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이스, 느껴질까 말까한 감각을 찾아서

줄서기에 경쟁마, 안테나로 화제가 되는 아이폰 4. 1세대 아이폰에서 옮기는 입장에서는 시원시원하다. 보기에 좋은 알루미늄은 미끄럽기도 했는데, 강화유리는 손에 붙는다. 싸늘함이 덜하다. 시동은 별 문제 없고, 설정을 잘 챙겨서 옮겨준다. 주소록, 메일, 앱과 음악. 통화기록과 화면 밝기까지. 비밀번호와 잠금은 제외했다. 되풀이할 필요가 없고, 다시 설정할지 모른다는 배려라면 세심도 하다. 스피커 소리가 커졌다. 알람으로는 아쉬울 데가 없다.

짧은 제품 주기를 가진 휴대전화는 유행상품이다. 디자인과 광고를 통한 이미지가 중요하다. 고장나거나 잃어버리거나 그저 싫증이 나는 수도 있다. 신제품을 한 해에도 몇가지나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투자/계획은 어렵다. 아니,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심비안이나 윈도우모바일 등을 선택하고 비교적 작은 투자로 빨리 기획하고 내놓는 사업구조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WM, 안드로이드, 바다를 다 찔러보는 삼성의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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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매체다 – nytimes

카페인 섭취 전 일요일 아침, 몸이 일어나도 머리는 평일의 관성과 중력 사이에서 깨려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흥미로운 기사를 찾고 읽는데 도움이 된다. 기사 내용이 나 자신에게 역설이 되기도 한다. 데이빗 브룩스의 글을 대충 옮겨본다. 자르고 줄이면 솔깃하지만 편파적인 손바닥 분량의 기사가 되기 쉬운 글의 전형이다. 어디서 벌써 일어난 일일까?

The Medium Is the Medium – NYTimes.com

테네시 대학의 리처드 올링턴 팀의 연구.
852명의 학생들을 골라 학기말에 원하는 책 12권을 집에 가져가도록 했다. 3년간의 연구에서 12권의 책이 여름학교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 방학동안 학습능력을 잃는 “여름 미끄럼” 현상이 상쇄되었다.

샌포드 공공정책 연구소의 제이컵 비그도르와 헬렌 래드는 북캐롤라이나의 5학년생 50만 명을 연구했다. 고속 인터넷과 수학, 독서 성적. 인터넷이 학습에 도움이 되기 보다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이 연구는 2000에서 2005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뜨기 전의 자료를 썼다.

니콜라스 카의 책 “얕은 물 The Shallows”은 인터넷이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하이퍼링크 세계와 다중오락이 진지한 묵상이나 깊은 생각에 잠기는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증거로 많은 양의 연구결과를 인용한다.

게임과 인터넷 검색은 정보를 처리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은 교육에 위협이 아니라 복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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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d engines – john scalzi

한 블로그하는 작가 존 스캘지의 중편 神엔진 The God Engine. 엔진의 신도 아니고 신의 엔진도 아닌 136쪽 하드커버는 역시나 지하출판사 Subterranean Press에서 나왔다. 이런 출판사가 문닫지 않고 이어나가는 걸 보면 신통도 하고 궁금도 하다.

믿음이 깊은 이언 티페 Ean Tephe는 우주선 정의號 The Righteous의 선장이다. 군신들을 굴복시켜 우주선의 동력으로 쓰는 세상의 절대군림신을 섬기는 제정일치의 어떤 미래. 주교군의 충실한 수하인 그는 결단력이 있고 신중한 군인,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

“단일강 單一鋼. 주석서에 씌어진대로지. ‘죽으매 암흑으로 흩어진 항성의 중심에서 태어난다. 태어나는 행성의 먼지에 섞여 녹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대장간 불에서 세번째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변화와 믿음의 시험, 선장 티페는 주교군의 밀령을 받는다. Continue reading

io sono l’amore – luca guadagnino

루카 구아다니노 Luca Guadagnino의 영화는 밀라노의 저택에서 시작한다. 늙고 병들었으나 아직 쾌활한 백발의 에도아르도 시니어의 은퇴를 알리는 만찬. 준비하는 손길이 바쁜 실내는 눈이 내리는 바깥과 달리 부산하다.

Io sono l'amore

감독 구아다니노는 팬의 꿈을 이룬 셈이랄까, 20년 전 이미 스타였던 틸다 스윈튼을 만났을때 그는 학생이었다. 버로우즈의 책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의에 왜 답이 없냐는 말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아이 엠 러브 Io Sono L’Amore세번째 영화다.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영화는 한편으로 아리아 없는 오페라 같다. Continue reading

한눈팔이의 꿈 – nytimes

일하려면 책상을, 책장을, 방을 치우고 푸닥거리를 해야하는 만국의 산만한 정신들이여, 기운내시라!

Discovering the Virtues of a Wandering Mind – NYTimes.com

마침내 하릴없는 백일몽이 관심을 받는다.

백일몽은 정신수련의 실패(이하) 취급을 받곤 했다. 프로이드는 유치하고 신경과민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심리학 교과서에서는 정신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 신경학자들은 뇌 주사 중 돌발적인 활동은 더 중요한 정신기능의 연구를 훼방놓는다고 불평했다.

이제 연구자들이 그 딴 생각을 분석하니 백일몽은 흔한 현상이요, 유용하기까지 한 것이다. 한눈을 파는 정신은 닥친 위기에서 당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장기적 목표를 잃지 않게도 해준다. 비생산적이기도 하지만, 창의력을 기르고 문제를 풀게 돕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 낱말을 보자, 눈, 가운, 바구니. 연결고리가 떠오르는가? 걱정마시라. 이 수수께끼의 과학적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쯤이면 당신의 정신이 잠시 떠났다 오는 “잠복 효과”를 통해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이 컬럼이 아무리 훌륭해도 정신이 산만해짐은 아마 어쩔 수 없을터.

심리학자들이 정의하는 정신적 방황 mind wandering은 백일몽의 한 범주다. 복권 당첨이나 노벨 수상 처럼 온갖 잡생각과 공상을 이르는 것이 백일몽이지만 뭔가 하려고 할때 “일과 무관한 생각”에 빠지는 것이 정신적 방황이다.

하루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사람들을 방해한 심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정신은 깨어있는 시간의 30%를 방황한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