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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goes back but time goes on and farewell should be forever // alfred bester

William Gibson –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에세이 Distrust That Particular Flavor는 200페이지 좀 넘는 가벼운 하드커버다. 뉴로맨서로 잘 알려져 있고, 트위터 계정 @GreatDismal이 활발한 그의 이름은 정치인 안철수를 통해 많이 알려졌다.

기술신봉자가 아니라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술과 유행, 그 이면을 지켜보는 관찰자인 그는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소설을 쓰는 근육과 다른 글을 쓰는 근육이 다르다는 얘기가 서문인 이 책에는 이런 저런 곳에 기고했던 글들이 실려있다.

좋은 번역의 품질에는 원전이 결코 담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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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fabulist – Steven Galloway

the confabulist 스티븐 갤러웨이의 소설 작화가 The Confabulist를 읽었다.

Confabulation은 작화증이라고 하니 작화가라고 해두자.

작화증(作話症), 허담증(虛談症), 공화증(空話症)은 사실에 근거가 없는 일을 말하는 병적 상태를 말한다.

주인공 마틴 스트라우스는 관찰력이 좋은 남자다. 조금씩 기억을 잃고, 자신의 경험이 아닌 새로운 기억을 가지는 증상을 진단받는다. 그리고 그는 더 잃어버리기 전에 남은 기억을 앨리스에게 얘기해주어야겠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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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es of the Sky – Elizabeth Bear

steles of the sky 엘리자베스 베어의 SF 팬터지 3부작 영원의 하늘, 마지막 권 하늘의 기둥들 Steles of the Sky.

고난은 사람을 변하게도 하고 진면목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믿는 이야기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과, 그들이 우리에게 반응하는 태도를 형성하지요.” 그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당신은 고대의 천적에 대항하는 고귀한 약자로 보이고 싶습니까, 불가피하게 짓밟힐 희생자로 보이고 싶습니까?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지 못할 순진한 거부자? 그 소문들 중에는 나의 동료 사마르카-라와 당신의 동서 페이마-차가 함께 도주한 커스닉이 그의 환생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테무르라는 사람이 마법사-왕자의 부활이며 천재지변이 따를거라고 합니다. 혈령, 악마, 전쟁, 화재…”

알-세퍼에게서 훔친 반지로 에렘의 여왕이 된 에덴은 굴림을 부리는 힘을 갖고 테무르에게 돌아가지만, 반지의 위력이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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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Done For Hire – Joe Haldeman

work done for hire조 홀드먼의 소설 Work Done For Hire를 읽었다.

주인공 잭 데일리는 상이군인 출신, 그리 유명하지도 성공적이지도 않은 작가다. 에이전트가 쉬운 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에 승낙하고, 할리웃 영화를 위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연쇄 살인마와 자전거를 타는 변호사/탐정 이야기, 괴물.

업무의 일부로 만든 작품은 창작자가 저작권을 갖지 않는데, 고용 저작물 work for hire라고 한다. 고용되어 만든 작품이랄까, 청부작품? 유령작가, 고스트 라이터인 셈이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운동하는 사람을 잡는 거구의 살인마는 사실 인간이 아니다. 용의주도하게 일을 저지르고 자취를 감추는 괴물의 이야기를 쓰고 선불금에 의기양양하던 잭은 의문의 소포를 받는다.

당신이 한때 했던 일에 10만 불 주겠소. 당슨의 목표는 나쁜 사람이요. 없어지는게 세상에 더 좋은 사람이란데 동의할거요.

착수금은 개머리판 속에 있소.

연락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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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icity – Iain Banks

complicity 작년에 세상을 떠난 이언 뱅크스의 소설 공범 Complicity를 읽었다. 1993년 작, 미국판 하드커버 표지다.

스코틀랜드 지역신문 기자인 캐머런 콜리는 잘났다. 사건에 뛰어들어 밤을 새고도 술과 약을 하고, 애인과의 밀회를 기다리며 게임을 한다. 송고한 기사가 1면에 뜨는 짜릿한 희열을 안다. 헌터 톰슨을 숭배하는 곤조 저널리스트.

사회문제와 비리를 파헤치고, 한편으로 위스키에 관한 기사를 준비하는 그에게 아마도 큰 사건의 정보를 흘려주는 정체불명의 아처라는 사내가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 문제적 인사들을 사정없이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는 연쇄범이 있다. 영화 ‘세븐’이 떠오를 정도의 사건들.

‘원하든 그렇지 않든, 도덕적인 의무는 누구에게나 있어. 그러나 직업, 정치, 군대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해. 적어도 관심 비슷한, 공식적으로 용납할 정도의 유사성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나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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