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브루스트의 탈토스 연작물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주인공이다. 뻔뻔하고 닳았지만 원칙이 있고 거칠고 고집이 세며 말이 많고 솔직하기도 하다. 닥터로우의 말을 빌면 ‘호감가기 십상’이다.
성체가 저렉을 닮은 제갈라는 알에서 깨면 다양한 변태과정을 거친다. 한가지 모양에 머무르지 않고 갈피를 잡기 어렵다. 이동, 변신, 배신.. 복잡한 세상사, 나름의 이유를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꼭 납득하기는 어렵다.
여기서의 문제는 “흑”요술사들이 정말 그랬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그럴 수 있다고 이 여자가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 “어둠”과 “빛” 얘기, 제지소가 많이 떠오른다. 구린내가 난다는 얘기다. 흑도? 백도? 누가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나? 누가 세상을 흑백으로 보나? 상식이 있는 사람이 믿을 얘기가 아니다. 이건 만만한 사람들을 속일 거리다. Continue reading
파 green onion와 양파 onion, 대수롭지 않은 낱말에 뭔가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파를 좋아하는 어린애는 드물고, 양파를 싫어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 익힌 양파라고 해야 할까.
무례하지만 주의력 깊고, 거칠지만 냉정하지 않은 주인공 블라드. 브루스트는 독백을 지루하지 않게 쓸줄 안다. 젤라즈니도 즐겨쓰던 1인칭 시점에 입담과 재치. 의식으로 이어진 짝패 로요쉬의 존재도 거기에 도움이 된다.
일자리를 잃은 프로그래머가 썼던 첫 소설이 저렉 jhereg. 용을 닮은 저렉 로요쉬 loiosh를 부리는 자객이자 해결사인 블라드가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