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는 매체다 – nytimes

카페인 섭취 전 일요일 아침, 몸이 일어나도 머리는 평일의 관성과 중력 사이에서 깨려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흥미로운 기사를 찾고 읽는데 도움이 된다. 기사 내용이 나 자신에게 역설이 되기도 한다. 데이빗 브룩스의 글을 대충 옮겨본다. 자르고 줄이면 솔깃하지만 편파적인 손바닥 분량의 기사가 되기 쉬운 글의 전형이다. 어디서 벌써 일어난 일일까?

The Medium Is the Medium – NYTimes.com

테네시 대학의 리처드 올링턴 팀의 연구.
852명의 학생들을 골라 학기말에 원하는 책 12권을 집에 가져가도록 했다. 3년간의 연구에서 12권의 책이 여름학교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 방학동안 학습능력을 잃는 “여름 미끄럼” 현상이 상쇄되었다.

샌포드 공공정책 연구소의 제이컵 비그도르와 헬렌 래드는 북캐롤라이나의 5학년생 50만 명을 연구했다. 고속 인터넷과 수학, 독서 성적. 인터넷이 학습에 도움이 되기 보다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이 연구는 2000에서 2005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뜨기 전의 자료를 썼다.

니콜라스 카의 책 “얕은 물 The Shallows”은 인터넷이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하이퍼링크 세계와 다중오락이 진지한 묵상이나 깊은 생각에 잠기는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증거로 많은 양의 연구결과를 인용한다.

게임과 인터넷 검색은 정보를 처리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은 교육에 위협이 아니라 복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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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이의 꿈 – nytimes

일하려면 책상을, 책장을, 방을 치우고 푸닥거리를 해야하는 만국의 산만한 정신들이여, 기운내시라!

Discovering the Virtues of a Wandering Mind – NYTimes.com

마침내 하릴없는 백일몽이 관심을 받는다.

백일몽은 정신수련의 실패(이하) 취급을 받곤 했다. 프로이드는 유치하고 신경과민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심리학 교과서에서는 정신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 신경학자들은 뇌 주사 중 돌발적인 활동은 더 중요한 정신기능의 연구를 훼방놓는다고 불평했다.

이제 연구자들이 그 딴 생각을 분석하니 백일몽은 흔한 현상이요, 유용하기까지 한 것이다. 한눈을 파는 정신은 닥친 위기에서 당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장기적 목표를 잃지 않게도 해준다. 비생산적이기도 하지만, 창의력을 기르고 문제를 풀게 돕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 낱말을 보자, 눈, 가운, 바구니. 연결고리가 떠오르는가? 걱정마시라. 이 수수께끼의 과학적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쯤이면 당신의 정신이 잠시 떠났다 오는 “잠복 효과”를 통해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이 컬럼이 아무리 훌륭해도 정신이 산만해짐은 아마 어쩔 수 없을터.

심리학자들이 정의하는 정신적 방황 mind wandering은 백일몽의 한 범주다. 복권 당첨이나 노벨 수상 처럼 온갖 잡생각과 공상을 이르는 것이 백일몽이지만 뭔가 하려고 할때 “일과 무관한 생각”에 빠지는 것이 정신적 방황이다.

하루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사람들을 방해한 심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정신은 깨어있는 시간의 30%를 방황한다. Continue reading

거울아, 페이스북 거울아 – nytimes

예년보다 쌀쌀한 날씨에 햇살은 더 반갑다.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은 배가 고파서 만은 아니다. 화창한 날씨에 즐거워하는 것은 꼬맹이들과 개들 만은 아니니까.

open door

햇살 아래 걷고 보다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허핑튼 포스트에서도 활동하는 에이미 리 볼의 기사를 옮겨본다.

Cultural Studies – Facebook Bios – Truth or Fiction? – NYTimes.com

자기소개서를 쓰는 경우란? 입시지원서, 데이트 서비스, 이력서 그리고 페이스북이 있다.

페이스북 초보의 프로필에는 기본 정보란이 있다. 재치와 지혜, 용기나 수줍음, 개인적인 동기나 직업적인 성의를 선보일 기회다. 관심사와 인용문처럼 기본적으로 추천된 항목이 있지만, 약력이라고 붙은 곳이 문제다. 객관식 아닌 주관식, 논술처럼 텅 빈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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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r obsession – paul nicklen

polar obsession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폴 니클렌 Paul Nicklen의 사진집 Polar Obsession. 극지에 꽂히다, 극지에 사로잡힌 남자 쯤 될까.

북극과 남극에 빠져 사진기를 들고 얼음과 눈밭을 누빈지 20년이 넘은 이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는 캐나다 북부 지방에서 전화, TV, 라디오, 컴퓨터 게임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영하 25도에서 30도를 오가는 겨울. 그는 광활한 공간과 인위가 없는 자연에 매료되었다. 그 곳을 떠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수의사가 되면 진료실에서 하루를 보낼 것이고, 야생물학자는 괜찮지만 정부의 관료체제에 갇힐 것이다.

그래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졸업 시험을 앞두고 결심한 그는 백지에 계획을 그렸다. 사진에 담고 싶은 극지의 생물들, 그를 통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들. 시험에 통과하고 졸업한 그는 생물학자로 일을 하면서 원정에 참여하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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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로잡은 그대, 뉴욕 크레이그 리스트 – nytimes

코레일 사영화와 강력한 경영진의 ‘선진화’를 보면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은데, 전철도 KTX도 아닌 완행열차로 통학하고 통근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날마다 왔다갔다 하다보면 모르는 남이지만 낯이 익고 눈이 맞는다던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크레이그 리스트 Craigslist에도 그런 것이 있다. 이름하여 놓친 인연 Missed Connections. 뉴욕타임즈 기사가 재미있다.

Poetic Connections – Craigslist Inspires Artists, Comics and Playwrights – NYTimes.com

“4호선의 개념녀에게” 같은 짤막한 개인광고가 인기라, 2000년 9월 처음 등장했을때 월 50개에서 요즘 뉴욕에서는 주 8000에 육박한다. 샌프란시스코와 LA가 근접하지만. 세세하면서 즉각적인 감성, 솔직하면서 통렬한 개성, 완벽한 詩감이다. 줄치고 절 나누면 끝이다, 표제어가 이미 제목이다.

뉴욕타임즈앨런 포이어氏만 눈치를 채었을까. 2005년 同紙에 크레이그 리스트 詩가 게재된 후 비슷한 영감을 얻은 이들이 없지 않다. 코미디언, 다큐멘터리 제작자, 극작가와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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