서 추방당한 아버지를 처음 만난 사이라 Sayra. 아버지는 그녀를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어한다. 화물차 지붕에 탄 채 구아테말라를 지나 멕시코로, 사람들은 국경 경비대의 눈을 피해 여행한다. 고생스러운 희망의 길.
십대 캐스퍼/윌리는 갱단의 중견. 꼬마 스마일리를 마라 살바트루차 Mara Salvatrucha에 끌어들인다. 잔혹한 신고식을 후회하는 마음은 들지 않을까. 마라 La Mara 혹은 MS-13이라고 불리는 이 범죄집단은 중미 그리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쟁고아로 미국으로 와서 갱단에 들어가고 추방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악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