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house @swedish american hall – 09/28/2008

나사로 Lazarus는 샌프란시스코 밴드. 거인 트레버 몽고메리 Trevor Montgomery와 캐서린 시크리스트 Kathryn Sechrist, 켈리 닐랜드 Kelly Nyland 셋. 기타 선율이 반복되고 저음의 목소리가 깔린다. 성긴 음악에 Low도 떠올렸지만, 목청을 높이면 닉 케이브 생각도 난다. 기묘한 고딕 가스펠 블루스.


매릴랜드 밴드 Beach House는 알렉스 스칼리 Alex Scally와 빅토리아 리그랜드(르 그랑?) Victoria Legrand. 이름처럼 여름에 만들었다는 밴드. 낯설지 않은 세션 드러머와 함께 스컬리의 기타와 샘플러, 리그랜드의 건반과 노래로 짜여진 해변의 집. 리그랜드는 오르간처럼 건반을 연주한다. 고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큰 눈이 꿈꾸듯, 스티비 닉스매지스타가 생각이 났다. 한 음악 하는 집안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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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luhoval jsem anglického krále – jirí menzel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남자 I Served the King of England (Obsluhoval jsem anglickeho krale)는 이리 멘젤 Jirí Menzel이 대본을 쓰고 감독한 체코 영화다.

감옥을 나온 얀 디티 Jan Dítě가 국경지대의 폐촌에 정착하면서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이야기. 키 작은 젊은 디티는 부자들의 생활을 보고는 자신도 부자가 되어 그들처럼 살리라 결심한다. 열차로 등장하는 유대인 사업가 월든은 돈의 위력을 보여주고 취직을 도와준다.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수석 웨이터 스크리바넥은 고객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아는 이상적인 웨이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설픈 한국어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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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tophet – gregory frost

그림자다리 하편. 바드섐의 동료이자 레오도라의 스승 소터가 숨겨온 비밀이 밝혀진다. 용사발 dragon bowl에서 신의 부름을 받은 레오도라는 ‘선택’을 해야한다. 무얼 고르는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깨어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다나.

왜냐면, 인생의 커다란 퍼즐은 네가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지. 건네줄 수 없는 것이지, 네가 걸어야 할 패턴을 바꿀 정보를 줄 수 없다. 미로. 미도다. 호의로 모양을 바꿔놓을 수 없는, 네 것이야. 네 자질을 시험해야 하니 아무도 간섭할 수 없다. 게다가, 내가 한 말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야.

바보의 다리 Pons Asinorum를 찾고 위험에 빠지는 동안 레오도라와 디베루스는 자신과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된다. 경간 마다 이야기를 찾고, 새로운 이야기를 모은다. 비슷한 이야기에 다른 이름의 인물이 나오기도 하고, 결말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도 같은데, 숨은 고리를 찾는 동안 이들의 모험이 이야기가 된다. 처음부터 그러지 않았던가.

당신이 전하는 이야기 가운데 옛날 실재했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얼마나 되는가. 그리고 돌멩이 몇 개가 다른 것, 가짜로 바뀌면서 이야기가 된다. 실재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는 다른 길을 간다. 마치 갈림길 처럼. 우리 자신의 이야기는 단 한번 공연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줄거리가 또렷하니 전편보다 선명하다. 여러가지 설화의 영향이 뒤섞여 있는게 개성이다. 거창하고 흥미로운 설정에 다양한 무대가 재미있다. 전체보다 조각이 더 반짝거리는 아쉬움. 특정 종교와 무관한 환상 성장물.

shadow bridge – gregory frost

그레고리 프로스트의 그림자다리 소설은 두권짜리다. 500쪽 좀 넘더라도 한 권이었으면 나았을텐데.

이야기고기 storyfish로 시작된 그림자다리의 세계. 망망대해에 다리가 이어진다. 경간 俓間|span마다 문화가 다른 기묘한 다리세계.

우리 가운데는 바보들이 있지. 너는 젊어서, 나는 술에 취해서. 그리고 약점에 굴복하지 않으려 애를 쓴다. 그러나 레아, 네 삼촌은 바보 중에서도 최악이야. 확신에 찬 바보. 자부심과 원한으로 확신하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기 논리에 집착할수록 더 틀리지. 더 독해지고.

그림자 인형극의 전설적인 존재 바드섐 Bardsham의 딸 레오도라 Leodora는 외삼촌네와 살았다. 촌구석 부얜 Bouyan에서 생선을 팔았다. 호기심과 재능은 피에 흐르는지 레오도라는 운명의 부름을 깨닫게 된다. 순종하지 못하는 용감한 주인공은 완고한 마을과 고루한 풍습을 깨트리고 여행길에 오른다. 이야기를 찾고, 또 들려주는 길에는 모험과 수수꼐끼가 그득하다. 다채로운 묘사와 이야기가 꼬리를 문다. 다리에 오르는 모험은 겨우 시작이지만.

니키 단조의 유령은 일본설화다. 그도 그럴 것이, 경간 이름이 백귀야행 Hyakiyako이니. 여우요괴 Kitsune와 너구리요괴 Tanuki가 바둑을 둔다.

도미노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잭스의 여행과 공연, 모험. 그리고 신이 내린 악사 디베루스를 만나게 된다. Vijnagar, Hyakiyako, Colemagne.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꿈, 이야기, 그림자, 인형극. 신화, 설화, 전설.. 이야기꾼과 이야기, 그 안팎에 대한 이야기. 뭔가 상징이 숨은 것 같은데 아쉽기도 하다.

man on wire – james marsh

외줄타기를 처음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왜?”라는 물음은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라 필립 프티는 고개를 젓는다. 법 집행에 엄격하고 너무 실용적이라는 70년대의 미국인들은 요즘 보면 꽤 인간적이고 낭만을 알았던 것 같다. 준법과 법치를 외치는 21세기 아닌가. :p


높은 곳을 오르고, 외줄에 의지한 채 허공을 걷는 일은 프티에게는 인생의 집착이다. 실족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이루려다 맞는 죽음이 값지지 않느냐고 말하는 눈빛이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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