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사로잡은 그대, 뉴욕 크레이그 리스트 – nytimes

코레일 사영화와 강력한 경영진의 ‘선진화’를 보면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은데, 전철도 KTX도 아닌 완행열차로 통학하고 통근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날마다 왔다갔다 하다보면 모르는 남이지만 낯이 익고 눈이 맞는다던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크레이그 리스트 Craigslist에도 그런 것이 있다. 이름하여 놓친 인연 Missed Connections. 뉴욕타임즈 기사가 재미있다.

Poetic Connections – Craigslist Inspires Artists, Comics and Playwrights – NYTimes.com

“4호선의 개념녀에게” 같은 짤막한 개인광고가 인기라, 2000년 9월 처음 등장했을때 월 50개에서 요즘 뉴욕에서는 주 8000에 육박한다. 샌프란시스코와 LA가 근접하지만. 세세하면서 즉각적인 감성, 솔직하면서 통렬한 개성, 완벽한 詩감이다. 줄치고 절 나누면 끝이다, 표제어가 이미 제목이다.

뉴욕타임즈앨런 포이어氏만 눈치를 채었을까. 2005년 同紙에 크레이그 리스트 詩가 게재된 후 비슷한 영감을 얻은 이들이 없지 않다. 코미디언, 다큐멘터리 제작자, 극작가와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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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돈 (책, 인터넷 그리고 구글)

개중 선전하는 일본의 출판업계도 울상이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재치있는 온라인 활동을 보여온 뉴욕타임즈 역시 2010년 다시금 유료서비스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이 불을 지피고:p 구글책 스캔 프로젝트가 논란을 일으켰다. 국내는 어떤지 모르겠으나(예상 밖으로 조용하다) 이거 작지 않은 문제다. 먹고 살자는 문제, 그 수익구조 문제, 돈 문제 아닌가.

스트로스의 블로그도 의견을 구하고 있다. 곱씹어 생각할 거리를 주는 “돈 문제 (왜 구글은 내 친구가 아닌가)“를 사정없이 대충 옮겨본다.

The monetization paradox (or why Google is not my friend) – Charlie’s Diary

신문은 독자의 구독료로 돈을 벌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광고로 수익을 낸다. 어쩌면 독자 개인은 발행비용의 10%도 부담하지 않을지도. (영국 기준이겠지만) 64페이지 신문에는 6만 단어 이상이 든다. 글쓰는데는 돈이 든다. 재촉을 하고 현장취재 대신 재활용을 시키더라도 하루에 다섯 꼭지 이상 쓰기는 어렵다. 그러면 글쓰는 사람 스무 명에 오탈자에 문법을 교정하고 확인하고 이래저래 편집자 열 명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판, 인쇄 등등. 삼사십에 경영진이 최소, 현실적으로는 200 명 정도 들게다. 부당 반 파운드씩 연 330일을 백만부씩 낸다면 연 1억 8천만 파운드 쯤. 종이, 인쇄, 배포 비용은 계산에 넣기도 전이다.

상당수의 신문은 실제 기자와 편집자 수를 줄여 비용을 깎는다. 연합뉴스, AP, 로이터 등등 덕이다.

장부 상으로는 말이 된다. 기자 80%, 편집자 50% 줄이면 이 가상의 40인 신문사는 30명 줄여 연 90만 파운드를 절약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신나간 짓이다. 결산에서 1,2% 아끼느라 독자를 엿먹이는 짓이다. 정기물을 살리는 것이 구독자요 그 숫자가 광고단가를 결정한다. 독자를 줄이는 수는 광고수익을 줄이고 인터넷 광고와 경쟁한다는 것은 재앙이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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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dolce video – nytimes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따르자면 사업은 키워야 하고, 커야 산다. 먹고 먹히는 육식정글, 프렌차이즈가 유행 아니던가. 외식업, 유통업, 교육 등등. 거대하고 화려한 마트에 구멍가게는 버틸 수 없다.

그러나 다수의 선택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다수결을 민주주의의 기본이라 믿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은 대세와 일치하는 코드를 타고난 행운아일지도 모른다.

크지 않고 변하지 않고 생존할 수는 없을까? 다양한 색깔이 자리를 찾는 뉴욕에서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아니면 없는 곳 없는 인터넷의 물결을 원망하랴. NYT에 난 소피아 홀랜더의 기사, 김氏네 달콤한 비디오 이야기가 흥미롭다.

