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암스테르담 속편 ‘비밀의 7‘는 100페이지 조금 넘는 아담한 하드커버. 조금 섬찟한 표지는 전편에 이어 패트릭 아라스미스 Patrick Arrasmith의 그림이다. 1938년 프러시아 점령치하의 영국. 흡혈귀 wampyr 가운데에서도 원로가 된 세바스티앙은 나이든 애비 아이린, 피비와 함께 잭의 꿈을 기억한다. 히틀러가 없는 프러시아, 영국소녀동맹의 두 여학생이 세바스티앙의 흥미를 끌고 그는 모종의 비밀계획에 다가간다.
보도 너머 거리는 몇 마디 깊이 빗물에 잠겨 있었다. 겹치고 덮인 동그라미들에 토막나고 뒤섞인 문양들. 수천 가지에서 한가지 일을 골라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전쟁은 그런 것이다. 역사, 국가도. 누구라도 한가지 물건의 테두리를 그리고, 그 안에 온전한 별개의 것 처럼 따로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지도는 영역이 아니라서, 그 임의의 선 하나에 다가가는 순간 그 선이 가로지르는 갖가지 일들을 보게 된다. 인과라는 거미줄에는 모든 선택과 반작용이 하나하나 엮여있어서 끊지 않고 한 가닥 만 끌어낼 수 없는 법이다.

2007년 나온 엘리자베스 베어의 소설 
2008년 생을 마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