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ar – Ian McEwan

노벨상을 탄 저명한 물리학자 마이클 비어드 Michael Beard는 크지 않은 키에 배 나오고 머리가 벗겨진 중년남자. 여자와 술을 좋아하는 그는 무엇이든 오래 걱정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재주인데, 다섯번째 결혼생활의 위기로 시작하는 이야기에는 그 재주가 도움이 될까.

비어드는 아인슈타인의 업적에 접목한 광전효과 연구로 노벨상을 탔지만 사생활은 엉망이다. 과거의 영광을 업고 이런저런 직함을 갖고 강연을 다니는 가운데 아내의 맞바람에 상심한다. 다섯번째 아내 패트리스는 집을 고치던 건설업자와 바람이 났으니!

에너지 재생 연구소장이지만 연구에는 관심이 없던 그는 북극원정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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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in Paris – Woody Allen

우디 앨런의 새 영화 파리의 자정 Midnight in Pris은 가볍고 유쾌하다.

길과 이네즈는 약혼한 사이로 이네즈네 부모의 사업 여행에 동행하여 파리로 온다. 할리웃 영화작가로 성공한 길은 소설가가 되는 꿈을 꾸는데, 현실적이자 물질적인 이네즈네에게는 부질없는 공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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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영국

4월에 갑작스럽게 회사 일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영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유럽은 처음이었는데, 하긴 미국 처음 온 것도 출장이었으니까.



브리스틀 Bristol은 영국 남서부 항구도시다. 유서깊은 무역항에 중세부터 산업이 발전했던 곳인데, 실은 포티셰드 등 브리스틀 사운드로 나는 기억한다. 대서양을 횡단하던 범선이 다니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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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의 인문공부 – 슈테판 클라인

슈테판 클라인의 책 하나 더, 다 빈치의 인문공부. 독일어 제목은 Da Vincis Vermächtnis oder Wie Leonardo die Welt neu erfand, 다 빈치가 재발명한 세상 혹은 그의 유산 쯤 되려나.

다 빈치의 사후, 프랑스까지 스승을 따랐던 제자 프란체스코 멜치가 지켰던 유산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지만 그 공책 조각도 범상치는 않다. 좌우를 뒤집어 쓴 글씨와 세밀한 스케치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미술관을 찾으면 사람들이 줄을 서곤 한다.
박학다식한 사람을 일컫는 르네상스적 인간의 대표라고 할 다 빈치는 왜 특별할까?

원본을 보기는 쉽지 않지만 사람들이 널리 아는 모나리자를 통해 그의 그림과 화폭의 이해를 추적하는 1장, ‘시선’이 흥미롭다. 흩어진 사료와 이야기의 맥락을 쉽게 풀어주는 것이 클라인의 재능이다. 전능한 천재도 단순한 환쟁이도 아닌 다 빈치를 찾아서, 전 7장의 다양한 주제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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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a Thy Mistress – Elizabeth Bear

엘리자베스 베어의 고난의 에다 3부작 Edda of Burdens의 마지막 편, 그대의 여왕은 바다 The Sea Thy Mistress. 첫편의 이야기를 다시 잇는다.

뮤레의 입맞춤으로 천사가 된 코헤어 Cathoair는 뮤레의 희생으로 되살아난 세상에서 목표를 잃었다. 해변에 밀려온 아기, 아들 캐스마 Cathmar의 존재가 지지가 될까.

종말을 기대하고 돌아온 헤이테 Heythe는 끝나지 않은 세상에 치를 떤다. 코헤어의 죄책감과 캐스마의 미숙함 사이에서 줄을 타는 헤이테, 마돌 Mardoll, 걸베이그 Gullveig 등 여러가지 이름을 쓰는 계교의 여신을 누가 막을까.

아. 이모겐 Imogen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무슨 까닭에 나를 용서하시나이까?
용서받지 못할 무슨 일을 했던가?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