La Dolce Video – NYTimes.com

건장한 한국 이민 김용만氏가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비디오 대여점을 연 것이 1987년, 다양한 8000여 영화가 있었다. 독특한 영화에 돌아선 이도 있었지만 모험심 넘치는 단골들이 늘어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영화들로 55000개로 늘었다. 인터넷의 강자 넷플릭스 Netflix가 등장하기 전까지.

90년대 전성기 20만 명을 넘던 고객이 작년 말에는 고작 1500여 명이 단골로 남았다. 컬트 팬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추억을 간직하고 떠나간 것이다. 지난 9월 그는 공개 도전장을 냈다. “지난 20년 간 김氏네를 성원한 고객들에게 소장영화를 열어줄 후원자를 구합니다.” 세가지 조건이 있었다. 소장품을 유지하고, 추가하고, 회원 및 대중에게 개방할 것. 많은 신청에도 불구하고 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없었다. 단 하나를 제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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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컴퓨터를 싫어한다? – nytimes

이공계 고등교육과 성적 편향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 뭐가 새로울까, 랜들 스트로스 Randall Stross의 흥미로운 기사를 옮겨본다. 법조계 및 정치인과 검열, 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p

What has driven women out of Computer Science? – nytimes

어릴때 참가했던 컴퓨터 캠프의 남녀 비율은 왜 6:1일까, M.I.T.의 대학원생 엘렌 스퍼터스는 궁금해했다. 왜 M.I.T. 전산학부에는 여학생이 20% 뿐일까? 그녀는 여성이 그 분야를 멀리하게 된 문화적인 편견을 분류하여 124쪽 논문 “왜 여성 전산학자는 드문가?”을 발표했다. 1991년.

그 후로 전산(computer science) 분야는 괄목할 변화를 겪었다. 오늘날 전산을 선택하는 여성은 더 줄었다. 그 원인은 논의의 대상이다.

1991년 당시 여성 전공자가 적었던(under-representation) 까닭을 설명하는 일은 다른 기술 분야에도 적용된다는 것이 특히 곤혹스러운 일이다. 거의 모든 기술 분야에서 여성은 대체로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다. 과학, 기술 분야 전반을 고려해 보자. NSF 조사에 따르면 학사학위를 받는 여성의 비율은 1984-85 당시 39%에서 2004-5 51%로 올랐다.

그러나 전산 분야에서 여성의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2001-2년 전산학부의 여성비율은 28%였다. 2004-5년에 오면 22%. 컴퓨터연구협회의 자료를 보면 M.I.T.같은 연구중심 대학에는 여성이 더 적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전산전공 학부생이 박사과정에 들어가는 비율은 2001-2년 19%에서 2006-7년 12%로 내려앉았다. 많은 전산학과에서 학부 신입생 가운데 여성은 10%가 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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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잴러즈닉, the affluencer – nytimes

이름이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현실물 혹은 리얼리티 쇼는 기록이 아니다. 시초를 따지자면 40년대 미국의 몰래카메라로 거슬러 가지만 현실물이 유행한 것은 21세기부터다. 듣기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라는데. “유행을 아는 시청자 hip to TV”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잴러즈닉에 대한 수전 도미너스의 기사가 흥미롭다. 광고와 사치를 문화로 승화시키는 그녀를 가리키는 ‘affluencer’는 마케팅 신조어.

The Affluencer – Bravo’s Lauren Zalaznick – Profile – NYTimes.com

4년 전 케이블 채널 브라보로 온 로렌 잴러즈닉. 회색 머리칼, 40대 중역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기호학 전공자. 현실이라면 괴롭지만 보기에 재미있는 것이 리얼리티TV의 공식. 그녀는 이 대중오락 형식을 광고주가 바라마지 않는 젊고 부유한 소수를 위한 ‘명품’ 지향 프로그램으로 바꾸어놓았다.

무인도에서 대도시 번화가로, 벌레와 장애물 대신 디자인, 패션, 요리에서 취향과 신분을 과시하는 리얼리티 쇼. 화사한 사람들이 벌이는 드잡이질과 사정없는 처단. 저질 공식이지만 내용물은 고급은 아니더라도 유행을 선도한다. 취향과 관음증의 결합이다.

VH1의 “팝업 비디오 Pop-Up Video“, 브라보의 “퀴어 아이 Queer Eye for the Straight Guy“, “Top Chef“, “프로젝트 런웨이 Project Runway“. 광고주 가운데에는 상류취향과 소비를 다루는 쇼를 선호하는 회사가 있는 법이다.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브라보의 성장율은 상위 20에 든다. 그 가운데 1/4은 연 10만불 이상을 번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