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s everyday – charles stross by damien g walter@guardian

가디언에 올라온 Damian G Walter스트로스 인터뷰. 설렁설렁 옮겨보자.


“가상현실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사진 잘 나왔네)

SF작가 찰스 스트로스와 이메일을 주고받던 중 – 5년 전 만 해도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가상면담은 꽤 낯선 일이었을게다 – 문자 통신은 이제 거의 해묵은 느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스트로스의 소설에서 발췌했을 법 한 깨달음이다. 요즘 세상에 이메일 테니스는 일상적이라 지루하고, 기술이 규범이 되어 생활을 바꾸는 현상은 그의 소설에서 되풀이되는 주제다. 최첨단 기술에 치중하지만, 스트로스의 세계관은 환상적이면서도 일상적이다.

그는 한가지 공식을 반복하는 상업쟝르의 압력에 반하여 과학소설(SF)의 다양한 하위쟝르를 다룬다. “옛날부터 전업작가가 되려고 마음먹었지요,”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쉽게 싫증내는 성격이라, 비슷한 책을 더 쓰라는 요구를 강하게 거절했습니다.” Singularity Sky같은 스페이스 오페라 뿐 아니라, 러브크래프트風 괴기물+영국 냉전 첩보물 연작, 젤라즈니파이퍼 H Beam Piper를 연상케하는 “팬터지 아닌 팬터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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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용감하다 – 이두호

무식하면 용감하다 ‘바지저고리’만 그리는 만화가 이두호의 만화 인생. 작가의 성장기와 작품들, 한국의 만화 검열과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담겨있다.

1/3 정도를 차지하는 성장기 ‘나 만화 그린다 어쩔래’가 재미있다. 한 우물을 판 고집장이의 이야기에서 사람냄새가 난달까. 만화를 좋아도 했으니, 열거된 작품 가운데 기억이 나는게 적지 않다. 그림솜씨와 개성있는 이야기에 눈을 뜨기도 전에 본게 많아 아쉽기도 하다.

어두운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역에 혼자 서 있던 때의 그 을씨년스럽고 막막한 기분은 아직도 안 잊혀진다. 그 진한 어둠 속에 혼자 있으니 얼마나 외롭던지······. 정말 세상천지에 나 혼자라는 걸 절감한 시간이었다. 그때 누군가 곁에 있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랐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는 여인숙에서 자기도 하고 아는 사람에게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신 새벽의 서울은 오랫동안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이 길을 가려고 했던 게 아닌데 자꾸자꾸 걷게 되는 길. 그걸 사람들은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학교 때 내가 그렸던 첫 장편만화 <피리를 불어라>는 과연 나의 운명이었을까. 단 한 순간도 만화가의 길을 생각한 적이 없었던 내가 우연한 기회에 그리게 된 한 편의 만화가 어쩌면 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결코 순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인생이라면 길다면 긴 길을 걸으며 언제나 함께하는 운명이라면 나는 나와 의견이 다르면서도 함께 붙어 있는 길동무쯤으로 생각한다. 운명은 그냥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수많은 바람들과 현실이 피터지게 싸우며 얻은 나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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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m.disch dies at 68 작가 디쉬 사망

작가 토마스 M.디쉬가 세상을 떠났다.

Thomas Disch, Novelist, Dies at 68 – Obituary (Obit) – NYTimes.com

Locus Online News: Obituary: Thomas M. Disch

어제 본 영화에서처럼 총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유작 The Word of God의 출간을 알리는 글이 “Once a mortal, soon to be in Heaven,” 으로 시작하는구나.

젠장..

랭포드 David Langford의 앤시블 253호에서 옮긴다.

• Thomas M. Disch (1940-2008), US author and poet who began publishing sf in 1962 and gave us many darkly brilliant short stories and novels, committed suicide on 4 July; he was 68. His finest novels were Camp Concentration (1968), 334 (1972) and On Wings of Song (1979); the latter won the John W. Campbell Memorial Award. Brian Aldiss hailed Disch’s early work thus: ‘A genuine pessimist of a new writer has come along, to delight us with an unadulterated shot of pure bracing gloom.’ John Clute’s SF Encyclopedia entry called him ‘the most respected, least trusted, most envied and least read of all modern first-rank sf writers.’ His solitary Hugo was for the entertainingly contentious The Dreams Our Stuff Is Made Of: How Science Fiction Conquered the World (1998); ‘The Brave Little Toaster’ (1980 F&SF) won a BSFA award and was filmed. I admire his work very much indeed.

도자기 – 호연

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 네이버에 연재했던 웹 만화 도자기가 책으로 나왔다. 웹에서 가끔 본적이 있는데, 적당하게 두툼한 책이 예쁘다. 웹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책장을 넘기는 맛만 할까. :p

고고미술사학을 공부한다는 상황을 독특한 소재로 근사하게 활용했다. 도자기, 신변잡기, 주위의 사람들을 퐁당퐁당 그려낸다.

짤막짤막하게 넘어가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참한 만화. 선물감으로도 훌륭하다. (잘 봤습니다 :))

서울시청 광장의 촛불과 캘리포니아의 산불, 불꽃놀이와 장마 처럼 연관이 없을 일에서 의미나 답을 찾는게 사람의 마음일까, (바쁠수록) 백일몽에 잠기는 게으름일까. 아스트랄계의 공식에 의하면 놀고먹었다니 흐 :p

책에 대한 기억과 장소 혹은 상황에 대한 기억은 Eels 말 따나 ♫selective memory, 기억 마음대로 인걸까. 기억에 따로 마음이 있을리 없지만, 호젓한 추억이 쓰지 않다면 괜찮지 않을까. 여름의 더위와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다들 건강하시라. 색깔이 이상한 물이 당신을 피해가기를.

acacia – david anthony durham

by David Anthony Durham 캘리포니아 프레즈노에 사는 카리브계 미국인 데이빗 안소니 더램 David Anthony Durham의 첫번째 환상소설 아카시아|아케이시아|Acacia. 제1권 메인 전쟁 The War with the Mein.

아카시아 제국의 왕 레오단 아카란|어케이란 Leodan Akaran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와 하고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다감한 아버지. 그가 자객의 칼에 쓰러지고 동토에 유배된 메인족 Mein 수장 해니시 메인 Hanish Mein의 복수전 속에 알리버 Aliver, 코린 Corrin, 메나 Mena, 다리엘 Dariel 4남매는 뿔뿔이 흩어진다.

두툼한 하드커버, 책장이 넘어가면서 인물과 이야기가 함께 커간다.

아무도 아버지를 선택하지 못해. 너도 나도, 그 누구도 마찬가지. 하지만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면 피할 수 없는거지. 사명을 회피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야.

None of us choose our fathers. Neither you nor I, nor anybody else. But, believe me, when one is born to a calling, it should not be refused. To not do the thing one was born to do is a heavy burden to bear.

더러운 비밀과 이상, 배신과 속죄. 남매는 각기 다른 여정을 거치고 성장한다.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지만 쉬운 답은 보이지 않는다. 해상무역을 독점하고 있는 연맹 the League이 메인을 돕지만 상인은 이익 만을 쫓고, 그들 너머에는 미지의 집단 로산 아크룬 Lothan Aklun이 있다.

‘절대를 신봉하는 것은 바보뿐’이라는데 흑백으로 세상을 보는 단순명쾌함은 어떨까. 현실을 잊는 이야기에서는 괜찮은걸까. 이야기 속에서까지 복잡다단한 삶을 볼 필요는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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