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잴러즈닉, the affluencer – nytimes

이름이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현실물 혹은 리얼리티 쇼는 기록이 아니다. 시초를 따지자면 40년대 미국의 몰래카메라로 거슬러 가지만 현실물이 유행한 것은 21세기부터다. 듣기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라는데. “유행을 아는 시청자 hip to TV”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잴러즈닉에 대한 수전 도미너스의 기사가 흥미롭다. 광고와 사치를 문화로 승화시키는 그녀를 가리키는 ‘affluencer’는 마케팅 신조어.

The Affluencer – Bravo’s Lauren Zalaznick – Profile – NYTimes.com

4년 전 케이블 채널 브라보로 온 로렌 잴러즈닉. 회색 머리칼, 40대 중역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기호학 전공자. 현실이라면 괴롭지만 보기에 재미있는 것이 리얼리티TV의 공식. 그녀는 이 대중오락 형식을 광고주가 바라마지 않는 젊고 부유한 소수를 위한 ‘명품’ 지향 프로그램으로 바꾸어놓았다.

무인도에서 대도시 번화가로, 벌레와 장애물 대신 디자인, 패션, 요리에서 취향과 신분을 과시하는 리얼리티 쇼. 화사한 사람들이 벌이는 드잡이질과 사정없는 처단. 저질 공식이지만 내용물은 고급은 아니더라도 유행을 선도한다. 취향과 관음증의 결합이다.

VH1의 “팝업 비디오 Pop-Up Video“, 브라보의 “퀴어 아이 Queer Eye for the Straight Guy“, “Top Chef“, “프로젝트 런웨이 Project Runway“. 광고주 가운데에는 상류취향과 소비를 다루는 쇼를 선호하는 회사가 있는 법이다.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브라보의 성장율은 상위 20에 든다. 그 가운데 1/4은 연 10만불 이상을 번다. Continue reading

black lagoon – sunao katabuchi

레이 히로에 広江 礼威 원작의 검은 산호초. 태국의 무정부지구, 가상의 도시 로너푸르. 준비된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경계를 넘은 前회사원 오카지마, 극렬사수 레비, 하와이 셔츠를 입은 해커 베니, 배달 용병 흑산호초상회 회장 더치. 삼합회, 러시아 특전대, 폭력교회당, 마피아와 온갖 말종들이 발광한다.

검은 산호초

경계의 양쪽에 선 당신. 선택은 어떤 의미의 포기다. 실존주의, 잔혹한 폭력, 무정부주의, 허무주의, 냉소와 숙명. 냉전의 서늘함이 멀지 않은 시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울한 21세기 묵시록의 흡인력.


우리나라 회사도 제작에 참여했다. 일본 야쿠자로 끝을 맺는 것은 적절하기도 하다. 불온하고 음울하여 안주로 조금 넘친다. 뭐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rachel getting married – jonathan demme

조나단 데미의 새 영화 ‘레이첼의 결혼‘. 앤 해서웨이, 로즈마리 드위트, 데브라 윙어, 빌 어윈이 나오는 결혼식 희극이다.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그런 결혼식.


약물 중독으로 10년 동안 재활시설을 들락거리던 킴은 언니 레이첼의 결혼을 맞아 돌아온다. 행복한 결혼, 흥겨운 잔치에 어색한 킴과 가족사가 펼쳐진다. 12 계단은 중독이나 강박증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이란다. AA와 비슷하다.

Continue reading

how to lose friends and alienate people – robert weide

토비 영의 자전기 ‘친구 잃고 왕따되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카네기의 처세술 실용서의 풍자가 되겠다.

괜찮은 집안에서 좋은 학교 다닌 영. ‘상류사회를 위한 쌈마이’를 내세운 잡지 모던 리뷰에서 투자자의 성미를 건드리고 친구와 대판 싸운다. 그레이든 카터의 잡지 배니티 페어에 취직한다. 부푼 꿈과 야심으로 내딘 걸음, 5년 동안의 모험과 소극들을 회고하는 영화와 같은 제목의 책을 내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로버트 와이디의 영화에서 주연, 시드니 영을 맡은 사이먼 페그와는 꽤 닮았다.

토비 영이나 잡지를 몰라도 전혀 지장없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기대하면 곤란.

잡지 샤프스의 편집장 클레이튼 하딩을 연기한 싱글능글 제프 브리지스 웃는둥 마는둥. X파일의 스컬리, 질리언 앤더슨은 편안해 보인다. 작정하고 망가지는 캐릭터의 순수와 불순, 허세와 욕망. 벤 스틸러가 들어 있지 않은 코미디. 돼지와 치와와의 결전..은 없다. 예상치 않은 노출에 주의바람.

촬영현장에서의 비디오 일기도 심심하지 않다.

obsluhoval jsem anglického krále – jirí menzel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남자 I Served the King of England (Obsluhoval jsem anglickeho krale)는 이리 멘젤 Jirí Menzel이 대본을 쓰고 감독한 체코 영화다.

감옥을 나온 얀 디티 Jan Dítě가 국경지대의 폐촌에 정착하면서 젊은 시절을 돌아보는 이야기. 키 작은 젊은 디티는 부자들의 생활을 보고는 자신도 부자가 되어 그들처럼 살리라 결심한다. 열차로 등장하는 유대인 사업가 월든은 돈의 위력을 보여주고 취직을 도와준다. “영국왕을 시중들었던” 수석 웨이터 스크리바넥은 고객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아는 이상적인 웨이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설픈 한국어까지 😉
Continue reading