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luhoval jsem anglického krále – jirí menzel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남자 I Served the King of England (Obsluhoval jsem anglickeho krale)는 이리 멘젤 Jirí Menzel이 대본을 쓰고 감독한 체코 영화다.

감옥을 나온 얀 디티 Jan Dítě가 국경지대의 폐촌에 정착하면서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이야기. 키 작은 젊은 디티는 부자들의 생활을 보고는 자신도 부자가 되어 그들처럼 살리라 결심한다. 열차로 등장하는 유대인 사업가 월든은 돈의 위력을 보여주고 취직을 도와준다.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수석 웨이터 스크리바넥은 고객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아는 이상적인 웨이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설픈 한국어까지 😉

디티는 체코말로 아이다. 생각없지만 약삭빠른 그는 부와 향락을 누리는 자본가들의 화려한 생활을 관찰하고 그들을 흉내낸다. 호기심으로 돈과 여자를 장난감처럼 여기던 디티. 처음으로 눈높이가 맞는 리자를 만난다. 히틀러의 순혈주의에 사로잡힌 그녀를 따라 디티는 독일군 조력자가 되고 만다. 사랑과 전쟁을 겪고 감옥에서 돌아온 디티는 거울 속의 자신을, 인생을 마주한다.

Bohumil Hrabal의 소설을 각색한 흑백 무성영화, 특히 채플린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디티가 거치는 호텔과 주연의 묘사는 세밀하고 음악처럼 흥겹기까지 하다. 독일 점령 후 SS의 ‘연구기관’이 되었던 한 호텔이 전세의 변화와 함께 다시 탈바꿈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효과를 자아낸다.

밉지 않은 단순치 젊은 디티에 이입하기는 어렵다. 그는 행운과 불운을 같은 음조로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간편하고 흡족한 도덕과 역사의 평가 대신 영화는 거리를 제공한다. 젊음과 경험, 전쟁 전후, 변화 안팎에서 보는 그 거리. 동전을 뿌리고 벌어지는 희극에 낄낄거리던 디티는 국경지대 폐촌에 홀로 남아 귀한 우표를 바람에 날려 보낸다. 독일인과 체코인이 살았던 마을에서 체코인이 쫓겨나고, 전쟁 후 독일인이 쫓겨났다. 복구되지 않고 남은 폐허에 늙은 디티가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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