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던 교가 돌아왔다.
Category Archives: books / 책
아파서 우는게 아닙니다 – 박영희
어느 물에나 큰 고기들이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커다랗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들은 말처럼 쉽게 잘 눈에,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걸으면서, 다리 아프면 앉으면 보이는 세상과 일들을 보자.
시인의 첫 개인 르뽀집이라는 이 책은 삶이 보이는 창에서 나왔다. 길지 않은 글에 담긴 사연들은 절절하고 깊게 가슴을 적신다. 농촌, 광산, 몽골, 도시 이곳저곳, 어디라고 사람사는 이야기가 없을까.
‘마음이, 사랑이, 정이’ 이기지 못하는 세상에 양심을, 의식을, 책임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속보이는 닭싸움은 답이 아닐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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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rror – dan simmons

댄 시몬즈 dan simmons의 최근작 테러 the terror는 1845년 북극해를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북서항로 northwest passage를 찾아 나선 프랭클린 원정대 franklin expedition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실종되었던 함선 에러버스 erebus와 테러 terror, 아무도 귀환하지 않은 원정대의 마지막을 시몬즈는 기록과 연구, 그리고 이누이트 inuit(에스키모 eskimo) 신화와 상상력을 모아 그려낸다.
얼어붙은 바다에 갇힌 배. 봄이 와도 얼음은 녹지 않고 거대한 북극곰이 신출귀몰하며 선원들을 사냥한다. 초자연적인 존재로 여겨 두려워하는 선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진다. Continue reading
dzur – steven brust
파 green onion와 양파 onion, 대수롭지 않은 낱말에 뭔가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파를 좋아하는 어린애는 드물고, 양파를 싫어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 익힌 양파라고 해야 할까.
미각이 날카롭지는 않지만, 괜시리 까다로운 입맛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글쎄. 식구들 다 괜찮은데 혼자만 별난 식성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종교적 문제나 체질상의 문제는 아닌데 말이다. 아주 오래 전, 어렴풋이 화성이나 별똥별과 관련된 뭔가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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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골목길 풍경 – 임석재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찬 도시에서 의미를 잃어가는 골목길. 임석재 교수는 다음과 같이 종합한다.
‘아늑한 휴먼스케일을 유지하며, 차가 다니지 않아야 하고, 근대사의 주역인 서민들이 사는 공간이며, 일상성의 가치가 살아 숨쉬는 동네다. 또한 능선에 나지막하게 퍼져 있어야 하며, 한국전쟁 이후 독재 개발기 때 농촌이 붕괴되면서 대도시로 내몰린 사람들의 군집지이고 별의별 불규칙한 공간의 종합선물세트이며, 귀납적 축적의 산물’이다.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찾고 담는 방법은 역시 발품을 파는 것이다. 저자는 삼개월 동안 여덟 동네, 약 450여 킬로미터 이상을 걸었다고 한다. 그 결실이 정성스럽게 그린 약도와 세심한 관찰, 동네 사람들과의 이야기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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