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eel remains – richard k.morgan

the steel remains 리처드 K.모건 Richard K. Morgan의 근작 The Steel Remains는 환상물이다. 영국판 표지가 더 어울리는 것도 같은데, 뭐 좀 다르다. 선악이 명료하지 않고 부조리한 상황에서 겪는, 어둡고 격한 분노를 담는데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작가曰, 한 판 붙자면 ‘총보다 도끼’. 판타지 누아르 – 철은 남는다. 강철무한? :p 3부작 예정이라는데, A Land Fit for Heroes 하면 난세가 영웅을 부른다 뭐 그런 분위기인데?

칼을 휘두르는 주인공 링길 Ringil Angeleyes는 무용담을 팔기도 하고 주점/객점 주인을 돕기도 하는 은퇴한 전사. 은거고수가 강호로 돌아가는 것은 언제나 그렇지만 자발적인 일은 아니다. 가문의 수치인 그를 찾은 어머니는 팔려간 사촌의 구출을 부탁한다.

평원의 유목민 에가 드래곤베인 Egar Dragonbane은 전후 돌아온 고향의 좁은 시각을 견디지 못하고 무당과 갈등을 겪는다.

족장이 칭얼거리기는. 여자애보다 못해. 네 셔츠를 입은 이 여자애는 적어도 미래를 걱정하며 울어, 어쩌면 바꿀 수도 있을 것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과거에 대해 침울해 하는건 얘가 아니야.

기술 문명으로 유명한 키리아스 Kiriath의 마지막 잔류자 아키스 Archeth Indamaninarmal는 황제 지랄 킴란 2세 Jhiral Khimran II 를 모시는 몸이 되었다. 냉소적이고 명석한 엔지니어인 그녀는 제국의 항구도시에 일어난 변괴를 수사하게 된다. 변덕스러운 황제는 어리석지 않다.

외지인과 적들에 대한 그런 얘기는 이전에도 들었으나 대체로 믿지 않아. 너무 간편하잖아. 다름을 다루는 빠르고 쉬운 방법이지. Continue reading

뇌의 왈츠 – 대니얼 j. 레비틴 / 장호연

this is your brain on music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대니얼 J.레비틴 Daniel Levitin의 경력은 독특하다. 음반제작, 음향엔지니어, 녹음엔지니어로 유명한 밴드와 가수들과 일했다. 뇌의 왈츠 This is Your Brain on Music 소개 가운데 ‘신경과학자가 된 락커’같은 표현이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교수이자 사업가인 아버지와 소설가인 어머니. MIT에서 전기공학을, 버클리음대에서 음악을 공부하다 그만두고 밴드를 전전했다. 30대에 학교로 돌아와 스탠포드에서 인지심리학/인지과학을 시작으로 오리건, 버클리, 스탠포드의대 등에서 석박사 및 연구를 이어갔다. 그외에도 코미디언, 자동차 정비기술자, 운전기사, 그래픽 디자이너, 컴퓨터 조작원, TV 수리공, 방문판매원 등등 다채로운 경력을 지녔다고 위키피디아는 전한다. :p

우리 모두는 전문적인 음악 청자로서, 비록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미묘하게 가려낼 줄 안다. 과학은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뭔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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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당신이 책이라면?

animal farm 조지 오웰동물농장이야!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 지도자는 전임자 만큼 나빠지는 법이라는 진리의 산 증인이 바로 당신. 이는 당신을 정서적으로 갈등하게 하고 정신 못차리는 이상과 비극적인 진저리 사이에서 헤매게 한다. 무엇보다, 돼지는 믿을 수 없다. 네 발로 기어다닐 때가 좋았던 것이여.

You’re Animal Farm!

by George Orwell

You are living proof that power corrupts and whoever leads you will become just as bad as the past leaders. You’re quite conflicted about this emotionally and waver from hopelessly idealistic to tragically jaded. Ultimately, you know you can’t trust pigs. Your best moments are when you’re down on all fours.

Take the Book Quiz at the Blue Pyramid.

muse of fire – dan simmons

muse of fire - dan simmons 댄 시몬즈는 하이페리온에서 SF와 문학을 접목한 서사를 썼고, 일리움/올림포스에서 신화에도 손대었다. 100페이지 남짓 되는 아담한 하드커버, 2도 인쇄가 예쁘다.

먼 미래, 인류의 문명은 박제되고 말라버린 지구의 바다는 공동묘지가 된다. 그노시스派 우주에는 통치자 아콘 Archon, 목자 포이멘 Poimen, 지구와 인류를 창조했던 데미어고스 Demiurgos 그리고 신이자 악마인 아브락사스 Abraxas가 있다. 지구극단은 불의 뮤즈號로 노역자와 사무직들을 위한 공연을 다닌다. 허용된 연극은 셰익스피어 뿐.

죽은 자를 위한 7 설법이 마지막 애너그램과 함께 나온다.

Anagramma:
Nahtriheccunde
Gahinneverahtunin
Zehgessurklach
Zun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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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 오창익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부제는 ‘인권 운동가 오창익의 거침없는 한국 사회 리포트’. 오창익의 글은 한겨레에서 본 것 같다. 최근 인터넷판에서 ‘상단주요기사’라는 엄청난 편집상의 모험을 한 한겨레 말이다.

짤막짤막하게 우리 사회의 이모저모를 뜯어본다. 딱히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깊은 이론이나 날카로운 논리를 담고 있지도 않다. 감각있는 조승연의 그림과 함께 일상과 현실에서의 모순과 부조리를 부담없이 몇 페이지씩 보고했다.

글이 좀 산만하지만 한국 사회의 일면이 그렇게 또 드러난다. 원래 그런 것, 관행과 폐단을 안고 외면하면서 나 하나와 가족의 성공을 꿈꿀 것인가. 무력하더라도 의분을 마음에, 손길에 담을 것인가. 평범한 사람들은 그 사이를 오가지 않을까. 자신도 모르게 익숙했던 일상의 반대편에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없을까.

강준만의 한국인 코드와 같이 읽어도 좋겠다.

뜬금없지만 2009년 3.1절, 대한민국 우파는 다 어데로 갔나?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