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rsions – Iain M. Banks

inversions 이언 M.뱅크스의 소설 Inversions는 1998년 작이다. 도치, 역전, 거꾸로 한다는 의미의 인버전은 전형적인 팬터지를 좀 거꾸로 뒤집은 SF다.

천재지변으로 제국이 멸망하고 자칭 황제들이 난립한 중세 수준의 봉건 문명.
머나먼 곳에서 온 의사 보실 Vosill의 이야기와 계몽군주 얼린 UrLeyn의 경호대장 드와 DeWar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펼쳐진다.

화자인 엘프 Oelph는 보실의 조수이면서 다른 주인 ‘마스터’를 섬기는 첩자다. 퀸스 왕의 총애를 받는 보실은 문명이 발달하고 평등한 드레진에서 왔기에 의심과 시기의 대상이 된다. 남녀와 신분의 차별이 확실한 왕국에서 혼자 깨어있는 의사를 감시하는 조수의 시각으로 왕실과 귀족사회의 술책과 갈등이 조금씩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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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 – 떼오도르 폴 김

주거와 다양한 활동을 위한 도시는 문명사회의 생활형태. 대한민국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언제나 건설과 재건축이 일어나는 우리의 도시는 밀집성에서나 콘크리트의 외양에서나 영화나 사진에서 보는 외국의 도시들과 무척 다르다. 단순한 기능이나 경제적인 이익을 넘어서 건강한 환경이나 미적인 고려, 안전과 역사적인 유산이 되는 도시는 사고와 진리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도시의 정의와 이론, 역사 그리고 예술성, 미학적 가치의 기준, 나아가 그 사회학적 주요인을 찾는 400여 페이지의 책. 편집도 깔끔하다. 이론적인 설명이 과하지 않고 예를 들어 평이하게 이어가는 전반부는 여행 같다.

도시는 행복한 삶을 주제로 만들어진 무대이므로 시민들의 삶이 멋지게 펼쳐야 한다. Continue reading

The Player of Games – Iain M. Banks

the player of games 이언 M. 뱅크스의 컬처 소설 두번째인 게임의 고수 The Player of Games.

컬처에서 게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고수 저노 모라 거르기 Jernau Morat Gurgeh. 과연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 정해주는 사람 찾기가 어렵다.

‘모든 현실은 게임이다. 우리 우주의 근간을 이루는 물리학의 근본은 꽤 간단한 규칙들의 상호작용과 운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가장 우아하고 최상의, 지적으로나 미적으로나 만족스러운 게임에도 똑같은 설명이 통한다. 아원자 수준에서는 완전하게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기인하는 미래는 알수 없고,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변화의 가능성, 성공, 승리라는 촌스러운 단어의 희망을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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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apture of the Nerds – Cory Doctorow and Charles Stross

the rapture of the nerds 코리 닥터로우찰스 스트로스가 같이 쓴 소설 얼간이들의 황홀경 The Rapture of the Nerds는 싱귤래리티, 인류후 그리고 어색한 사교적 상황에 관한 이야기 A tale of the singularity, posthumanity, and awkward social situations 다.

유일점, 싱귤래리티는 점진적인 기술의 발전이 어느 순간 차원을 달리하는 변화를 가져오는 순간 그러니까 초지성의 도래 같은 얘기다. 작가 버너 빈지가 퍼뜨린 말인데, 커즈웨일이 이걸로 더 재미를 보았다. 기독교에서는 ‘휴거’라고 하는 Rapture는 SF에서는 그런 유일점, 생각처럼 마음같지 않은 육신의 한계를 벗어나는 미래를 가리키는 말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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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 – Jack Womack

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 미국 작가 잭 우맥 Jack Womack의 소설 무의미한 폭력의 마구잡이 행동들 Random Acts of Senseless Violence는 1995년에 출간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회자되어 궁금했던 책은 근미래의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씌어졌다.

주인공 롤라 하트는 열두 살 소녀. 맨해튼에 살면서 사립학교를 다디던 롤라의 가정은 부자는 아니지만 행복하다. 아기인형을 안고 다니는 고집장이 동생과 섬세한 엄마, 영화 대본을 쓰는 아빠. 학교에서 말썽부리는 친구의 곤경을 염려하는 착한 롤라의 삶은 빠르게 변하는데, ‘앤’이라고 이름을 지은 일기장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커틀러 선생님은 오늘 아침 얘기할때 이상하게 굴었다. 마치 우리가 물기라도 할 것 처럼. ‘왜 그러세요’ 사무실을 나설 때 내가 물었다. ‘무슨 말이니’ ‘아무 것도 아니예요’ 그녀는 우리가 먼지나 뭐처럼 바라보았다. 화내지 않도록 말할 수가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갑자기 너무 로리같아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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