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rat – william kotzwinkle

doctor ratwilliam kotzwinkle 의 쥐박사 얘기는 1977년 세계 환상 소설로 꼽혔다고 한다.

실험실에서 인간을 위한 과학의 진보과 그에 대한 공헌을 역설하는 dr. rat 의 몸부림과 자연의 필사적인 질주가 겹쳐진다. 얄팍한 페이퍼백인데 책장이 쉬이 넘어가지가 않더란 말인데. 웃겨야 하는 이야기에 웃음이 잘 나지가 않았다.

이념에 사로잡혀 동족과 자연을 멸시하는 쥐박사는 실험실 베테랑, 각종 실험을 거치고 미로에서 돌아버린 자신은 학위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변한다. 고양이 쥐생각보다 더 윗길.

혁명과 환경, 자연과 계급. 다양한 비유와 해석이 가능한 것은 이야기의 힘이라고 볼까.

인간의 이야기는 이 책에는 없다, 굳이 필요할지도 의문이지만.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 이 표지는 쓸만한게 안보여서, 결국 또.
답답하게 죄어드는데.. 이거 어떻게 풀어야 하죠?

on wings of song – thomas m. disch

on wings of song우선 44쪽에서, 몇 년 간 여기 물을 먹으면서 깨달은 얘기 가운데 하나를 새삼스럽게 옮겨보자.

the prisoners ran their prison democratically, which meant, as it did in the bigger democracy outside, that almost everyone was cheated, held ransom, and victimized except for the little self-appointed army that ran the place.

도서관이 아니었다면 언제 보게 되었을지 모르는데, 1978 년 미국 초판 표지가 그 중 마음에 든다. 2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무뎌지지 않은 날카로운 통찰력이라니. disch. 통렬하다는 말이 오히려 좀 모자란다 싶다.

십대의 daniel weinreb, 운명의 장난처럼 감호소로 들어가고, 음악에 눈을 뜨게 된다. 적과 흑에서처럼, 재능있고 배고픈 젊은이의 야심은 매혹적이다. 신사란 예절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 폭력의 암시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이라는 화이팅(whiting)의 얘기나 21세기 암울한 미국의 서사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것은 이야기. 꿈과 희망, 좌절과 치욕, 사랑과 욕심, 삶과 비굴함, 오페라와 피안에의 갈망 보다 더 먼 이야기일까.

무언가를 바라고, 쫓는 동안 내딛는 발걸음에 당신은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갈림길을 몇번이나 지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꼼짝 않고 시간의 흐름을 짚는다고 아무것도 잃지 않을까?

 
 
 
노래는 끝나지 않고 맴돈다. the song does not end..

sleepside: the collected fantasies – greg bear

sleepside
과학소설 작가로 알려진 greg bear 의 환상소설 모음. ibooks 에서 페이퍼백으로 재간했다. ibooks 판의 표지는 이미지가 없으니 하드커버 이미지로 대신.

webster – 사랑을 모르는 노파의 꿈 이야기, 낡은 책장처럼 노랗게 바래고 메마른.

the white horse child – 일곱살 꼬마가 하교 길에서 만난 나이를 알 수 없는 남녀. 인류상 가장 지독하다는:p 병과의 만남이다.

richie by the sea – 해변에 사는 톰과 카렌의 집에 들락거리는 알 수 없는 꼬마 리치, 뭔가 묘하지막 싹싹한 아이인데..?

sleepside story – 없이 사는 올리버네. 밤중의 지하철로 썬사이드로 올리버가 가야 엄마가 풀려난다. 마력과 비밀이 가득한 파크허스트의 집에서는 융숭한 대접을 받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인데.. 네, 미녀와 야수 베어 버전이죠.

dead run – 지옥으로 영혼을 나르는 트럭 운전수 얘기.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것은 천사나 신이 아니었다나.

the visitation – 과학자인 레베카의 정원에 나타난 3위 일체(매트릭스의 트리니티는 아님), 우주의 신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through road no whither – 길 잃은 두 성마른 여행자가 낡고 지저분한 오두막에서 길을 묻지만..

petra – 신의 죽음 이후 혼란에 휩싸인 대성당에는 인간과 석상, 반석인이 경계를 지어 산다. 박쥐같이 작고 못난 화자가 엿보고 엿듣는 사이 뭔가 변화의 조짐이.

the way of all ghosts – 소행성선 thistledown 연작의 외전. 수없이 많은 우주와 이어지는 ‘길’ 에 문제가 일어난다.

tor 에서 나왔던 중단편집과 수록된 이야기가 꽤 겹친다. 총명하지 않지만 재빠른 주인공이 그리는 反지옥 petra 유쾌하고, 어두운 비밀과 마력에 떨어진 올리버의 다운타운 환상 우화 sleepside 이야기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